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교육청 관계자들이 지난달 21일 오후 재벌 총수의 손자와 유명 연예인 자녀 등이 연루된 서울 숭의초등학교 학교폭력 사안에 대해 별도 감사를 실시하기 위해 교내로 향하고 있다. (사진=박종민 기자)
재벌손자와 유명연예인 자녀가 연루된 학교폭력사건에서 학교가 일부 학생을 가해자에서 제외하는 등 사건을 은폐하려 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시교육청은 서울 숭의초등학교 학교폭력처리 과정에 대한 특별감사 결과 학교측이 재벌손자를 당초 가해학생에서 제외시킨 것으로 드러났다고 12일 밝혔다.
서울시교육청은 또 학교측이 이 학생의 학부모에게 조사진술서를 유출하는 등 부당한 사례도 드러났다며 이 학교 교장과 교감, 생활지도부장 교사 등 3명에 대해서는 해임과 담임교사에게는 정직 등의 중징계를 학교법인에 요구했다.
감사 결과 이 학교는 사건 발생 일주일 뒤인 지난 4월 27일 피해 학생의 학부모가 재벌손자를 가해학생으로 지목했음에도 불구하고 지난 6월에 열렸던 학교폭력자치위원회(학폭위) 심의에서 해당 학생을 누락시킨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시교육청은 "누락과정에서 외부개입은 없었던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숭의초는 또 재벌손자의 학부모의 요구에 따라 '학생확인서'와 '학폭위 회의록'을 부적절하게 학부모에게 건넨 것으로도 밝혀졌다.
또한 재벌손자가 연루된 또다른 학교폭력 사안에 대해서도 제대로 심의하지 않은 것으로도 밝혀졌다. 담임교사는 학부모들로부터 또다른 폭력사실을 전해듣고도 묵살했고 가해학생들이 평소에도 피해학생을 괴롭힌다는 정보를 입수하고도 수련회 때 같은 방을 배정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와 함께 목격자 학생의 진술서도 일부 분실된 것으로 조사됐다.
학폭위를 구성할 때도 규정에 따라 학교폭력전담경찰을 위원으로 참여시켜야 하지만 학교측은 경찰을 배제하고 대신 학교 교사를 위원으로 위촉한 것으로도 드러났다.
이에 따라 서울교육청은 이 학교 교장과 교감,생활지도부장,담임교사 등 4명에 대해서는 중징계를 학교법인에 요구하는 한편 자료유출과 조사기록 누락 부분에 대해서는 수사기관에 수사의뢰하기로 했다.
이에 대해 학교측은 '이번 사안을 학교폭력이 아니라 아이들 장난으로 여겼으며, 학폭위 심의를 비교육적 방식으로 보고, 학부모간 화해 등의 형식으로 처리하려 했던 것이지 은폐하려 했던 것은 아니다'라는 주장을 했다고 서울교육청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