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우리민족끼리 캡처)
‘(제작진이) 써준 대본대로 거짓 방송을 했다’는 탈북 방송인 임지현 씨의 주장에 대해 TV 조선이 ‘사실무근’이라고 부인한 가운데, MBC 해직 언론인 최승호 PD가 ‘TV조선의 주장을 믿을 수 없다’고 꼬집었다.
17일 최 PD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TV조선은 '제작진이 써주는 대로 거짓말로 방송했다'는 임 씨 주장을 부인하고 있지만 나는 믿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 이유를 “그동안 탈북자들에게 거짓말을 유도해 방송을 만든다는 이야기는 많았기 때문이다”고 했다.
최 PD는 “북한의 내밀한 군사비밀에 대한 아무 경험 없는 탈북자들이 핵과 미사일에 대해 말하고 김정은에 대해 말하곤 했다”며, 지난 2008년 간첩 혐의로 유죄를 받고 5년 동안 복역한 탈북자 원정화 씨를 대표적인 사례로 꼽았다.
그는 “원정화 씨 같은 경우는 북한에서 간첩교육을 받을 때 거짓말탐지기를 통과하는 훈련을 해서 국정원 조사를 통과했다고 종편에서 주장하기도 했다”며 “그 주장이야말로 제가 원정화 씨가 간첩 근처에도 가지 못한 인물이라고 생각하는 이유이다”고 했다.
이어 최 PD는 “세상에 어떤 훈련이 심장박동 등 신체반응을 조절해서 거짓말탐지기를 속인단 말인가. 거짓말탐지기 전문가들이 웃는다”며 “실제로 원정화 씨는 국정원 조사 당시 임신 9개월이어서 거짓말탐지기 검사가 면제됐다는 한겨레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또 “탈북자들이 출연하는 각종 프로그램은 너무나 많은 북한에 대한 거짓 정보로 넘쳐난다는 것이 제가 그동안 만난 탈북자들의 의견이다”고 했다.
때문에 최 PD는 “이번 기회에 탈북자 출연 프로그램들에 대한 일제 점검이라도 해야 하지 않을까싶다”며 “국정원이 탈북자들을 관리하면서 종편에 출연하도록 해서 각종 메시지를 관리해온 정황에 대해서도 조사가 필요하다. 원정화 씨 발언 같은 것은 전적으로 국정원 장난이라고 본다”고 주장했다.
한편, 탈북 방송인 임지현 씨가 최근 북한 선전 매체를 통해 재입북 사실을 밝히고 한국에서 있었던 일을 고백해 파장이 일었다.
임 씨는 ‘환상을 가지고 한국에 갔으나 실상은 달랐’고, ‘출연한 방송들에서 북한말을 쓰게 강요하며 북한을 비하하기 위해 거짓으로 에피소드를 만들어 내 방송했다’는 이야기도 덧붙였다.
임 씨는 TV조선 ‘모란봉클럽’과 ‘애정통일 남남북녀’에 출연한 바 있다.
이로 인해 TV조선의 탈북자 출연 프로그램이 도마 위에 올랐다. 하지만 TV조선은 “임 씨의 주장은 사실무근”이라고 반박했다.
언론 등에 따르면, TV조선 관계자는 "‘모란봉 클럽’의 대본은 철저하게 출연진 사전 인터뷰를 토대로 작성되고 있기 때문에 제작진 모두가 방송 이전에 철저히 팩트 체크를 하고 있다"며 "베일에 싸여있는 북한 내부의 일이기 때문에 출연자와 사전에 인터뷰를 충분히 하고 팩트를 체크한 다음에 방송에 내보내고 있다"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