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 파크에서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올스타전'이 열렸다. 본 경기에 앞서 올 시즌을 끝으로 은퇴하는 이승엽이 두 아들 이은혁, 이은준 군과 시구 행사를 진행하고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삼성 제공)
"더 잘 던질 수 있었는데 아쉬워요"
역시 '국민 타자'의 아들다웠다. 승부욕은 아버지를 쏙 빼닮았다. 본 경기에 앞서 열린 이벤트였지만 자신의 투구에 아쉬움이 가득했다. 이승엽(41·삼성)의 장남 이은혁(13)군의 얘기다.
15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 파크에서는 KBO를 대표하는 선수들이 드림 올스타(두산·SK·롯데·삼성·kt)와 나눔 올스타(NC·넥센·LG·KIA·한화)로 나뉘어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올스타전'을 진행했다.
특히 이번 올스타는 '살아있는 전설'을 떠나보내는 자리라 의미가 더했다. '국민 타자' 이승엽은 올 시즌을 마치고 현역에서 물러난다. 이번 올스타전은 자신의 11번째이자 마지막 출전이다.
KBO 역시 한국 프로야구 발전을 위해 힘써준 이승엽을 예우하는 다양한 행사를 기획했다. 이승엽의 단독 사인회를 진행했고 그간의 활약을 담은 헌정 영상도 마련했다. 그러나 백미는 따로 있었다. 바로 이승엽과 두 아들이 함께하는 시구 행사다.
이승엽은 본 경기를 앞두고 이은혁, 이은준(7) 두 아들과 함께 경기장에 들어섰다. 시구를 맡은 이은혁 군은 마운드에 올랐고 차남 이은준 군은 시타를 위해 타석에 들어섰다. 이승엽은 포수 미트를 끼고 시포를 담당했다.
15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 파크에서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올스타전'이 열린 가운데 본 경기에 앞서 열린 시구 행사에서 올 시즌을 끝으로 은퇴하는 이승엽이 스포, 장남 이은혁 군이 시구, 차남 이은준 군이 시타를 하고 있다. (사진=삼성 제공)
이승엽은 KBO가 제안한 수많은 행사 중 대부분은 거절했지만 두 아들과 함께 하는 시구 행사는 마다하지 않았다. 자신보다는 두 아들에게 기억에 남을만한 추억을 만들어주기 위해서였다.
시구자 이은혁 군은 힘차게 공을 던졌다. 동생이 방망이를 돌리지도 못할 만큼 빠른 공을 아버지 이승엽의 미트에 꽂아 넣었다. 두 아들과 의미 있는 행사를 마친 이승엽은 얼굴에 웃음이 가득했다.
그러나 시구를 마친 이은혁 군은 기쁨과 아쉬움이 교차하는 표정이었다. 이유를 묻자 "더 잘 던질 수 있었는데 그러지 못해 너무 아쉽다"고 답했다. 아버지를 따라 야구를 배우고 있는 이은혁 군의 승부욕을 엿볼 수 있는 대답이었다.
이내 웃음을 되찾은 이은혁 군은 아버지에 대한 응원의 말도 전했다. 그는 "아버지의 마지막 올스타전이니 더 파이팅해서 잘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이은혁 군에게 아버지는 든든한 버팀목이자 자랑거리다. 그는 "아버지가 올스타전에 나서는 모습을 보니 뿌듯하다"고 어깨를 으쓱거렸다.
아버지의 승부욕을 그대로 물려받은 이은혁 군. 덕분에 '국민 타자' 이승엽의 마지막 올스타전은 더욱 빛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