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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정당

    협상력 빛낸 우원식, 입지 좁아진 추미애

    야당-청와대 동시 설득해 명분 만들어, 秋는 머쓱

    최근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한 추미애 대표와 우원식 원내대표. (사진=윤창원 기자/자료사진)

     

    야3당의 국회 보이콧으로 꽉 막혀있던 정국에 숨통이 트인데에는 끈질기게 야당 설득에 나선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의 물밑 협상이 큰 역할을 한 것으로 분석된다.

    물 건너 갈 뻔 했던 추경과 정부조직법도 국민의당이 어렵게 협조로 돌아서면서 7월 국회 안에 통과될 가능성이 커졌다.

    우 원내대표는 지난 11일 국회 정상화를 위해 문재인 대통령에게 송영무 국방부장관 후보자와 조대엽 고용노동부장관 후보자의 임명을 며칠간 미뤄달라고 요청했다. 그는 "최후의 순간까지 최선을 다해 야당을 설득하겠다"며 그날부터 수시로 야당 원내대표들을 찾아갔다.

    첫날에는 성과가 없었지만 여러차례 만나면서 몇가지 야당의 조건들이 수렴됐다.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은 청와대의 인사 문제에 가장 큰 불만을 가지고 있었고, 국민의당은 추미애 대표의 '머리자르기', '미필적고의' 발언으로 감정이 크게 상해있는 상태였다.

    더불어민주당 우원식 원내대표 (사진=윤창원 기자/자료사진)

     

    이에 우 원내대표는 각 당에 맞게 설득 작업에 나섰으며, 청와대와 상의한 끝에 13일 몇가지 명분을 만들어냈다.

    우선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과 전병헌 정무수석은 이날 낮 국민의당 박주선 비상대책위원장을 찾아가 추 대표의 발언 등에 대해 사과했다. 국민의당은 사과를 받아들이고 추경과 정부조직법 심사에 참여하기로 했다.

    인사 문제에 있어서도 우 원내대표는 이날 문재인 대통령을 찾아가 만남을 가진 뒤 야당의 분위기를 전했다. 회동 직후 조대엽 고용노동부장관 후보자는 자진사퇴했다.

    분주하게 야당과 청와대를 오가며 조율을 했던 우 원내대표의 협상력이 빛을 발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민주당의 한 의원은 "워낙 정국이 경색돼 추경을 이번 국회에서는 결국 못하게 되는 것 아니냐고 생각했는데 우 원내대표가 치열하게 협상하고 조율하면서 결과물이 나온 것 같다"고 말했다.

    반면, 국민의당과 강한 대립각을 세웠던 추미애 대표의 입지는 줄어들었다. 청와대가 추 대표의 발언에 대해 국민의당에 대신 사과하는 모양새가 됐기 때문이다.

    임종석 실장이 국민의당 지도부를 만나 추 대표의 발언을 사과한 것을 두고 윤영찬 국민소통수석은 "추 대표에 대한 직접적 언급은 없었다"고 톤 조절에 나섰지만, 국민의당이 다시 발끈하자 청와대가 사과한 것은 맞다고 인정하는 해프닝도 발생했다.

    추 대표와 청와대의 관계가 더욱 악화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이미 추 대표와 청와대는 인사추천 문제 등으로 정권 초반부터 상당한 긴장감을 형성해왔다. 대표단과 원내대표단 사이의 다소 불편한 기운도 감지되고 있다.

    추 대표 측은 대표와 원내대표의 역할 분담이라며 확대 해석을 경계하고 있다. 추 대표는 국민의당의 잘못을 날카롭게 비판해 오히려 당원과 당 지지자들로부터 전폭적인 지지를 받았다고 보고 있다.

    추 대표 측 관계자는 "추 대표의 발언으로 국민의당의 잘못이 백일하에 드러났고, 청와대가 사전에 양해를 구하고 사과해 국민의당이 국회에 들어오기로 했으니 잃은 것이 전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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