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 (사진=청와대 제공/자료사진)
문재인 대통령은 11일 "미국이 FTA 개정을 요구하고 있다"며 "그에 대응하는 통상교섭본부를 빨리 구축하기 위해서 정부조직개편이 시급하다"고 촉구했다.
문 대통령의 발언을 두고 정부의 앞선 발표와 달리 한미 정상회담에서 FTA 재협상 문제가 언급된 것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자 청와대는 "대통령이 원론적인 언급을 한 것"이라고 진화에 나섰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정부조직 개편은 새 정부의 정책 기조를 살려나가기 위해서도 필요한 일이지만 미국이 (한미) FTA(자유무역협정) 개정을 요구하고 있는 마당에 (대응책을) 빨리 구축하기 위해서도 매우 시급한 과제"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의 이런 발언을 두고 한미 정상회담 직후 정부의 발표와 달리 회담 과정에서 미국 측의 FTA 재협상 요구가 있었던 것이 아니냐는 추측이 나오자 청와대는 "대통령이 원론적인 말을 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이날 춘추관에서 기자들을 만나 "한미 정상회담에서 FTA와 관련된 전체 이야기를 한 것은 아니지만 자동차와 철강, 두 분야(무역적자)에 대한 이야기를 집중적으로 했다"며 "대통령은 일부 제한된 분야지만 (미국 측의 요구를) 원론적으로 말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FTA 재협상이 불가피하다는 의미냐'는 질문에는 "아니다. 그것은 분명하게 말씀 드린다"고 일축했다.
그는 "(한미 FTA) 재협상에 관해서 한미 정상회담에서 대한민국이 합의한 바 없고, 미국이 본인들의 의견으로 자동차와 철강 분야의 무역 적자를 이야기 했을 뿐"이라며 "FTA 규정상 한 국가가 자신들의 무역적자를 이야기하면 (상대국이 공동위원회 소집을 요청하면) 그런 것들에 응해야 될 의무가 규정에 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다만 "위원회(한미 FTA 공동위원회)가 열린다고 해도 내용이 개정되는 것은 양국의 합의가 있어야 한다"며 "미국으로부터 무역 적자에 대한 시정 요구를 받고 있다는 것을 말한 것이지 이것이 (한미 FTA) 재협상을 지칭한 것은 아니"라고 일축했다.
이 관계자는 "(미국의 FTA 개정 협상에 대응) 할 창구가 통상교섭본부장인데 정부조직법 통과가 늦어지고 있어 필요한 조직이 갖춰지지 않는 것에 대한 시급하고 절박한 상황을 이야기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더불어민주당과 정부, 청와대는 지난 6월 5일 첫 고위 '당·정·청 회의'을 연 자리에서 급변하는 통상 환경과 보호무역주의 확산에 대응하기 위해 산업통상자원부에 무역과 통상 업무를 전담하는 통상교섭본부를 설치하기로 결정했다.
이런 내용 등을 담은 정부조직법 개편안이 국회에 제출됐지만, 여야의 극한 대치 속 국회 공전사태가 이어지면서 처리가 지연돼 정부조직 개편이 기약 없이 미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