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특전사 출신 'Don't cry' 록커
- 사고 후 한동안 신문 기사 못 봐
- 자만심 버리고 노래 소중함 느껴
- 사랑과 희망 알리는 가수 되고파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김혁건 (가수)
'So you don’t cry for me 세월 지나도 난 변하지 않아 And then I cry for you 이 밤 지나면 이젠 안녕 영원히'와, 정말 높이 올라가죠, 이 노래, 노래 좀 한다 하는 젊은 남성들이 노래방 가면 한 번쯤은 꼭 부르는 노래입니다. Don’t cry. 더 크로스의 곡인데요. 이 노래를 부른 듀엣가수 중에 한 사람. 그 고음의 주인공은 5년 전에 불의의 교통사고를 당해서 전신마비가 됩니다. 바로 가수 김혁건 씨. 배 근육마저 마비가 돼서 노래를 부르기는커녕 앉아 있기조차 어려웠습니다. 그랬던 그가 휠체어를 타고 다시 무대에 섰고요. 요즘은 프로야구 시구까지 왕성한 활동을 해서 화제입니다. 가수 김혁건 씨 오늘 화제의 인터뷰에서 만나보죠. 김혁건 씨 안녕하세요?
◆ 김혁건>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더크로스 김혁건입니다.
◇ 김현정> 예전의 감미로운 목소리에다가 약간은 거친 음색이 더해지면서 오묘하게 섹시한 목소리가 되셨는데요?
◆ 김혁건> 예전이 거친 목소리였는데, (웃음) 지금은 좀 가라앉았네요.
◇ 김현정> (웃음) 아니, 최근에는 야구 시구도 하시고 TV 출연도 하시고. 활동을 꽤 많이 하세요.
◆ 김혁건> 다행히 찾아주시는 분들이 계셔서 제가 이렇게 노래를 할 수 있는 것 같아요.
◇ 김현정> 그런데 노래 부르러 나오실 때마다 배 위에 앉고 다니는 까만 기계가 있어요.
◆ 김혁건> 네네.
◇ 김현정> 이제는 꽤 아는 분들은 아실 텐데… 그게 노래를 부르는 걸 도와주는 기계라면서요?
◆ 김혁건> 네. 복식호흡 보조장치, 로봇장치입니다. 성대만 움직이면 '아아' 이렇게 소리가 작게 나거든요. 횡경막이 폐부를 압박해서 숨이 강하게 '아아' 하고 나가야 되는데 그게 안 됐던 거죠.
◇ 김현정> 그래서 배를 누르는 기계를 얻어서 이제 마치 악기처럼 그 기계를 이용해서 노래를 하시는 건데요. 이야기를 조금 아프겠지만 5년 전으로 좀 돌려볼게요, 김혁건 씨.
◆ 김혁건> 네.
◇ 김현정> 특전사 출신이세요.
◆ 김혁건> 네, 특전사 모병 입대해서 제대했습니다.
◇ 김현정> 건장한 청년. 게다가 돈 크라이를 부르던 그때를 기억하시는 분들, 아니면 동영상 찾아보신 분들은 아실 거예요. 정말 록커입니다. 건장한 체격에 그렇게 고음 옥타브가 높이 올라갈 수 없는 록커.
◆ 김혁건> 네. 그랬죠.
과거 록커로 활동하던 김혁건 씨의 모습
◇ 김현정> 그랬죠. 어떻게 하다가 사고… 전신마비라는 큰 사고를 당하신 거예요?
◆ 김혁건> 오토바이를 타고 집에 가다가 신호 예측 출발을 한 차량과 정면 충돌을 했습니다. 목이 부러져서 온몸이 움직여지지 않더라고요. 목 아래로 움직일 수 없는 사지마비 장애를 가지게 되었습니다.
◇ 김현정> 병원으로 옮기고 부모님 얼굴까지 겨우 본 다음에 정신을 바로 잃으셨다면서요?
◆ 김혁건> 맞아요. 제가 정신을 잃어버리면 수술실에 들어가서 살아나올 자신이 없었어요. 그래서 말은 할 수 없었기 때문에 무언의 눈빛으로 사랑한다고 전하고... 어떻게 지나갔는지 모르겠어요. 드문드문 정신이... 기억이 나지 않네요.
◇ 김현정> 그렇게 해서 수술을 받고 눈은 떴습니다. 숨은 쉴 수 있는 걸 확인했지만 몸은 아무것도 움직이지 않을 때…
◆ 김혁건> 너무 절망적이었고요. 또 신문기사에서 제가 전신마비가 됐다는 수많은 기사를 포털사이트에도 실시간으로 올라오는 걸 보고 마음에 상처를 받았어요. 다시 노래를 하고 내 자리를 찾을 건데 기사에서 나를 전신마비 장애인이라고 딱 써버리니까요.
◇ 김현정> 당시엔 받아들일 수가 없는 거예요, 내 상황을 받아들일 수 없었던 그 상황. 그래서 더 괴로웠던 그 상황을 어느 순간에 받아들이고 오히려 더 감사하는 계기 같은 게 만들어진 건가요, 어떻게 하다가?
◆ 김혁건> 너무 힘든 시간을 보내다가 미국에 있던 제 친구가 저를 보러 와서 저를 안고 주일마다 교회를 나갔어요. 처음에는 받아들이지 못했는데 저를 위해서 헌신하는 친구를 보면서 아니, 도대체 이 친구가 믿는 하나님이 과연 어떤 분일까 궁금해지기 시작했죠. 저는 모든 거에 만족함을 느끼고 경제적으로도 어렵거나 이런 부분들이 없었고 순탄하게 지내다 보니까 하나님을 못 만났을 것 같아요. 그런데 지금 하나님을 만나게 된 건 제가 이런 시련을 겪었지만 저를 통해서 하나님의 사랑을 알리라, 이렇게 계기가 되지 않았나.
◇ 김현정> 자만했던 내가 오히려 철저히 낮아져서. 그러니까 숨 쉬는 것 노래하는 것 이 자체가 얼마나 귀한 일인지를 깨닫게 되셨다 이런 말씀이에요. 몇 년만에 무대에 서신 거예요? 첫 무대가?
다시 노래하는 김혁건 씨
◆ 김혁건> 첫 무대는 2년 뒤에 스타킹이라는 매체에서 해 보자 해서 무대에 나왔고 올해 초에 불후의 명곡이라는 프로에서 The Prayer라는 노래를 불렀어요.
◇ 김현정> 올해 초에 불후의 명곡이라는 프로그램에 나가서 기계를 안고 감동의 무대 선보이고 우승까지 했을 때 그때 기억 나세요? 그때 그 쏟아지던 박수, 조명 기억나세요?
◆ 김혁건> 네. 아버지, 어머니 두 분 다 오셨는데 어머니가 또 많이 우셨던 것 같아요.
◇ 김현정> 예전에 더크로스 시절에 3옥타브 넘나드는 노래였거든요, 돈 크라이가.
◆ 김혁건> 네, 맞습니다.
◇ 김현정> 지금은 그러면 어느 정도까지 소화가 가능하세요?
◆ 김혁건> 지금 노래할 때는, 라이브 할 때 2옥타브. 도레미. 미까지 나와요.
◇ 김현정> 이제 제2의 가수 인생 새롭게 시작을 하셨는데 어떤 꿈 가지고 계세요?
◆ 김혁건> 계속 노래를 부르고 하루하루 싸워나가서 승리하는 삶을 살고 싶고요. 그리고 노력하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 김현정> 사랑을 전하는 사람 희망을 전하는 사람 그 아이콘이 돼주시길 저도 기대하고 열심히 응원하겠습니다.
◆ 김혁건> 감사합니다.
◇ 김현정> 오늘 고맙습니다. 까만 기계를 안고 노래하는 사나이. 전신마비를 당했습니다. 하지만 지금 예전의 그 가수의 모습보다 더 아름다운 모습으로 노래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화제입니다. 가수 김혁건 씨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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