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 류석춘 혁신위원장이 11일 오전 여의도 당사 기자실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윤창원 기자)
자유한국당 류석춘 혁신위원장이 11일 취임 첫 기자회견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은 정치적 보복이다. 박 전 대통령이 무슨 법 위반을 했냐"는 등의 발언을 쏟아내면서 당 안팎에서 비판의 목소리가 쏟아졌다.
더불어민주당 백혜련 대변인은 서면 브리핑을 내고 "류석춘 위원장의 발언은 나라다운 나라를 원하는 민의를 처참히 짓밟은 것이고, 대한민국의 헌법을 인정하지 않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는 매우 위험한 발언"이라고 비판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실제 저지른 잘못보다 과한 정치적 보복을 당했다"는 등의 발언에 대해서는 "망언을 쏟아냈다"며 "박 전 대통령이 무슨 잘못을 했고, 어떤 실정법을 위반했는지는 이루 열거하기 힘들 정도로 많다"고 말했다.
백 대변인은 "류 위원장은 스스로 지난 탄핵 정국 때 태극기 집회에 열심히 나갔다고 인정했는데, 자유한국당은 혁신을 하겠다는 것인지 아니면 과거 박근혜 전 대통령을 위시한 '도로 친박당'이 되겠다는 것인지 명확히 입장을 밝히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바른정당과 정의당에서도 일제히 류 교수에 대한 우려의 논평을 발표했다.
바른정당 전지명 대변인은 "류 교수가 혁신위원장으로서 무엇을 어떻게 혁신해 나갈 것인지 기대보다는 걱정이 앞선다"며 "국민적 상식과는 동떨어진 시각을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또 "언론이 '기울어진 운동장'이라고 발언하는 점을 보아 피해의식에 사로잡혀있는듯 한 언사를 보여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의당 추혜선 대변인은 전날 논평에서 "류 교수가 혁신의 적임자라고 할 수 있나. 적폐의 연장일 뿐"이라며 강도높게 비판하며 "자유한국당의 기만적인 '혁신 쇼'를 더 이상 보고 싶은 국민은 없다"고 못박았다.
류 교수를 두고 심지어 당내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터져나왔다. 한국당 장제원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당이 혁신이라는 이름으로 극우화되는 것 같아 심각하게 우려스럽다"며 "한국당이 극우정당이 된다면 저부터 인적 청산대상을 자임하겠다"고 비판했다.
이에 홍 대표는 "극우란 개념을 한번 찾아보시고 비판하시기를"이라며 언짢은 듯한 답글을 달았지만 장 의원은 "유신독재를 미화하고 무력통일도 불사해야 한다는 인식이 극우가 아닌가. 탄핵을 정치보복이며 부당하다고 주장하는 것이 혁신인가"라고 맞받아쳤다.
한국당의 한 3선 의원도 "인식의 차이가 너무 크다"며 "국민이 한국당에 기대하는 혁신과는 상당히 동떨어져 있다"고 말했다.
한 재선 의원은 "개인의 생각을 여과 없이 이야기하는 것을 보고 혁신위원장으로 미숙하다고 생각했다"며 류 교수의 탄핵 인식을 두고 "대한민국의 사법체계를 부정하는 말을 해서는 안 된다"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