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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조 위원장, 삼성 이재용 피고인과 법정 상봉

법조

    김상조 위원장, 삼성 이재용 피고인과 법정 상봉

    현직 공정거래위원장과 최대 재벌과의 법적 공방 '눈길'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사진=공정위 제공/자료사진)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의 뇌물죄 재판에 14일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증인으로 출석한다. 특검이 다음달 초 삼성 재판 심리 종결을 앞두고 정유라씨에 이어 마련한 회심의 카드이다.

    '재벌 개혁론자'로 일해오다 현직 공정거래위원장이 된 김상조 위원장과 이재용 피고인의 법정 상봉은 흔치 않은 하나의 사건이다.

    정씨 신문은 삼성이 승마지원 방식으로 뇌물을 공여한 사실 여부를 확인하기 위한 목적이었고, 김 위원장에 대한 증인 신문은 삼성이 '왜' 무리수를 써가며 정씨를 그토록 지원했는지에 대한 얘기가 핵심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사진=이한형 기자/자료사진)

     

    따라서 이재용 부회장의 경영 승계에 관한 내용이 핵심 내용이 될 수 밖에 없다.

    특검이 정유라씨와 김상조 위원장을 연타석으로 증인석에 세운 것은 이 부회장의 뇌물 공여(승마 지원)와 그 공여로 인한 이득(합병 등 경영승계)관계를 재판부에게 강력하게 설득하려는 의지의 표현이다.

    정씨는 12일 증인으로 출석해 '삼성측이 자신에게 승마를 지원하는데 깊숙히 관여했다'는 취지의 삼성측에 불리한 증언들을 쏟아냈다.

    정씨는 명마 '살시도'에 대해 "어머니가 '돈 주고 살 필요 없다', '네 것처럼 그냥 타라'"고 말한 것으로 진술했다.

    이에 반해 삼성은 "마필은 엄연히 삼성 소유이고 정씨 등 2020년 도쿄 올림픽을 위해
    승마 선수에게 지원하려 했던 것에 불과하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특검은 그러나 "삼성측 주장을 수용해도 마필의 법률적 소유권이 누구로 돼있는가는 중요하지 않다"고 반박한다.

    삼성측은 작년 8월 22일 안드레아스(독일 정유라 승마코치)씨와 살바토르(살시도), 비타나Ⅴ와 라우싱 등을 파는 매매계약을 체결했다.

    '비선 실세' 최순실 씨의 딸 정유라(21)씨 (사진=박종민 기자/자료사진)

     

    그런데 정씨는 삼성이 팔아 넘겼다는 말들을 어머니 최씨가 한국 검찰에서 구속되는 작년 11월까지 덴마크에서 계속 탔다.

    재판부의 배석 판사가 정씨에게 "매매계약이 있었다는 작년 8월 이후에 바뀐게 있는가. 새 소유주가 해당 말을 타지 못하게 했는가"라고 묻자 정씨는 "변한게 없었다"고 증언했다.

    매매계약이 이뤄지고도 그 말들 계속 탔다는 것이다. 최씨가 "'네 것처럼 생각하고 타라'고 했다"는 얘기와 일치한다.

    한 판사는 "대법원 판례에 따르면 소유권은 법률적으로 누가 소유했냐 보다 해당 물건의 사용 처분권을 누가 쥐고 있냐를 더 중시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이때문에 특검은 삼성이 살시도나 비타나, 라우싱 등 마필을 살때 관여를 했는지, 승마용 말의 경우 고가이기 때문에 소유자라면 응당 체크해야 할 말의 건강 여부를 직접 확인했는지를 재판에서 집중적으로 캐묻고 있다. 재판에 나온 증인들은 삼성측은 "말을 사는데 관여 하지 않았고 최순실씨가 직접 골랐다"고 증언하고 있다.

    특검측은 공판에서 "삼성은 말 사는데 관여 하지 않았고 말이 다쳤지만 케어(돌보지)도 하지 않았다"며 "비타나가 다친 말이었지만 이전 소유주에게도 손해배상 요구도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소유자로서 당연히 해야 될 권한이나 의무를 행사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른바 '말 세탁'에 대해서도 삼성은 "최순실씨가 독자적으로 임의적으로 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말 교환이 이뤄지기 전날 덴마크 코펜하겐 공항에서 최씨와 박상진 대한승마협회 사장, 황성수 전무가 3자 회동한 사실이 확인되고 있다.

    말 세탁은 작년 국정농단 사건이 불거지고 국내 언론에 삼성 특혜지원으로 논란이
    커지자 '비타나와 살바도르'를 각각 '블라디미르와 스타샤'로 바꿔치기 했다는 의혹이다.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사진=이한형 기자/자료사진)

     

    ◇ 김상조 '이재용 부회장의 경영승계 현안' 집중 증언할 듯

    14일 출석하는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은 삼성이 최순실씨 모녀에게 승마지원 특혜를 지원하게 된 배경을 집중적으로 설명할 것으로 예상된다. 즉 최씨 모녀에 대한 특혜 지원을 이 부회장 승계작업 필요성의 일환으로 보는 것이다.

    김 위원장은 지난 2월 17일 CBS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에 출연해 다음과 같이 밝혔다.

    ◇ 정관용> 특검에 (2월 12일) 출석해서 무슨 조사를 받았나?

    ◆ 김상조> 삼성그룹의 지배구조의 특징 또는 이재용 부회장의 승계작업의 어떤 과정들. 그리고 최근에 언론에 보도되었던 여러 가지 사안들, 즉 물산 합병이나 또는 순환출자 해소 문제, 바이오로직스 상장 문제 금융지주회사 전환 문제 이런 것에 대한 저의 의견들을 먼저 말씀을 드렸고요. 그리고 이제 특검이 저희들이 낸 보고서 같은 것들을 보면서 궁금했던 점을 또 질문하고 답하는 이런 식으로 진행이 됐었습니다.

    ◇ 정관용> 특검 측에서도 좀 맥을 딱 정확히 짚고 있던가요, 아니면.

    ◆ 김상조> 기억하실지 모르겠지만 특검이 삼성물산 합병, 특히 그것을 위한 국민연금의 동원이라는 쪽에 너무 초점을 맞추다 보니까 이 전체 어떤 연결고리에 빈틈이 좀 있었는데요.

    1차 영장(이재용 부회장에 대한)이 기각되고 난 이후에 특검이 삼성물산 합병뿐만이 아니라 이재용 부회장의 어떤 승계과정 전체로 수사 범위를 확대하면서 이것을 위한 포괄적인 어떤 뇌물, 이런 관점에서 접근을 하기 시작했고요.

    그 결과 스토리가 굉장히 탄탄해졌고 그리고 더더군다나 1차 영장 기각 이후에 안종범 경제수석의 업무수첩이 확보가 됐는데 거기서 굉장히 결정적인 근거가 나왔었습니다. 그래서 이런 어떤 스토리와 증거를 감안하면 제 개인적으로는 이건 아무리 삼성의 이재용 부회장이라고 하더라도 구속될 수밖에 없겠다라고 저 스스로 판단을 했습니다.


    특검은 정유라씨를 통해 승마지원에 대한 구체적 팩트를 확인시켰고 김 위원장에게는 이같은 특혜 지원이 삼성내부 경영승계 작업의 필요성때문에 이뤄졌다는 점을 집중 부각시킬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대해 삼성 변호인측은 "삼성 현안과 정씨 지원에는 아무런 상관관계가 없고 김 위원장은 사건의 직접 당사자가 아니라는 점"을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현직 공정거래위원장과 최대 재벌 이재용 부회장간 법정 상봉과 공방이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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