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와 북한 조선그리스도교연맹이 8.15 직전 주일을 한반도 평화통일을 위한 공동기도주일로 정하고 양측이 합의한 공동기도문을 예배 중에 사용하기로 했습니다. 최경배 기잡니다.
[기자]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와 북한 조선그리스도교연맹이 8.15 평화통일 남북공동기도문에 합의했습니다.
최근 한반도 평화조약 체결을 위한 유럽캠페인에 나섰던 교회협의회는 독일 라이프치히에서 북한 조선그리스도교연맹을 만나 공동기도문을 함께 작성했습니다.
세계교회협의회 WCC는 해마다 8월 15일 직전 주일을 한반도 평화통일을 위한 공동기도주일로 지정해 남북이 합의한 공동기도문을 사용해 오고 있습니다.
올해도 남북이 공동기도문에 합의함에 따라 전세계 교회가 이 기도문을 사용하게 됩니다.
[녹취]
나핵집 목사 /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화해와통일위원회 위원장
“아직은 남과 북이 서로 접촉하거나 서로 오고가지 못하는 그런 상황속에서 이번에 그래도 교회만이라도 함께 기도문을 채택해서 함께 기도하고 예배드릴 수 있다고 하는 것은 우리 남북 간의 화해와 평화를 위해서 더 나아가서는 한반도 평화를 위해서 굉장히 중요한 지점에 남북기도문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올해 8.15 평화통일 남북 공동기도주일 기도문은 에스겔 37장 16절부터 17절 말씀을 주제로 하나님 안에서 연합해 하나가 돼야 한다는 점이 강조됐습니다.
남북 교회는 일제의 억압이 사라졌지만, 아직도 민족끼리 증오하고 있으며, 여전히 주변 나라들의 간섭을 받고 있는 처지를 주님이 불쌍히 여기시고 민족의 역사에 개입해 주시길 고백하는 내용을 기도문에 담았습니다.
또, 입으로는 하나의 민족이요 같은 동포라고 하면서 서로 증오하고 있는 현실을 고백하고, 하루속히 소통의 문이 열리고 이 땅에 화해와 포용의 역사를 열어가길 기원했습니다.
한편, 교회협의회는 올해 8.15에는 평양을 방문해 북측과 공동예배를 드리는 방안을 추진했으나 북측이 상황이 여의치 않다며 거부 입장을 밝혀 계획이 무산됐습니다.
[녹취]
김영주 총무 /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조선그리스도교 형제들과 만나 남북통일을 위한 남북 교회의 역할에 대해 진지한 대화를 가지기도 하였습니다. 남북 교회 간의 주요 사업이 적극적으로 합의되지 못했지만 계속 협의를 이어가기로 했습니다.”
이에 따라 올해 8.15 예배는 남과 북이 각각 드리게 됩니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화해와 통일위원회는 다음달 13일 오후 2시 30분 서울 전농교회에서 한반도 평화통일 공동기도주일 연합예배를 드립니다. CBS뉴스 최경배 입니다.
(이하 전문)
<2017년 8.15 평화통일 남북/북남 공동기도주일 기도문>“너는 막대기 하나를 취하여 그 위에 유다와 그 짝 이스라엘 자손이라 쓰고 또 다른 막대기 하나를 취하여 그 위에 에브라임의 막대기 곧 요셉과 그 짝 이스라엘 온 족속이라 쓰고 그 막대기들을 서로 연합하여 하나가 되게 하라. 네 손에서 둘이 하나가 되리라.” (에스겔 37장16-17절)
자비하신 하나님!
올해도 어김없이 8월이 찾아왔습니다. 우리는 아직도 남과 북/북과 남에서 따로따로 광복을 기억하고, 기념합니다. 얼마나 혹독한 세월이 흐르고, 잔인한 대결 속에 지냈습니까? 비록 일제의 억압은 사라졌지만, 아직도 민족끼리 증오하고 있으며, 여전히 주변 나라들의 간섭을 받고 있습니다. 주님, 우리의 처지를 불쌍히 여겨 주시옵소서.
역사를 주관하시는 하나님!
우리는 지난 72년 동안 하나 되는 꿈을 꾸었지만, 속마음과 달리 서로 등지고 원수처럼 살아왔습니다. 사랑하는 식구들이 나뉜 채 살아가며, 다른 체제와 이념으로 분단의 담을 높이 쌓았습니다. 주님, 이 민족의 역사에 거룩하신 두 손으로 개입하시길 원합니다. 뜨거운 마음으로 통일을 소망하게 하시고, 서로 협력함으로 희망의 땀을 흘리게 하소서. 해마다 8월을 맞을 때마다 우리로 가슴 찢어 회개하게 하시고, 저마다 가슴 벅찬 소명을 품게 하옵소서.
평화를 이끄시는 하나님!
주님, 우리는 입으로는 하나의 민족이요, 같은 동포라고 하면서 서로 증오하였습니다. 남북기본합의서, 6.15남북공동선언, 10.4남북정상선언의 정신을 훼손하였고, 금강산 관광과 개성공단의 문빗장을 굳게 닫아걸었습니다. 그리하여 이 땅은 더 큰 위험과 위협 속에 놓였습니다. 주님, 평화를 목말라하는 우리의 간절한 호소를 들어주시옵소서.
소망을 주시는 하나님!
주님, 우리가 또 꿈을 꾸게 하소서. 외세와의 군사훈련이 필요치 않은 금수강산, 이웃 강대국들에게 간섭과 부림을 받지 않는 새 세상을 바라보게 하소서. 8.15 해방의 감격, 그 때의 초심으로 다시 시작하게 하옵소서. 하루속히 소통의 문이 열리게 하시고, 공동번영을 위해 어깨동무하게 하시며, 허심탄회하게 남과 북/북과 남이 만나게 하옵소서. 주님, 이 땅에서 화해와 포용의 역사를 새롭게 열어가게 하옵소서.
은혜의 하나님!
우리나라, 삼천리에 성령의 은총을 내리시옵소서. 평화의 맑은 햇살이 백두에서 한라까지 두루 비추고, 기쁨의 소나기가 온 나라의 메마른 대지를 적시게 하옵소서. 이 땅과 세계에 흩어진 팔천만 민족이 누구나 행복하고, 저마다 주인으로 살도록 인도하옵소서. 그리하여 하나 되어 더욱 커진 우리 민족이 온 세계를 두루 섬기게 하옵소서.
평화의 임금,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2017년 8월 15일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 조선그리스도교련맹 중앙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