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 윤창원 기자/자료사진
보수야당이 '텃밭'인 대구·경북(TK) 민심 잡기 경쟁에 본격적으로 돌입했다. 자유한국당은 18일 대구·경북발전협의회를 만들어 지역 민원 수렴에 나섰고, 바른정당 지도부는 19일 1박2일 일정으로 TK를 직접 찾는다.
한국당 대구경북발전협의회는 이철우(경북 김천)이 제안해 구성한 당내 기구다. 이날 국회에서 열린 협의회 창립대회에는 홍준표 대표와 이 최고위원, 이현재 정책위의장 등 지도부와 권영진 대구시장, 김관용 경북도지사가 총출동했다.
한국당이 이처럼 공을 들이는 이유는 전통적 지지 기반인 TK 민심을 잃을 수도 있다는 위기감 때문이다. 이번 대선 때 TK 지역에서 이례적으로 과반을 확보하지 못했을 뿐더러 최근 일부 여론조사에서는 이 지역 정당 지지도가 더불어민주당은 물론 바른정당에도 밀리며 '빨간불'이 켜졌다.
홍 대표는 창립대회에서 "TK는 이 땅의 산업화를 이뤄서 가난을 벗어나게 해준 그런 중심 세력"이라며 "모두 힘을 합쳐 TK가 선진 대한민국의 중심지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도록 하자"고 말했다. 그는 이 지역 보수 민심 결집과 총선 출마를 염두에 두고 대구 달서병 당협위원장을 직접 맡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이 최고위원은 나아가 'TK 부모론'을 펼치기도 했다. 그는 "자식이 자라서 부모에게 잘 하듯이 이제는 (한국당이) 우리 대구·경북을 위해서 무언가 해야 한다"고 밝혔다. 협의회는 주기적으로 회의를 열어 지역 현안 해결과 예산 확보 방안 등을 논의할 계획이다.
한국당과 보수진영 경쟁 구도에 놓여있는 바른정당도 전국 민심 투어를 대구·경북에서 시작한다. 대선 때 덧씌워진 ‘배신자 프레임’을 벗고 '적통 보수'로 자리잡겠다는 취지다.
바른정당 이혜훈 대표. 윤창원 기자/자료사진
이혜훈 대표 등 지도부는 19일 대구를 찾아 지역 언론인, 직능단체장들과 간담회를 가진 뒤 동성로에서 직접 당 홍보 전단지를 배포하며 시민과의 대화도 진행할 예정이다. 20일에는 경북 구미의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도 방문한다.
이 역시 '보수 정체성' 부각을 위한 포석이다. 앞서 바른정당 지도부는 박정희 전 대통령 기념우표 발행 취소 문제와 관련해서도 우정사업본부를 강하게 비판한 바 있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박정희 대통령에 대한 공과는 국민들의 의견이 상반되고, 여러 의견이 있지만 대체적인 의견은 산업화에 충분히 공헌했다는 것"이라며 "공과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박정희 탄신 기념우표 발행은 할 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