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서울시장 (사진=황진환 기자/자료사진)
국가정보원이 이른바 '박원순 제압 문건' 등 13개의 적폐에 대한 자체 조사에 들어간 가운데 박원순 서울시장이 "그거(박원순 제압문건) 하나만으로도 전 정권(이명박 정권)이 물러났어야 하는 것"이라는 반응을 내놓았다.
박 시장은 12일 출입기자단과의 간담회에서 "지난 정부에서 제가 가장 큰 탄압을 받지 않았나 생각한다"며 "(국정원의) 박원순 제압문건이 그대로 실현됐다고 생각한다"며 이 같이 말했다.
'박원순 제압 문건'이란 이명박 정권 시절인 2011년 11월 만든 것으로 추정되는 문건으로 '박원순 서울시장이 취임 이후 세금급식 확대, 시립대 등록금 대폭 인하 등 좌편향·독선적 시정 운영을 통해 민심을 오도, 국정 안정을 저해함은 물론 야세(野勢) 확산의 기반을 제공하고 있어 면밀한 제어방안 강구 긴요'라고 적혀 있다.
이어 감사원 감사를 통한 예산집행 실태 점검 등 국가기관을 활용한 대응 방안과 학부모단체·어버이연합 등 민간단체를 통해 박 시장에 대한 비난 여론을 조성하게 하겠다는 '계획'도 들어가 있다.
지난 정권 시절 국정원은 이 문건의 진위나, 국정원 문건 여부 등에 대해 모르쇠로 일관해왔다.
그러나 서훈 국정원장은 전날 국회 정보위에 대한 국정원 업무보고에서 '박원순 제압 문건'을 포함한 13개 국정원 개입 의혹 사건에 대해 자체 조사중이라고 밝혔다.
특히 최근 문제가 됐던 'SNS 장악문건'도 국정원이 작성한 것이 맞다고 시인했다.
이에따라 '박원순 제압 문건' 역시 국정원 작성 문건이라는 것이 기정사실화 됐다.
박 시장은 이날 해당 문건에 대한 국정원 조사에 대한 기자 질문에 대해 "총체적으로 조사하고 밝혀져야 한다"며 "민주주의로 선출된 한 지방자치단체장을 제압하겠다는 게 도대체 말이 되며, 그런 업무와 사찰 공작이 가능했다는 것이냐"고 목소리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