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 40만원대 티켓으로 화제를 모은 초고가 클래식 공연에서도 가장 빠르게 팔려나간 티켓은 '제일 싼 좌석'이었다.
12일 공연예술업계에 따르면 최고 45만원의 티켓 값이 책정된 베를린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내한 공연에서 가장 싼 C석(7만원·무대 뒤편 합창석)은 지난 7일 티켓 오픈 당일 매진을 기록했다.
세계 최강 악단으로 꼽히는 베를린 필은 진작부터 클래식 팬들이 손꼽아 기다린 공연 중 하나다. 2002년부터 베를린 필을 이끌어온 지휘자 사이먼 래틀이 이 악단과 함께하는 마지막 내한이라는 의미까지 더해졌다.
이름값을 톡톡히 과시하며 가장 비싼 좌석인 R석은 올해 공연 중 최고가인 45만원으로 책정됐다.
S석이 39만원, A석이 28만원, B석이 17만원, C석이 7만원으로 그 뒤를 잇고 있다. 가장 비싼 좌석과 싼 좌석의 가격 차이가 38만원이 나는 셈이다.
C석은 음향과 시야 측면에서 썩 훌륭하진 않지만 지휘자의 생생한 표정을 감상할 수 있다는 점, 높은 가격 매력도 때문에 가장 먼저 팔려나간 것으로 보인다.
공연 주최 측인 금호아시아나문화재단 관계자는 "합창석은 전통적으로 티켓이 열리자마자 가장 빨리 매진되는 좌석"이라며 "과거 베를린필 내한 공연에서도 합창석은 여는 대로 거의 바로 매진되곤 했다"고 설명했다.
현재까지 중국 출신의 스타 피아니스트 랑랑의 협연까지 예정된 11월 19일 공연의 티켓이 더 많이 팔렸다. C석 바로 윗 등급인 B석까지 매진된 상태다. A석과 R석은 두 자릿수 티켓만이, S석은 150장가량 남았다.
이튿날인 20일 공연에서도 C석은 매진을 기록했다. A, B석이 각각 90석, R석과 S석이 각각 300~400석가량 남았다.
베를린 필과 함께 최고 티켓 가격이 40만원대에 달하는 루체른 페스티벌 오케스트라(LFO) 공연도 가장 싼 좌석부터 매진을 기록했다.
오는 10월 12일 서울 송파구 롯데콘서트홀에서 열리는 리카르도 샤이 지휘의 루체른 페스티벌 오케스트라의 티켓 가격은 R석 40만원, S석 30만원, A석 20만원, B석 10만원이다.
이 중 가장 저렴한 B석은 전석 매진됐다. R석과 A석이 각각 100여장씩, S석이 250여장 남아있다.
LFO 역시 '오케스트라 드림팀'으로 불리는 슈퍼급 악단인 데다가 이번 공연에 '첫 내한'이라는 의미도 붙어 클래식 팬들의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음악감독을 지낸 클라우디오 아바도가 창단한 말러 체임버 오케스트라 단원들을 주축으로 조직됐으며 베를린 필하모닉, 빈 필하모닉, 바이에른 방송교향악단, 로열 콘세르트허바우, 런던 심포니 등 전 세계 주요 관현악단의 수석급 연주자들이 단원으로 합류해 '드림팀'으로 불린다.
LFO 내한 공연을 주최하는 빈체로 관계자는 "대형 오케스트라 공연의 경우 가장 싼 좌석 혹은 가장 비싼 좌석의 티켓 판매율이 높은 편"이라며 "여유가 되는 관객은 시각적·청각적 만족도가 큰 '제일 비싼 좌석'을, 여러 편의 공연을 보는 마니아층이나 전공생의 경우 가성비가 좋은 '가장 저렴한 좌석'을 선택하는 경향을 보인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