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새 수목드라마 '죽어야 사는 남자'에서 중동 부자 사이드 파드 알리 백작 역을 맡은 배우 최민수가 취재진에게 오른쪽 옆얼굴을 보여주고 있다. (사진=황진환 기자)
"방송할 때 힘든 게 3가지인데 어린아이를 데리고 찍는 것, 동물 데리고 찍는 것, 나머지 하나가 최민수 데리고 하는 거라고 한다. 고동선 감독은 최민수와 촬영하는 게 괜찮으셨나?"
말 그대로 현장을 들었다 놓기를 반복했다. 왼쪽, 오른쪽 옆모습, 뒷모습까지 아낌없이 보여준 데다 신성록과 난데없는 푸시업 대결을 한 포토타임에서부터 그의 범상치 않은 기운을 눈치 채긴 했지만, 그건 시작에 불과했다.
본격적인 질의응답에서 그의 '유니크함'은 더 부각됐다. 누구의 시선도 개의치 않는 진행, 정제되지 않아 바로 느낌이 오는 용어 선택, 자문자답과 유머까지, 최민수의 원맨쇼를 보는 기분이었다.
17일 오후 2시,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 사옥 1층 골든마우스홀에서 MBC 새 수목드라마 '죽어야 사는 남자' 제작발표회가 열렸다.
'죽어야 사는 남자'는 우리가 익히 아는 중동의 거부 만수르와 같이 풍요로운 삶을 누리다가, 딸을 찾아오지 않으면 국가가 재산을 몰수하겠다는 결정에 한국에 오게 되는 백작의 이야기를 담은 코믹 가족 휴먼 드라마다. '군주' 후속작으로 19일 오후 10시에 첫 방송된다.
최민수는 1970년대 후반 중동으로 건너간 사이드 파드 알리 백작(한국 본명 장달구) 역을 맡았다. 이지영이라는 같은 이름을 가진 강예원(이지영A 역)과 이소연(이지영B 역) 사이에서 진짜 딸을 찾아내야 하는 숙제를 안은 인물이다.
오랜만에 코믹극으로 시청자들을 찾는 최민수는 에너지가 넘쳤다. 들어오는 질문에 답변하는 것을 넘어, 본인이 오히려 더 도발적인 질문을 출연진과 감독에게 던지거나, 특유의 유머감각으로 현장에 있는 사람들에게 웃음을 선사했다. 17일 제작발표회에서 최민수가 보여준 독특한 말과 행동을 모아 보았다.
"나는 저기, 사이드 파드 알리 백작입니다. 아직 한국말 배운지 얼마 안 돼서…"_ 맡은 역할 소개와 인사말을 부탁하자
"촬영을 하는 순간순간이 너무 재밌고 즐겁고 또 기대가 되지만, 또 덥기도 하죠."_ 맡은 역할 소개와 인사말을 부탁하자
"시청률 몇 % 예상하십니까?"_ 시청률이 많이 올라 재밌게 촬영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강예원에게 한 질문
"내가 말이 제일 기니까 너네들이 먼저 해."_ 가볍고 유쾌한 역할로 연기 변신한 이유를 묻는 질문에 다른 후배들에게 먼저 마이크를 넘기며
배우 최민수의 재미있는 포즈에 신성록과 강예원이 웃음을 터뜨리고 있는 모습 (사진=황진환 기자)
"수많은 연출자와 작품을 만나면서 제게 각인된 분이 그리 많지 않은데 이번에 작품을 선택한 가장 결정적 이유는 고동선 감독님이라는 그 타이틀이었다. (…) 노련한 테크닉, 장악력 이런 부분이 굉장히 남달랐다. 제 나이에, 저를 감동시킬 수 있는 부분들을 만들어줘서 좋다."_ 작품 출연 계기를 밝히며. 이 발언 후 최민수는 바로 자리에서 일어나 고동선 감독과 포옹했다.
"사업의 노하우는 함부로 얘기할 수 없죠. (웃음)"_ 한국판 만수르 역할을 맡아 어떻게 캐릭터 연구를 했는지 묻자
"한 달 반 동안 거의 집밖을 못 나왔다. 누군지 잘 모르겠고 찾지를 못하겠더라. 감독에게도 말했다. 날 믿어주지 마라, 제발. 날 믿으면 큰일난다."_ 한국판 만수르 역할을 맡아 어떻게 캐릭터 연구를 했는지 묻자
"최민수와 연기하는 것 어떠셨습니까?"
_ 고동선 감독과 배우 강예원, 신성록, 이소연에게 차례로 질문하며
"백작이 얘기하고 있는데 어디 가고 있는 거야!" (웃음)_ 제작발표회 후반부에 퇴장하는 사진기자를 보고
"내 친딸이에요, 이쪽(강예원)이. 저쪽(이소연)은 가라(가짜)고."_ 촬영 중 생긴 재미있는 에피소드를 묻는 질문에
"사람이 돈에 팔리는 그런 연기자라고 직역해서 물어보지 못하고 돌려서 얘기하는 것 같은데 나를 돈에 팔리는 연기자라고 생각하십니까? 맞습니다. (웃음) (…) 입금 때문에 머리를 잘랐다는 말은 사실이다."_ 최근 한 예능에서 입금 후 6년 기른 머리를 잘랐다고 밝힌 최민수 발언을 들어 질문한 기자에게
"여러분이 많이 도와주셔야 된다. MBC 심폐소생 드라마이기 때문에…"_ 다함께 마지막 인사를 한 후 기자들에게 한 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