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 혁신위원회가 17일 차기 지도부 체계를 '집단지도체제'에서 당대표 중심의 '단일지도체제'로 전환하는 안을 발표하고 차기 전당대회부터 적용하자고 주장했다.
김태일 혁신위원장(영남대 교수)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당의 위기극복과 재창당 수준의 조직강화를 위한 효율성을 실현하기 위해 단일지도체제로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단일지도체제는 최고위원 없이 전당대회를 통해 선출된 당 대표가 상임집행위원회를 꾸려 당을 운영해가는 방식이다.
이렇게 되면 최고위원회의는 사라지며, 상임집행위원회가 당 대표를 보좌하는 심의기구 역할을 맡게 돼 당 대표의 권한이 대폭 강화된다.
혁신위는 이같은 안을 당 비상대책위원회에 보고했으며, 비대위와 의원총회를 거쳐 안을 수렴해 8.27 전당대회에서부터 적용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국민의당의 의석수가 40석에 불과하기 때문에 큰 사이즈의 정당보다 기민하게 움직이고 당 대표의 책임성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현재 당의 규모나 당이 직면한 내외의 위기를 감안할때 책임있고 소신있게 일하는 지도체제 보장하면 좋겠다는 생각에서 강력한 체제 만들어주자는 것"이라고 취지를 설명했다.
당내 민주주의가 약화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에 대해선 "총재 시절로 돌아가는 것 아니냐는 반론도 있는데 오히려 당내 3권 분립 강화를 통해 책임 소재를 분명히 하는 견제와 균형의 장치를 두고 있다"고 반박했다.
또한 윤리위원회의 독립성 강화를 위해 윤리위원장을 전당대회를 통해 선출하고, 대표당원회의가 당 대표에 대한 불신임 제안권을 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혁신위는 특히, 이유미 제보조작 사건이 윤리위원장을 선출직으로 바꾸는 계기가 됐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국민의당 뿐 아니라 다른 정당도 윤리위 구성을 미루던지, 담합 속에서 내부 징벌을 얼버무리는 것이 현실이다. 국회 윤리위원회도 그런 비판을 받고 있다"며 "동종교배의 행태가 윤리위의 현실인데 이를 타파하자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단일지도체제 전환은 다당제 하에서 당의 순발력과 추진력을 강화할 수 있지만, 폭넓은 의견수렴이나 당내 민주주의 강화에는 역행하는 것이어서 찬반이 일 전망이다.
한편 국민의당 전당대회는 오는 8월27일 개최될 전망이다. 당 대표 선거에는 김한길 전 대표, 문병호 전 최고위원, 정동영 의원, 천정배 의원(가나다 순)이 출마를 준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