국민의당 이언주 원내수석부대표. (사진=자료사진)
이언주 국민의당 원내수석 부대표가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들에게 '미친놈들'이라고 막말을 하는가 하면 학교 조리사를 '밥하는 아줌마'라고 비하해 논란이 일고 있다.
9일 SBS 보도에 따르면 이 의원은 지난달 30일 SBS 기자와 통화를 하던 중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파업에 대한 견해를 밝히는 과정에서 노동자들을 가리켜 "미친놈들"이라고 표현했다.
이 의원은 학교 조리사의 정규직화를 반대하면서 이들을 "밥하는 아줌마"라고 폄하하기도 했다. 그는 "조리사라는게 별 게 아니다. 그 아줌마들 그냥 동네 아줌마들이다. 옛날 같으면 그냥 조금만 교육시켜서 일 시키면 되는 거다. 밥하는 아줌마가 왜 정규직화가 돼야 하는 거냐?"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규직화를 해주면 납세자인 학부모와 국민들이 이들을 평생 먹여 살려야 한다. 미래에 학생들이 줄어들어도 고용 유연성이 없어져 해고를 할 수도 없게 된다. 여기에 해마다 호봉까지 높여줘야 하면 그런 불합리가 어디 있느냐?"며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하는 일은 부가가치나 생산성이 높아지는 직종이 아니라 정규직화를 해야 할 이유가 없다. 5년 내지 10년짜리 계약직을 도입하는 것이 합리적이다"라고 주장했다.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이 10일 국민의당 당사 앞에서 이언주 의원 사퇴를 촉구하는 시위를 하고 있다. (사진=권영철 선임기자)
이 의원의 노동자 비하 발언이 알려지자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은 이 의원의 사퇴와 국민의당의 사과를 촉구하고 나섰다.
노조는 이날 성명을 내고 "그동안 수구정치인들이 노동자들의 정당한 파업을 빗대는 '귀족강성노조' 등의 막말은 들어봤어도, 비정규직 여성노동자들을 향해 이처럼 비하적인 발언을 한 정치인은 이언주 의원이 처음"이라며 "이언주 의원의 막말은 민주화된 21세기 대한민국에서 허용되기 힘든 반교육적, 반노동적, 반여성적인 폭력"이라고 밝혔다.
이어 "'미친놈'들이라고 비하한 이들의 노동이 없으면 단 하루도 학교가 정상적으로 운영되지 않고 있지 않으며, '동네 아줌마'라고 비하한 이들의 숙련된 노동이 없었다면 전국의 학부모들은 내일 도시락을 싸야 할 판"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급식노동자 1명이 평균 200명의 학생 및 교직원의 식사를 만들고 있는 고강도의 노동환경"이라며 "이언주 의원은 자신의 지역구 광명시에 있는 학교 급식실에서 한 시간이라도 일해보라"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더불어민주당도 서면 브리핑을 통해 "도저히 공당의 원내수석 발언이라고 믿겨지지 않을 정도의 반교육적, 반노동적, 반여성적 발언이다. 마치 1년 전, 국민을 개돼지로 비하했던 교육부 정책기획관의 발언이 떠오를 정도"라고 맹비난했다.
이어 "국민의당에서 이야기 하는 서민에는 학교비정규직 노동자들과 하위직 공무원 노동자들은 빠져있는 것인가"라면서 "이번 발언의 유불리만을 계산한 채 모르쇠로 일관한다면, 이번 발언이 노동과 국민에 대한 국민의당의 자기고백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온라인상에서도 이 의원의 발언에 대한 비난이 이어지고 있다. 표창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관련 기사를 링크하면서 "정치적 표현의 자유는 존중되어야 하지만 입법권력자 국회의원이 힘들고 아파서 파업하는 국민에게 막말 비하 매도하는건 옳지 않다"고 지적했다.
신동욱 공화당 총재도 트위터에 "이언주 막말 퍼레이드 논란, 어불성설에 국민의당 기둥 뿌리 뽑히는 소리 꼴이다. 도를 넘은 발언 수위 한계점을 넘쳤다"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