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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기업 벗어나는 순간 '규제의 늪'...'피터팬 증후군' 유발



생활경제

    중소기업 벗어나는 순간 '규제의 늪'...'피터팬 증후군' 유발

     

    상하수도 강관을 주로 생산하는 A 기업은 중소기업에서 벗어나 중견기업이 되자마자 판로가 막히기 시작했다.

    그동안 정부 조달시장을 통해 성장해왔는데 규모가 커져 중소기업을 졸업하고 나니 조달시장에서 제한이 가해진 것이다.

    해외 시장으로 판로를 뚫어야 하지만 문제는 상황이 녹록치 않다는 점이다.

    간장을 생산하는 기업 B도 중견기업이라는 이유 때문에 고민이 많다. 간장 등 장류가 중소기업 적합업종으로 지정돼 군부대 납품을 할 수가 우없어 고민이 크다.

    업체 관계자는 "애써 기업을 키워온 노력이 오히려 기업 성장의 발목을 잡는 꼴"이라고 했다.

    중견기업으로 성장한 기업은 중소기업 때와는 달리 수많은 규제를 적용받기 시작한다. 중소기업을 졸업하는 순간 받는 규제는 18가지에 달한다.

    특히 정부 지원이 축소되거나 아예 배제되는 경우는 세제와 R&D, 고용, 회계 분야 등에서 모두 62건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기업 규모가 일정 수준 성장했다는 이유로 각종 지원이 배제되고 대신 수많은 규제가 적용되자 이들 기업들 사이에서 이른바 '피터팬 증후군'이 좀처럼 줄어들지 않고 있다.

    '피터팬 증후군'은 어른이 되기를 거부하는 병리 현상이다. 기업들이 투자를 확대해 규모를 키우기 보다는 중소기업으로 회귀하려는 양상을 보이는 경우도 이에 해당한다.

    실제로 중견개기업연합회가 지난해 전국 1200여개사를 대상으로 실태 조사한 결과, 중소기업으로의 회귀를 검토한 중견기업은 6.9%로 나타났다.

    중소기업으로 돌아가려는 가장 큰 이유는 조세혜택(50.0%)이 가장 컸고 그 다음은 금융지원(24.8%)과 판로규제(15.0%), R&D 지원(5.6%) 등이었다.

    업계 관계자들은 피터팬 증후군을 불러오는 각종 규제를 현실적으로 손질해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무엇보다 단순히 일정 수준 이상 성장하면 지원을 끊고 규제를 늘리는 방식 보다는 기업을 기술력 등으로 구분해 계속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는 것이다.

    중견기업연합회 강승룡 실장은 "단순한 규모 기준을 떠나서 기업의 성장 잠재력과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는 방향으로 정교하게 정책 접근을 해야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현재 중견기업은 중소기업의 범주를 벗어나면서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 대기업에 속하지 않는 기업으로 업종별로 매출 400억~1500억원을 초과하는 경우에 해당한다.

    지난 2015년 현재 중견기업은 모두 3558개로 우리620조원에 이르고 나라 전체 기업의 0.1%에 불과하다. 그러나 중견기업의 전체 매출액은 620조원, 전체 종사자는 115만3000명에 달한다.

    특히 전체 고용의 5.5%, 수출의 15%를 담당하며 국내 산업의 중추 역할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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