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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K로 향하는 보수 주자들…하한기 '적통경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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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K로 향하는 보수 주자들…하한기 '적통경쟁'

    유승민, 대구서 '기지개'…홍준표는 내달 방문 예정

    바른정당 유승민 의원과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 (사진=황진환, 윤창원 기자)

     

    보수진영의 '대구·경북(TK)' 공략전이 막을 올렸다. 당 차원의 전략이 가동되고, 지난 대선 후보들이 전장으로 향하고 있다.

    TK로 쏠리는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의 시선은 어느 때보다 비상하다. 지역 기류가 더이상 깃발만 꽂으면 당선되는 '보수텃밭'이 아니기 때문. 이제는 내년 지방선거에서 여권으로부터 사수하고, 진영 내 경쟁에서 승리해야 하는 치열한 전쟁터다.

    여론조사 수치도 이 같은 보수의 위기를 보여준다. 7월2주차 갤럽 여론조사에서 TK 지지율 1위 정당은 더불어민주당(33%)이었다. 한국당과 바른정당은 17%로 동률이었다.

    ◇ 유승민, 대선 후 첫 공식 지역 방문지는 '대구'

    이 지역을 먼저 찾은 정당은 바른정당이다. 19일부터 1박2일 일정으로 지도부가 총출동했다. 민심잡기 전국투어의 첫 출발지로 이곳을 택한 것이다. 특히 대선 후보였던 유승민 의원도 이번 일정에 함께했다. 대선 이후 첫 공식 지역 방문인 만큼, 큰 의미를 실은 발걸음이다.

    유 의원은 19일 대구 지역 대한노인회 간담회에서 "내년 지방선거와 3년 뒤 총선의 최대 승부처는 대구"라며 "이제 대구 정치도 바뀌어야 한다. 대구의 어르신들도 여유를 갖고 무엇이 옳은지 걱정을 하실 시간이 됐다"고 했다.

    그는 한국당과의 통합 가능성에 대해 "당장의 통합은 옛날 새누리당으로 돌아가는 것"이라며 "원칙 없는 통합보다는 경쟁을 지켜봐 달라"고 밝혔다. 이 지역 50대 이상 장년층 사이에서 여전히 유효한 '배신의 정치' 프레임을 깨고, 그 자리에 '보수 적통'을 각인하려는 목소리다. 유 의원은 대구 동성로를 찾아서도 "대구 시민이 (저희의) 진심을 알 때까지 저희들은 대구에서 보수를 하겠다"고 했다.

    이혜훈 대표도 이틀 꼬박 대구와 경북을 샅샅이 훑었다. 20일에는 보수단체의 반발을 뚫고 경북 구미의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도 방문했다. 당은 중도 외연 확장에 공을 들이고 있지만, 뿌리는 보수에 두고 있음을 부각시킨 행보로 풀이됐다.

    이 같은 일련의 움직임에는 TK에서 한국당에 우위를 점하면 보수진영 경쟁에서 승리할 수 있다는 기대가 깔려있다. 수도권과 젊은층에서 이미 '대안 보수'의 이미지를 굳혀가고 있는 만큼, 이 지역 민심까지 확보하면 향후 통합의 주도권을 쥐고 보수 본류로 도약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TK 부모론'까지 띄운 한국당

    속내가 더 복잡한 쪽은 TK에 가장 많은 지분을 쥐고 있는 한국당이다. 내년 지방선거 때 여당이나 바른정당이 이 지역에서 유의미한 성과를 거둘 경우 당이 뿌리째 흔들릴 수 있다는 평가다. 홍준표 대표도 지도부 인사들에게 "TK가 지방선거의 최대 격전지"라며 "향후 (당의) 정치적 행보를 결정지을 곳"이라고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위기의식 아래 한국당 지도부는 18일 지역 민원창구 격인 TK발전협의회를 만들었다. 출범식에는 홍 대표와 권영진 대구시장, 김관용 경북도지사 등이 참석했다. 협의회 구성을 제안한 이철우(경북 김천) 최고위원은 이 자리에서 "자식이 자라서 부모에게 잘 하듯이 이제는 우리 대구·경북을 위해 뭔가를 해야 한다"며 'TK 부모론'을 펴기도 했다.

    홍 대표는 대구 달서병 당협위원장 자리를 직접 맡는 방안과 함께 휴가철이 지난 내달 말 TK 방문도 검토 중이다. 당 지도부는 이 지역 당원을 늘리기 위해 당비를 1000원으로 내리고, 온라인 당원 교육도 적극 실시하기로 했다.

    이처럼 치열한 양당의 보수 적자 경쟁은 당 대표 간 논쟁으로도 표출되고 있다. 이 대표는 한국당 류석춘 혁신위원장 임명을 둘러싼 '극우 논란'에 대해 "태극기로 상징되는 사람들은 낡은 보수이자, 대한민국과 유리돼 결국 소멸될 수 밖에 없는 세력들"이라며 "함께 살 길을 찾겠다는 분들은 한시라도 빨리 바른정당이라는 구명보트에 옮겨 타시라"고 했다.

    홍 대표는 바른정당을 정부 여당의 일개 중대로 표현하며 아예 보수진영으로부터 밀어냈다. 그는 문재인 대통령과 정당 대표 회동에 불참하면서 "저들이 본부중대, 1·2·3 중대를 데리고 국민 상대로 아무리 정치쇼를 벌여도 우리는 우리 갈 길을 간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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