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물난리를 보고도 출국했다니, 절망
- 오히려 잘돼, 지방자치 적폐 청산해야
- 30여년 만에 또 듣는 '레밍'…기가 차
- 카메라에 얼굴 비치는데 1시간? 씁쓸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박찬종(변호사)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습니다. 충북도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죄의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내일부터 모든 일을 제쳐놓고 수해현장으로 달려가겠습니다."엄청난 물난리에도 불구하고 외유성 해외연수를 떠났다가 국민적인 지탄을 받았던 충북도 도의회 의원들이 돌아와서 어제 기자회견을 한 그 장면인데요. 여행을 갔던 4명 중 2명이 어제 급히 귀국을 했습니다. 그런데 아직 돌아오지 않은 김학철 도의원은 ‘뭐가 문제냐’ 반발을 하면서 국민들을 집단 행동하는 들쥐에 빗대기까지 했습니다. 공분을 더 자아내고 있는데요. 우리 사회 공직자들의 모습, 사회 원로는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요. 오늘 이 시간 박찬종 변호사 연결해 보겠습니다. 박찬종 변호사님 안녕하세요.
박찬종 변호사 (사진=자료사진)
◆ 박찬종> 안녕하십니까.
◇ 김현정> 우선 이 물난리 속에서 해외연수 간 도의원들 어떻게 보셨어요?
◆ 박찬종> 이게.. 물난리 나는 현장을 보고도 출국했다고 하는 것에 유권자들의 절망감은 아마 깊으리라 생각합니다. 선출직 공무원, 예를 들면 국회의원을 비롯해서 지방의원의 특성 중 하나는 대단히 좀 말씀드리기가 송구스럽지만 공인의식들이 결여돼 있어요. 이상한 풍토인데.
◇ 김현정> 아니 왜 선출직이 공인의식이 결여됩니까?
◆ 박찬종> 건들건들하고 적당히 하고 건성건성하고 그리고 국회의원들은 세비나 이득 차릴 일들에만 골몰하고 그걸 지방의원들이 그대로 답습해가지고.. 나쁜 풍토가 만연해 있어요.
◇ 김현정> 건들건들한다는 건 일단 어깨에 힘이 좀 들어가고 뭔가 좀 이렇게 권세를 누려도 될 것 같은 잘못된 인식을 가지고 있다는...
◆ 박찬종> 그러니까 이런 경우에 이 분들이 공인의식이 결여되고 자제력을 잃은 겁니다. 물난리 난 걸 보고도 출국을 했는데. 수해지역으로 달려간다는 마음이 앞섰다고 한다면 출국조차 할 수 없는 거죠.
◇ 김현정> 그런데 이 사람들은 이렇게 해명을 했어요. 선진 문화관광을 배우려고 우리가 계획한 연수지, 이거 놀러가려고 한 거 아니고 게다가 지난 해에 국정농단 사태가 나면서 2번 연기를 했다. 이번에도 연기를 하면 위약금을 물어야 돼가지고 어쩔 수 없이 간 거다.
◆ 박찬종> 아니, 위약금 물더라도 안 가야죠, 그게. 그리고 언론에 보도가 된 바에 의하면 방문지역이라는 게, 충북도의회에 뭐가 참고가 되는 지역입니까? 전부 파리, 뭐 로마 이렇게 일반적으로 말하는 관광지역을 갖다 스케줄을 넣어놨는데.
◇ 김현정> 보니까 개선문, 피사의 사탑 이런 거 들어있더라고요.
◆ 박찬종> 그럼요. 그러니까 체면 없는 짓이죠.
◇ 김현정> 지금 보면 말이죠. 이게 한두 번 일어난 일이 아니에요. 과거에도 이렇게 해외연수, 외유성 해외연수를 가고 국민들이 비판하면 짐 싸서 돌아오고 이런 일들이 있었는데도 계속 반복되는 건 왜 그러는 걸까요?
◆ 박찬종> 그렇게 질문을 하시니까 저는 이렇게 생각합니다. 광역의원이 전국에 17개 시도에 600명이고. 그 다음에 기초의원은 235개 기초단체에 3000명의 기초의원이 있는데 이 기회에 지방자치제 새 정부가 들어섰으니까 운영과 그 행태에 대해서 적폐를 세심하게 살펴서 1년 뒤에 있을 지방선거에 과연 이런 식의 지방자치제를 유지할 것인가 하는 것을 반성해야 하는 계기로.. 잘 일어난 일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 김현정> 오히려 잘 일어났다. 지방자치도 이 기회에 적폐 문제 있으면 청산하고 가야 한다? 들여다보자. 청산하는 계기 만들자 지금 그러셨어요. 하여튼 이렇게 간 것도 문제인데. 돌아오지 않은 채 해외일정을 이어가고 있는 도의원도 있습니다. 김학철 도의원. 이분이 어떤 발언을 했느냐 하면 만만한 게 지방의원이냐? 무소불위 특권을 가진 국회의원도 아니다, 우리는. 국민들이 이상하다. 내가 봤을 때는 레밍 같다는 생각이 든다. 집단 행동하는 설치류. 이 발언 때문에 국민들이 더 화나셨어요. 이거 레밍 얘기 어떻게 들으셨어요?
(사진=KBS 방송 화면 캡처)
◆ 박찬종> 아유, 끔찍한 얘기인데 레밍은 사전적 의미로는 시궁창 쥐를 말한다고 해요, 시궁창 쥐.
◇ 김현정> 시궁창 쥐입니까, 쥐 중에서도?
◆ 박찬종> 쥐 종류 중에서도 가장 더러운 시궁창 쥐. 무리를 지어 다니면서 먹거리를 찾아 시궁창을 다니고 하는 그 쥐를 레밍이라고 하는데 이게 1979년 12.12 사태 당시에 주한미군 사령관인 존 위컴이 한국 국민을 상대로 레밍 쥐라고 발언한 바가 있습니다. 화제가 되고 분노를 샀는데 30여 년 만에 충청도 도의원 입에서 우리가 우리 국민을 레밍이라고 이야기하는 건 참 기가 찰 일입니다, 이게.
◇ 김현정> 게다가 지난 촛불민주주의 과정을 우리가 다 보지 않았습니까? 국민들이 일어나서 정권의 문제점을 비판하고 결국은 탄핵까지 이끌어내는 온 세계가 칭찬하는 그 과정을 봤는데 그 국민들을 가르켜 지금 레밍, 시궁창의 들쥐라고 표현을 한 거예요.
◆ 박찬종> 그러니까 그 도의원의 의식 구조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생각을 갖고 있으니까 물난리 나고 폭우 피해가 발생하고도 갈 수 있는 배짱이 생긴 게 아닌가 싶어요.
충북도의회 김학철 의원 (사진=자료사진)
◇ 김현정> 김학철 도의원은 지난 3월에도 이런 발언을 했습니다. 탄핵 반대집회에 나가 가지고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에 찬성하는 국회의원 250명을 빗대어서 250마리의 위험한 개들이 미쳐서 날뛰고 있다. 그 미친 개들을 사살해야 한다, 이런 비유적인 발언을 했던 게 드러났어요. 그건 어떻게 생각하세요?
◆ 박찬종> 아마 새누리당, 자유한국당 소속인 것 같은데 친박 호위무사 집단에 버금가는 박근혜 대통령 호위무사를 자처하는 사람, 아직도 정신 못 차렸군.
◇ 김현정> 아직도 정신 못 차린 거 아니냐. 그러자 자유한국당의 홍준표 대표도 화를 많이 냈다고 그래요. 그날 홍 대표가 청와대 대통령 오찬회동 거부하고 청주 내려가서 복구 작업을 돕고 있었는데 이 도의원들 소식을 듣고 당장 돌아와라, 오면 중징계 하겠다, 이렇게 비판을 했답니다. 제명 권고를 빨리 결정한 것에 대해서는 어떻게 괜찮다고 보시죠?
◆ 박찬종> 아유, 지금 국민 여론이 들끓는데 당연히 그렇게 해야죠.
◇ 김현정> 그렇죠? 그런데 홍준표 대표가 수해 현장에서 행동한 또 하나가 후에 논란이 됐어요. 사진 한 장이 나왔는데. 이른바 장화 의전 논란입니다. 뭐냐 하면 삽질을 하면서 복구 작업을 하는데 검정색 긴 장화 그걸 신고 하잖아요. 그걸 스스로 신지 않고 옆에 있는 관계자들이 한 짝씩 신겨준 겁니다.
◆ 박찬종> 저도 화면을 봤는데 홍준표스럽다. 홍준표스럽다는 말이 탄생하는 순간이라고 생각합니다.
◇ 김현정> 무슨 말씀이세요? 홍준표스럽다니요?
◆ 박찬종> 홍준표스럽다는 말은 예측불허의 행동, 예측불허의 막말 쏟아내고 하는 것... 그날 그 시간에 5당 대표 청와대 초청받은 날 아닙니까, 그게?
◇ 김현정> 그렇죠.
◆ 박찬종> 그러면 당연히 가야 됩니다, 당연히. 지금 두 달된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율이 높은 것은 박근혜 대통령의 불소통에 반사적으로 소통을 광폭적으로 하는 것 때문에 유지되는데. 그 소통의 힘으로 청와대 가서 할 말을 해야 돼요.
◇ 김현정> 할 말이 있으면 가서 했었어야 된다.
◆ 박찬종> 홍준표 다우려면 가서 책상을 치면서 왜 대통령께서는 한미 FTA를 왜 반대했느냐.
◇ 김현정> 예전에, 과거에..
◆ 박찬종> 예를 들면 그러고 난 다음에 그리고 수해현장을 가야죠. 안 가고 임금이 신하들 도움을 받아가지고 장화 신듯이 그런 모습을 보이고. 그리고 가서 무슨 6시간을 하겠다. 6시간을 하면 한나절을 한다는 것 아닙니까?
◇ 김현정> 6시간을 한다고 그랬죠.
◆ 박찬종> 저는 절대 6시간 안 할 것이라고 봤습니다. 카메라에 사진만 찍고 돌아설 것이다. 이게 대한민국 정치 지도자, 특히 국회의원들의 행태이고 속성입니다.
◇ 김현정> 알겠습니다. 실제로 1시간 정도 머물고 돌아왔습니다.
◆ 박찬종> 몇 년 전에 태안에 기름이 쏟아졌을 때 바다를 시커멓게 물들인 적 있지 않습니까?
◇ 김현정> 있었죠.
◆ 박찬종> 그때 곳곳에 정치인들이 몰려가고 어떤 일을 벌였는가 하면 말이죠. 카메라를 보고 손은 아래에서 흔들면서 눈은 카메라로 가 있어요, 이게.
◇ 김현정> 참 웃지 못할 일이에요.
◆ 박찬종> 정말... 아니, 정말 웃다가도 울 일인데, 이게 말이죠. 카메라 보고. 홍준표 후보도 그날 보니까 삽질 하는데 자꾸 카메라를 보는 자기 얼굴을 나타내려고.
◇ 김현정> 알겠습니다. 홍준표 대표가 들으면 그래도 나는 열심히 하려고 했는데 서운하다 하실지 모르겠습니다만 국민들 보기에는 한 시간 정도 하고 장화 신겨주고 벗겨주고 이게 그렇게 좋아보이지는 않았다는 것. 이거는...
◆ 박찬종> 1시간이라는 게 요새 언론기관이 많기 때문에 카메라가 많이 왔지 않겠습니까? 골고루 얼굴 비치는 시간이 1시간이에요, 요즘은. 그거 딱 끝나자마자 카메라 다 찍었습니다. 그래, 그러고 일어났을 겁니다.
◇ 김현정> 이야기하다 보니까 씁쓸해지네요..
◆ 박찬종> (웃음) 홍준표 대표 친한데 욕 좀 먹게 생겼네요.
◇ 김현정> 나중에 통화 따로 하세요. 고맙습니다.
◆ 박찬종> 네.
◇ 김현정> 박찬종 변호사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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