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 히어로즈 이택근. (사진=넥센 제공)
"기분 나쁘지 않았을까 걱정했다."
넥센 히어로즈 장정석 감독이 프로 데뷔 첫 고의사구를 경험한 이정후의 얘기를 꺼내면서 동시에 베테랑 이택근을 언급했다. 혹시 자존심에 상처를 입지 않았을까 걱정하는 마음이 가득했다.
장정석 감독은 20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리는 KIA 타이거즈와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경기를 앞두고 취재진과 만나 전날 있었던 이정후의 고의사구에 대해 얘기를 꺼냈다.
상황은 이랬다. 넥센이 4-2로 앞서가던 7회말 2사 2, 3루 상황. 타석에는 신인 이정후가 들어섰다. 그러나 이정후는 방망이를 휘두르지 않고 1루 베이스에 진출했다. KIA의 투수 박진태가 이정후를 고의사구로 걸러냈기 때문이다.
KIA는 이정후를 지나치고 이택근을 택했다. 결과적으로 작전은 성공했다. 이택근을 중견수 뜬공으로 처리하고 실점 없이 이닝을 마쳤다.
이 과정을 더그아웃에서 고스란히 지켜봤던 장 감독 이정후의 출루보다 이택근의 심리 상태에 더 비중을 뒀다.
장 감독은 "이정후가 잘하고 있는 것도 있겠지만 KIA 입장에서는 수비를 편하게 하려고 그런 것 같다"고 설명했다.
장 감독은 이어 "따로 얘기해보진 않았지만 이택근의 입장에서는 기분이 나쁘지 않았을까 걱정됐다"며 "그래서 이택근의 타구가 빠지길 바랐는데 결과는 아쉽게 됐다"고 말했다.
이택근은 KBO리그를 15시즌째 치르고 있는 베테랑 선수다. 이런 상황을 수없이 겪어봤다. 그래서인지 특별한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오히려 장 감독의 걱정과 달리 가파르게 성장하는 후배를 보며 뿌듯함을 느꼈을지 모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