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 박주선 비상대책위원장과 김동철 원내대표가 13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긴급 의원총회에서 이야기를 하고 있다. (사진=윤창원 기자)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의 '머리자르기' 발언으로 촉발됐던 추경 심사가 다시 재개될 수 있게 됐다. 추 대표의 관련 발언으로 국민의당이 추경에 불참한지 꼭 7일만이다.
청와대 임종석 비서실장은 전병헌 정무수석과 함께 12일 낮 국민의당을 방문해 박주선 비대위원장과 김동철 원내대표 등을 만나 추경 심사에 협조를 당부했다. 임 실장은 이 자리에서 추 대표의 '머리 자르기' 발언으로 빚어진 정국 냉각에 대한 문재인 대통령의 유감의 뜻을 전달했다.
국민의당 최명길 원내대변인은 이날 오후 열린 의원총회 직후 기자들을 만나 "문재인 대통령이 임종석 실장을 통해 제보조작 사건에 관해서는 그 어떠한 정치적 고려 없이 검찰 수사 통해서 밝혀져야 한다"는 입장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특히 추 대표의 머리자르기 발언과 관련해 "추미애 대표 발언으로 오해가 조장이되고, 그로 인해 국민의당에 걱정 끼친데 대해 진심으로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청와대는 이 사건의 수사에 개입할 의사가 전혀 없으며 객관적인 사실은 있는 만큼 그대로 밝혀지는 것이 맞다"는 입장을 전했다고 최 원내대변인은 전했다.
임 실장이 전달한 문 대통령의 유감 표명은 사전에 추미애 대표의 양해를 거친 것으로 알려졌다. 추 대표의 측근인 김 현 대변인은 "오전에 추 대표와 전병헌 수석 사이에 상황에 대한 논의가 있었다. 추 대표는 추경에 대한 국민의당의 입장을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임종석 실장이 추미애 대표의 이름을 직접 거론했는지를 두고 한 때 국민의당과 청와대의 설명이 달라 혼선이 일기도 했다.
청와대. (사진=황진환 기자/자료사진)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국민의당 최명길 원내대변인이 임 실장이 추 대표의 이름을 거론했다고 밝힌 직후 기자들을 만나 "임 실장은 추 대표에 대해 언급한 바가 전혀 없다"며 "다만 경위를 떠나서 이런 문제로 인해서 정치적 오해 불러일으킬 상황 조성된데 대해서 유감을 표시한바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국민의당이 청와대가 임 실장이 추 대표를 언급하지 않았다고 밝힌데 대해 격앙된 입장을 보였다. 결국 임 실장이 추 대표를 언급한게 맞다고 해명하면서 논란은 일단락됐다.
국민의당 박주선 비상대책위원장이 13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긴급 의원총회에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윤창원 기자)
국민의당은 의원총회에서 격론 끝에 추경 심사에 참여하고 국회 정상화하기로 했다.
손금주 수석 대변인은 서면 브리핑을 통해 "추 대표 발언에 대한 청와대의 사과를 대승적으로 수용한다"며 "국회를 정상화하고, 국회 일정에 성실히 참여하겠다. 이는 온전히 민생을 위한 결정이다"고 말했다.
송영무 국방, 조대엽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 임명 문제도 해결의 실마리를 찾아가고 있다.
민주당 우원식 원내대표와 박홍근 원내수석 부대표는 이날 오후 청와대를 방문해 문재인 대통령을 만나 송·조 후보자 임명 유예 결정 이후에 진행된 여야 원내대표간 의견 조율 결과를 설명했다.
이 자리에서 우 원내대표는 "시급한 추경과 정부조직법 처리 등 국회 정상화를 위한 최소한의 조치를 취해 줄 것"을 건의했다. 최소한의 조치는 송·조 두 후보자 가운데 한 명을 낙마시키고 인사원칙이 훼손된 데 대한 대통령의 유감 표명인 것으로 알려졌다.
우원식 원내대표는 문 대통령이 이런 조치를 취해주면 책임있게 국회 정상화 시켜나가겠다는 의지도 함께 전달했다. 문 대통령은 우 원내대표의 건의를 받고 고심에 들어간 것으로 전해진다. 송·조 두 사람에 대한 임명을 강행할 경우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은 물로 국민의당이 또 다시 반발하면서 추경 처리가 힘들어지기 때문이다.
결국 조대엽 후보자는 이날 고용노동부를 통해 후보 자진 사퇴 소식을 밝혔다.
조 후보자는 "본인의 임명여부가 정국타개의 걸림돌이 된다면 기꺼이 고용노동부장관 후보 사퇴의 길을 택하겠다"며 "이 선택이 부디 문재인 정부의 성공에 보탬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조 후보자의 자진사퇴로 새정부에서 장관 후보자로 지명됐으나 낙마한 사람은 안경환 전 법무부 장관에 이어 두 명으로 늘어 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