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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FTA 협상에서 자동차, 철강 크게 부각 안 될수도”

경제정책

    “한미 FTA 협상에서 자동차, 철강 크게 부각 안 될수도”

    FTA 발효 이전과 이후 무역수지 변화 따져봐야

    - ‘개정협상’ 정확한 표현
    - 400억달러 손해? 정치적 표현일 뿐
    - 작년 미국 측 보고서, 한미FTA 무역 불균형 언급 없어
    - 자동차는 FTA 발효 이전부터 무역수지 적자 분야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1 (18:30~20:00)
    ■ 방송일 : 2017년 7월 14일 (금) 오후
    ■ 진 행 : 정관용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교수)
    ■ 출 연 : 김형주 연구위원(LG경제연구원)

    ◇ 정관용> 우리는 한국을 보호하고 있지만 무역에서 한 해에 400억 달러를 잃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오늘 한 말이고요. 양국 간에 이미 재협상이 시작되었다, 이렇게도 언급을 했습니다. 실제 어제 미국의 무역 대표부 USTR이 우리 측에 공동위원회 설치를 요구해 온 바 있고요. 이거 어떻게 봐야 할지 우리는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LG경제연구원의 김형주 박사 연결합니다. 김 박사님, 안녕하세요.

    ◆ 김형주> 안녕하십니까.

    ◇ 정관용> 먼저 따져볼 게 이게 재협상하고 개정 협상이 다르다면서요.

    ◆ 김형주> 이걸 다르다고도 볼 수 있고 같다고도 볼 수 있는데요. 엄격히 말하면 분명히 다릅니다. 이제 보통 전문가들이나 아니면 협정문에서 의미하는 재협상과 개정협상은 재협상의 경우에는 굉장히 범위가 넓고 또 발효되기 전에 좀 전면적인 개편을 한다든지 그럴 때 쓰는 용어고 실제로 우리나라와 미국 사이에도 한미FTA 협정이 한번 합의가 됐다가.

    ◇ 정관용> 재협상된 바 있어요.

    ◆ 김형주> 나중에 추가로 그럴 때는 이제 재협상이라는 표현을 씁니다. 하지만 지금은 이미 발효가 됐고 또 개정의 범위가, 즉 논의하려고 하는 범위가 전면적인 게 아니라 뭔가 불균형이 있다든지 뭔가 문제가 있는 부분만을 고치려고 하기 때문에 그런 경우는 이제 개정협상이라고 하는 게 맞죠. 이거는 이제 학자들의 분류이고요. 일반적으로 섞어쓰는 것 같습니다. 특히나 미국 트럼프 대통령이나 언론에서 재협상과 개정협상을 뚜렷하게 구분하지 않고 마구 섞어쓰고 있거든요. 그래서 일반 청취자들 입장에서는 다 같다라고 생각하셔도 무방할 것 같습니다.

    ◇ 정관용> 큰 차이는 없다. 그리고 이 협상을 한쪽이 요구하면 우리는 응하지 않을 도리가 없다면서요?

    ◆ 김형주> 일단 지금은 재협상이나 개정협상을 공식적으로 요청한 건 아니고요. 개정협상을 하기 위한 공동위원회를 한번 해 보자라는 요청입니다. 이 공동위원회라고 하는 것은 어차피 매년 해 오던 것이고 그게 이번에는 구조적으로 하는 것이라서 특별공동위원회라고 하는데요. 이것까지는 우리가 당연히 해야 될 의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 자리에서 이제 만약 개정협상을 본격화한다면 우리가 그걸 받을 건지, 말 것인지는 이제 우리도 결정을 해야겠죠. 대신 미국이 절실히 원하는데 우리가 절대 안 된다라고 얘기하면 아주 최악의 경우에는 한미FTA 협정 자체가 폐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습니다.

    ◇ 정관용> 그러면 일단 수순으로 보자면 특별공동위원회에 우리가 이제 응해서 테이블에 앉으면 미국이 먼저 얘기를 꺼내겠군요.

    (사진=자료사진)

     



    ◆ 김형주> 그렇습니다.

    ◇ 정관용> 특별공동위원회가 요구한 이유는 이거다, 이런 식으로.

    ◆ 김형주> 그렇죠. 그리고 앞으로 개정협정을 하고 싶은데 어떠어떠한 걸 자신들은 원한다. 합의문은 어떤 것을 원한다, 이런 식의 아마 논의가 진행될 겁니다.

    ◇ 정관용> 그럼 우리는 미리 그런 걸 다 예상을 해 놔야 될 것이고요. 트럼프 대통령은 무역에서 한 해에 400억 달러 잃고 있다고 했는데 이 말 맞아요?

    ◆ 김형주> 이걸 정치가들의 표현으로 보자면 맞다고 할 수 있는데요. 경제학자들은 동의하지를 않습니다. 왜냐하면 무역수지라고 하는 게 어느 한 나라에 대해서는 플러스가 되고 또 다른에 대해서는 마이너스가 되고 그럴 수 있지 않겠습니까? 우리도 회사에 다니면서 돈을 받고 그걸 쇼핑하면서 돈을 쓰고 이러는 것처럼 어느 나라나 그 자신들이 좀 지출을 많이 하죠. 즉 수입을 많이 하는 나라가 있고 반대로 수출을 많이 하는 나라가 있는데 지금 트럼프 대통령은 그걸 마치 싸움하듯이 무슨 승부를 벌이듯이 잃고 있다, 얻고 있다, 이런 표현을 쓰고 있는데 이거는 이제 부적절하다는 게 우리들만의 생각이 아니라 미국 내에서도 그 부분에 대해서는 비판이 많이 있습니다.

    ◇ 정관용> 그러니까 대미 무역흑자가 우리가 400억 불인 것은 맞기는 맞아요?

    ◆ 김형주> 그것도 좀 이제 누적으로 보면 그렇다는 거고요. 실제로는 그렇게 많지는 않습니다. 이게 예를 들면 지난해 같은 경우에 상품 쪽에서의 무역수지 흑자, 우리 입장에서 보면 흑자겠죠. 그게 232억 불 정도 됐거든요. 대신 서비스 쪽에서는 미국이 또 한 106억 불 정도의 흑자를 봤습니다. 우리 입장에서는 적자가 되겠죠. 그렇게 해서 이것저것 제하면 한 130억 불 정도가 결국 플러스마이너스로 남게 되는 것인데 그런 것을 한 해를 기준으로 보지 않고 지난 5년 동안 이루어진 것을 전부 다 더해서 .

    ◇ 정관용> 다 묶어서.

    ◆ 김형주> 좀 얘기를 하니까 이런 식으로 되는 거죠.

    ◇ 정관용> 게다가 그 무역적자라는 게 FTA 때문인지 아니면 원래부터 그랬던 것인지 이것도 따져야 되는 것 아닐까요?

    ◆ 김형주> 그렇습니다. 경제학자들은 무역수지나 경상수지를 따질 때 그게 FTA 때문이다라는 얘기는 하지 않고요. FTA가 일부 도움이 된다 혹은 일부 마이너스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라고는 얘기를 하고요. 가장 큰 원인은 두 나라의 경기입니다. 예를 들면 한 나라는 경기가 굉장히 좋아서 투자를 열심히 하고 반대로 어떤 나라는 경기가 안 좋아서 저축을 열심히 하고 이럴 수 있지 않겠습니까? 그런데 일반적으로 투자가 저축보다 많으면 그 나라에서는 당연히 이제 경상수지 적자가 발생합니다. 이것은 황금식으로 성립하는 것이라서 어떻게 부인할 수가 없는 것이고 또 반대로 우리나라는 지난 몇 년 동안 경기가 안 좋지 않았습니까? 그럴 경우에는 투자가 위축되고 저축이 늘기 때문에 반대로 경상수지가 흑자가 되는 겁니다. 그래서 지금의 미국의 경상수지는 미국 경기가 다른 나라들에 비해서 지난 몇 년간 월등히 좋아졌기 때문에 발생한 것이지 그게 FTA 때문이라고 보기는 어렵겠습니다.

    ◇ 정관용> 그리고 사실 수십 년 전부터 우리는 수출입국을 통해서 미국에 대해서는 항상 무역흑자를 봐오지 않았었습니까?

    ◆ 김형주> 그렇죠.

    ◇ 정관용> 그런데 이제 FTA 이후에 그러면 무역흑자가 어느 정도 늘어났는지 그 늘어난 것이 정말 FTA 때문인지 이렇게 따져들어가야 하는 게 정답 아닐까요.

    ◆ 김형주> 그게 이제 실무진들은 보통 그렇게 접근을 하기 때문에 작년까지 나온 한미FTA에 대한 미국 측 보고서도 한미FTA가 불공정하다라든지 무역수지 불균형이 원인이다, 이런 언급이 전혀 없었습니다. 그런데 지금 이제 트럼프 대통령이 작년 대선 캠페인을 하면서부터 민주당과 또 당시 클린턴 후보의 어떤 약점을 즉 공격을 하기 위해서 찾아낸 게 한미FTA라든지 나프타 같은 부분들이었는데요. 그 연장선상에서 지금도 이어진다라고 보는 게 좀 더 타당할 것 같습니다.

    ◇ 정관용> 그리고 미국은 다른 나라와의 무역에서도 무역적자 보는 나라가 훨씬 더 많잖아요. 그렇죠?

    ◆ 김형주> 많죠.

    ◇ 정관용> 그런데 유독 딱 한국만 콕 집은 이유는 뭘까요.

    LG경제연구원 김형주 연구위원

     



    ◆ 김형주> 꼭 한국만 찍었다고 보기 어렵습니다. 왜냐하면 이미 나프타, 즉 멕시코에 대해서도 나프타 재협상을 하자라고 한 두세 달 전부터 공식적으로 논의를 시작을 했고요. 대신 이제 우리를 콕 찝어서 괴롭히는 것처럼 보이는 이유는 나프타의 경우는 지금 전면적인 수술이 불가피한 단계입니다. 이미 20년이 넘었기 때문에 좀 그래서 신중하게 접근을 하는 것이고 반대로 한미FTA는 발효된 지 얼마 안 됐기 때문에 굳이 개정할 필요가 별로 없습니다. 그러다 보니까 오히려 실체가 없기 때문에 더 저렇게 이제 발언이나 이런 걸로 좀 자극을 하는 것 같고 또 그런 점이 우리 입장에서는 또 한편으로는 괴로운 부분입니다. 왜냐하면 미국과의 무역수지 불균형이 정말 FTA 때문이라면 그 부분만 이제 살짝 고치고 그다음 단계로 나아가면 될 텐데 사실 FTA와 별 상관이 없는데 자꾸 한미FTA 때문이다라고 미국이 핑계를 대니까 앞으로의 협상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 정관용> 그런데 아까 김 박사님 언급하셨습니다마는 미국 쪽이 만들어낸 보고서에서도 별로 문제 없다는 식의 보고서가 나왔었다고 했잖아요. 그러면 공동위원회에 가서 당신네 보고서가 이렇다라고 그것만 들이밀어도 되겠군요.

    ◆ 김형주> 그래서 지금 실제로 공동위원회가 열리면 언론에서 많이 이야기하는 자동차나 철강 같은 문제가 오히려 크게 부각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많이 나오고 있습니다. 어쨌든 자동차가 실제로 무역수지 적자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큰 것처럼 보이지만 한미FTA 영향하고는 전혀 관련이 없는 무역수지 적자였거든요. 그런 것들 이미 잘 알고 있기 때문에 그 부분은 좀 두고 볼 필요가 있겠습니다.

    ◇ 정관용> 크게 긴장하거나 겁먹을 일은 아니로군요. 여기까지 말씀 들을게요. 고맙습니다.

    ◆ 김형주> 감사합니다.

    ◇ 정관용> LG경제연구원 김형주 박사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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