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석보좌관 회의 주재하는 문재인 대통령 (사진=청와대 제공/자료사진)
문재인 대통령은 17일 방산비리로 인한 국방력 약화와 관련해 "방산비리는 단순한 비리를 넘어 안보에 구멍을 뚫는 이적행위"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수석·보좌관 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방산비리 척결은 보수와 진보의 문제가 아닌 애국과 비애국의 문제로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적폐청산 과제"라며 이같이 밝혔다.
검찰이 전 정부에서 임명된 한국항공우주산업(KAI) 하성용(66) 사장의 정관계 '연임 로비' 의혹을 수사중인 가운데 나온 문 대통령의 이런 언급은 전 정권 부패비리로 고강도 사정 칼날을 겨누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으로 해석된다.
또 박근혜 전 대통령과 서강대 동기생인 장명진 방위사업청장이 부실한 수리온 실전배치에 깊숙히 개입했다는 최근 감사원 감사 결과와도 무관치 않아 보인다.
문 대통령은 "개별 방산비리 사건에 대한 감사와 수사는 감사원과 검찰이 자체적으로 독립적으로 해나갈 것"이라면서도 "그러나 그럴 때마다 개별 사건 처리로 끝나지 말고 다시 반복되지 않도록 그 결과를 제도개선과 연결시키는 국가적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민정수석실 주관으로 방산비리 근절 관계기관 협의회를 만들어 제도개선 대책을 마련하라"고 지시했다.
문 대통령이 방산 비리를 '이적행위'라고 언급하고 관계기관 협의회를 마련하라고 지시한 것은 국방력 약화 차원을 넘어 전 정부 인사들이 개입된 방산비리를 새 정부에서만큼은 뿌리뽑겠다는 의지를 피력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를 위해 문 대통령은 지난 정권에서 유명무실해진 대통령 주재 반부패관계기관협의회 부활도 지시했다.
문 대통령은 "부정부패 척결과 방산비리 근절은 새 정부를 탄생시킨 국민들의 간절한 여망이자 미룰 수 없는 과제"라며 "과거 참여정부에서 설치운영한 대통령 주재 반부패관계기관협의회를 복원해 국가차원의 반부패 정책을 추진해나가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또 "반부패관계기관협의회는 2004년 1월에 대통령 훈령으로 설치돼 대통령 주재 회의를 9차례 개최하면서 당시 국가청렴도지수와 반부패지수를 높이는데 크게 기여했는데, 다음 정부에서 중단되면서 아시는 바와 같이 부정부패가 극심해졌다"고도 했다.
보수 정권 9년간 발생한 부패 관련 사안을 이례적으로 언급하면서 고강도 사정을 예고한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