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추어로 여자골프 메이저 대회인 US오픈에서 준우승을 차지한 최혜진(17·학산여고)이 18일 귀국했다.
최혜진은 17일(한국시간) 미국 뉴저지주 베드민스터의 트럼프 내셔널 골프클럽에서 열린 제72회 US여자오픈 골프대회에서 최종합계 9언더파 279타로 단독 2위를 차지했다.
15번 홀까지 박성현(24)과 함께 공동 선두를 달린 최혜진은 16번 홀(파3)에서 티샷을 물에 빠트리는 바람에 더블보기를 기록, 결국 2타 차 준우승으로 대회를 마쳤다.
최혜진은 공항에서 16번 홀 상황을 묻는 말에 "치는 순간 '빠졌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15번 홀 버디로 공동 선두가 됐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는데 미스 샷이 나왔다"고 그때 상황을 돌아봤다.
그는 "비행기를 타고 오면서 처음에는 자느라 정신이 없었는데 이후 16번 홀이 자꾸 생각났다"고 털어놓으며 "다시 쳐보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다"고 솔직한 마음을 공개했다.
2년 연속 US여자오픈에서 아마추어 선수 가운데 가장 좋은 성적을 낸 최혜진은 "아무래도 외국에서 한국 분들이 응원을 보내주시는 것은 국내 대회와는 다른 느낌"이라며 "특히 이번 대회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관전해서 그런지 보안도 여느 대회에 비해 철저했다"고 지난주 경험을 돌아봤다.
지난해 US오픈에서 34위에 오른 그는 "올해 대회는 가기 전 1차 목표가 역시 컷 통과였고, 지난해보다 좋은 성적을 내고 싶었다"며 "잘하면 톱10 안에 들 수 있다는 생각도 했다"고 말했다.
2라운드가 끝난 뒤 기사를 통해 우승할 경우 50년 만에 US여자오픈을 제패하는 아마추어 선수가 된다는 사실을 알았다는 최혜진은 "한번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당찬 모습을 내보이며 "큰 대회에서 내 플레이를 할 수 있어서 영광이었고 재미있게 좋은 경험을 했다"고 만족스러워했다.
상금 이야기가 빠질 수 없었다.
그는 지난달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초정 탄산수 용평리조트 오픈에서 우승했고, 이번 대회 준우승까지 하며 만일 프로 선수였다면 7억원이 넘는 수입을 챙길 수 있었다.
KLPGA 투어 대회 우승 상금이 1억원이었고, 이번 대회 준우승 상금은 54만 달러(약 6억900만원)였기 때문에 7억원을 상회한다.
최혜진은 "상금에 대해 아쉽다고 생각하기보다는 좋은 경험을 한 것에 의미를 두고 싶다"고 공식적인 답변을 내놨으나 마이크가 꺼진 상태에서는 조금 더 솔직한 심정을 털어놨다.
그는 "솔직히 용평리조트 오픈에서는 상금에 대해 크게 개의치 않았지만 이번 대회는 돌아오는 공항에서 상금 분배표를 보고 나니 좀 '액수가 컸구나'하고 생각했다"고 웃었다.
9월에 프로로 전향할 계획이라는 최혜진은 "앞으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 진출하려면 체력이 중요하다는 점을 느꼈다"며 "그린 주위 쇼트 게임이나 트러블샷에 대한 연습도 더 해야 한다"고 자신이 보완할 점을 지적했다.
우승을 차지한 박성현에 대해서는 "사실 대회 끝나고 시상식, 인터뷰가 바로 이어지고 저는 또 귀국하느라 많은 이야기를 하지 못했다"며 "제가 16번 홀 실수한 것을 떠나서 워낙 잘하시더라"고 말했다.
최혜진은 "이달 말부터 대표팀 합숙이 시작되는데 그 기간에 운동하면서 부족한 부분을 보완할 예정"이라며 "KLPGA, LPGA를 거쳐 박세리, 박인비 선배님처럼 명예의 전당에 오르는 선수가 되겠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