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위터 @bilalfarooqui
쇼핑몰에서 순찰 중이던 자율주행 로봇이 길을 잃고 분수대에 빠져 망가지는 일이 발생했다. 일각에서는 경비 업무에 지친 로봇이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 아니냐는 우스개 소리도 나온다.
미국 워싱턴 DC 업무·쇼핑몰 복합단지인 워싱턴하버가 도입한 경비 로봇 K5가 18일(현지시간) 이 지역 조지타운 워터프론트 공원을 순찰하던 중 인근 분수대에 빠져 인간 경비원들이 130㎏이 넘는 로봇을 건져 올리는 소동이 발생했다고 미국 주요 매체들이 현장에 있던 트위터 이용자들의 현장 사진과 소식을 인용해 보도했다.
목격자들은 현장 주변을 순찰하던 K5 경비 로봇이 갑자기 분수대 계단으로 굴러 물에 빠졌다고 전했다. 일부에서는 회로에 이상이 생겨 발생한 오류로 추정하고 있다.
실리콘밸리 스타트업 나이트스코프(KnightScope)가 개발한 원통형 모양의 경비 로봇 K5는 사람을 감지하기 위한 고성능 카메라와 오디오 레코더, 적외선과 레이저 센서 등을 탑재하고 지리적으로 제한된 지역 내의 순찰 경로에 따라 최대 시속 4.8km의 속도로 이동 할 수 있다.
지난 13일 첫 배치된 이 경비 로봇은 무게 136㎏, 신장 152㎝로 초등학교 5~6학년생 평균 키와 비슷하다. 순찰 중 이상 소음이나 징후를 감시하고 지명 수배자를 인식해 중앙통제센터에 알려주는 역할을 한다. 필요할 경우 탑재된 PA 음향 시스템을 통해 호루라기와 같은 경고음을 울리거나 사전에 녹음된 경고를 하도록 설정되어 있다.
인건비 절감을 고민하고 있는 쇼핑몰이나 주차장 지역을 순찰하는 데 주로 사용되는 나이트스코프의 경비 롯보 임대료는 연방정부 최저임금 7.25달러보다 낮은 시간당 7달러부터 시작한다. 차량공유업체 우버도 일부 전용 주차장을 경비하기 위해 이 로봇을 사용하고 있다.
트위터 @jjvincent
트위터에는 경비 로봇의 익사가 경비 업무 스트레스에 따른 자살일 가능성이 높다며 비꼬는 글들이 올라오고 있다.
@bilalfarooqui는 "우리 사무실 주변 지역을 순찰하던 로봇이 분수대에 익사한 채 발견됐다"며 "우리는 날으는 자동차의 미래 대신 자살 로봇을 받았다"고 꼬집었고, @sparkleOps는 "괜찮아. 경비 로봇일뿐이야. 그 일은 스트레스가 많은 직업"이라고 전했다.
K5는 지난 4월 캘리포니아 실리콘밸리 마운티뷰 지역 테라 벨라(Terra Bella)와 린다비스타 애비뉴(Linda Vista Avenue) 근처에서 순찰업무를 하던 중 41세 남성으로부터 공격을 받은 바 있다. 이 남성은 로봇과 말다툼을 벌인 뒤 넘어뜨려 몸통에 상처를 내 출동한 경찰에 체포됐다.
지난해에는 K5가 한 쇼핑몰에서 순찰 중 어린아이에 돌진해 넘어뜨린 사건이 발생했다. 아이는 가벼운 찰과상을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제작업체인 나이트스코프와 일부 기술 전문가들은 팔이 없고 모난 곳이 없는 타원형 모양의 K5 경비 로봇은 사람에게 위해를 가하지 않도록 설계되어 있고 이상 징후를 파악해 통제센터에 보고하는 업무만 하기 때문에 안전하다고 강조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