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주한미국대사관에 성소수자를 상징하는 무지개색 깃발이 걸려 있다. 대사관 측은 오는 14∼15일 서울광장에서 열릴 '퀴어문화축제'에 지지와 연대의 뜻을 보낸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사진=박종민 기자)
주한 미국대사관에 성 소수자의 존엄과 관련 사회운동을 상징하는 무지개 깃발이 처음으로 걸렸다.
13일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대사관 본관 정면 좌측 출입구 위쪽에는 가로로 긴 모양의 무지개색 깃발이 걸려 있다.
이는 3m쯤 되는 대사관 외벽보다 높이 있어 광화문광장 등 주변 도심을 지나는 시민들에게도 쉽게 보일 수 있도록 설치됐다.
주한 미국대사관 본관 정면 좌측에 걸려있는 무지개색 깃발. 무지개기는 성 소수자의 다양성을 나타낸다. (사진=김광일 기자)
무지개 깃발은 앞서 인도나 터키 등에 있는 미국대사관에 걸린 적이 있던 것으로 알려졌으나 주한 미대사관에 게양된 건 처음이다.
이번 게양은 오는 14일부터 이틀간 서울광장에서 열릴 '퀴어문화축제'에 대한 공개적인 지지선언이라고 대사관 측은 설명했다.
대사관 관계자는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미국대사관은 올해 퀴어페스티벌도 지지하고 참여하길 기대한다"며 "미국 국무부 또한 성 소수자들의 기본적인 자유를 보호하고 그들이 존엄성을 누리며 살 수 있도록 활동하는 인권운동가·시민단체와 연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같은 생각을 가진 정부, 기업, 시민 사회 단체와 힘을 모아 성 소수자들의 인권을 계속해서 지지할 것"이라며 "미국은 모든 인간의 기본적인 자유와 인권을 추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미 대사관은 연방대법원이 동성혼을 합법화한 지난 2015년부터 한국 퀴어축제에 공식 참여하고 있다. 지난해 축제 때는 대사관 직원이 직접 무지개색 미국지도가 그려진 티셔츠와 에코백 등을 나눠주기도 했다.
한편 무지개기는 레즈비언, 게이, 양성애자, 트랜스젠더, 자신의 성적 지향에 의문을 갖는 사람, 남녀한몸, 무성애자 등 성 소수자의 다양성을 나타낸다. 때론 평화의 상징으로 쓰이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