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 (사진=청와대 제공/자료사진)
문재인 정부의 경제기조가 '착한성장'으로 정해졌다.
문 대통령의 '소득주도성장'을 실현하기 위한 개념으로 특정 목표치에 따른 무리한 성장정책을 추구하지 않고, '양극화 해소와 저성장 극복'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는 것이 목표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11일 기자들과 만나 "과거 60년의 경제성장 기조를 이제는 바꿔야 한다"며 "'착한 성장'이 화두"라고 말했다.
오는 20~21일쯤 향후 5년간 재정운영 방향을 논의하는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릴 예정인데 문 대통령이 이 회의에서 '착한성장'의 비전을 밝힐 것으로 전해졌다.
청와대는 '착한성장' 개념에 대해 "성장과 분배를 모두 추구한다는 뜻"이라며 "양극화와 저성장이 모두 중요하기 때문에, 이런 환경을 감안하지 않고 기존 방식대로 재정정책을 추진할 수 없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런 경제기조는 구체적인 수치로 목표를 제시했던 이명박·박근혜 정부의 경제기조와 결을 완전히 달리하는 것이다. 정부는 '747(연평균 7% 성장, 국민소득 4만 달러, 세계 7대강국 진입)', 박근혜 정부는 '474(잠재성장률 4%, 고용률 70%, 국민소득 4만 달러)'를 내세웠었다.
앞선 두 정부는 수치를 통해 국민들에게 정부의 경제정책 방향성을 쉽게 각인시킨 측면도 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특정 목표 달성을 위해 무리한 성장정책을 추진했다는 것이 문재인 정부의 판단이다. 박근혜 정부 시절에는 성장률 유지를 위해 부동산 부양책을 골자로 하는 '초이노믹스'가 실시됐었다.
이에 정권 초반 '착한성장'이라는 경제기조를 제시함으로서 과도한 목표치를 달성하기 위한 인위적인 부양책을 배제하겠다는 문재인 정부의 의지를 분명히 하겠다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문 대통령에게도 경제성장과 관련한 보고를 하면서 '이대로 가면 정권 말기에는 성장률이 0%가 될 수도 있다'고 까지 보고했다"며 "경제성장률 목표치가 의미가 없다는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추가경정예산이 국회에서 통과되고 성장률이 3%대로 회복되면 경제정책을 추진하는 것이 한결 수월하기는 할 것"이라면서도 "하지만 2%대 후반의 성장률로도 이 사회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게 '착한성장'의 골자"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