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전주의 예수병원 장례식장에서 시신이 뒤바뀐 황당한 사건이 발생했다.
13일 오전 8시께 이 장례식장에서 발인을 마친 김모(94) 할머니의 유족들은 운구차에 시신을 실었다.
하지만 관에 다른 이름이 적혀 있었고, 유족들은 장례식장 측에 확인을 요구했다.
그때야 장례식장 한 직원은 '착오로 다른 시신이 왔다'며 김 할머니의 이름이 적힌 관을 다시 가져왔다.
빈소 호수와 이름을 확인한 유족은 찝찝한 마음을 참고 화장터로 향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장례식장에서 1.5㎞ 가량 떨어진 화장터에 도착한 유족은 다시 한번 경악을 금치 못했다. 관에는 김 할머니가 아닌 앳된 남학생의 시신이 있었기 때문이다.
무려 두 번이나 시신이 바뀐 황당한 상황에 기가 막혀 유족들은 할 말을 잃었다.
유족들은 장례식장 측에 강하게 항의했지만, 직원들은 '이름이 바뀐 것 같다'는 말만 되풀이할 뿐이었다.
장례가 급했던 유족들은 다시 염습(殮襲·시신을 정결하게 씻겨 수의를 입히는 절차)하고 화장을 마쳤다.
다행히 학생의 유족도 화장 직전 시신을 돌려받아 화장을 끝낸 것으로 알려졌다.
한 유가족은 "분명 어제 오후 2시에 입관식을 마치고 할머니 관에 빈소 호수와 이름을 적었다"며 "그런데 시신이 바뀌었다는 것은 장례식장 측이 임의로 시신을 옮겼다는 말 아니냐. 어떻게 된 일인지 장례식장 직원들은 이 점에 관해 설명을 못 하고 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이어 "장례식장 직원은 죄송하다는 말을 한 차례 한 이후 연락도 받지 않는다"며 "돌아가신 할머니께 죄송해서 고개를 들지 못하겠다. 우리 가족들이 장례를 치른 이후 또다시 눈물을 흘리게 될 줄은 몰랐다"고 울먹였다.
장례식장 측은 직원의 실수로 관에 이름이 잘못 표기됐다고 해명했다.
보통 입관 후 관에 고인의 이름을 적지만, 미리 관에 이름을 적은 탓에 직원이 헷갈렸다는 것이다.
한 직원은 "어제 입관을 한 고인이 두 분이었다. 원래 고인이 입관한 모습을 보고 이름을 적는데, 이번에는 두 관에 미리 고인의 이름을 써놨다"며 "학생 관에 할머니를, 할머니 관에 학생을 잘못 안치했다. 직원의 명백한 실수다. 죄송하다"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