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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력화된 'PD수첩', 시청자도 떠나… 경영진, 재갈 거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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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력화된 'PD수첩', 시청자도 떠나… 경영진, 재갈 거둬야"

    제작중단 4일째, MBC PD협회 성명 발표

    25일 오전,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 사옥 1층 로비에서 'PD수첩' PD들이 피케팅을 하고 있는 모습 (사진=송일준 PD 제공)

     

    MBC 'PD수첩' PD들이 5일째 제작중단에 나선 가운데, MBC PD협회가 PD들을 지지하며 경영진에게 아이템 '검열'을 멈출 것을 요구했다.

    MBC PD협회(협회장 송일준)는 25일 오전 성명을 내어 경영진의 결정을 비판했다. PD협회는 김도인 편성제작본부장과 조창호 시사제작국장이 '방송은 당해 사업자 또는 그 종사자가 직접적인 이해당사자가 되는 사안에 대하여 일방적 주장을 전달함으로써 시청자를 오도하여서는 아니된다'는 방송심의규정을 들며 제작 불허를 내린 것에 대해 "'PD수첩' 제작진은 한상균 위원장 판결과 관련해 직접적 이해당사자가 아니"라고 주장했다.

    PD협회는 "민주노총 조합원은 70만 명이다. 그들 모두가 한상균 위원장 판결의 직접적인 이해당사자인가. 회사는 심지어 'PD수첩'을 향해 '민주노총 청부 제작소'라는 망발을 했다. 노동조합 노이로제가 아니고서는 도무지 이해되지 않는 사고"라며 "PD는 방송인이며 동시에 노동자다. 만약 PD가 노동 문제를 다루기 위해선 노동조합에서 탈퇴를 해야만 하는가? 이것은 엄연한 부당노동행위"라고 꼬집었다.

    PD협회는 "PD 개인의 삶은 현실을 이해하는 출발선의 역할을 하기 때문에 의식적으로 배척만 할 이유가 없다"면서도 "모든 개인적 관심과 신념이 프로그램이 되는 것은 아니다. PD가 객관적인 거리를 두고 사안을 바라보는 과정을 거치며 제작 여부를 재검토하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PD는 개인을 넘어 전문가의 지위를 획득한다"고 말했다.

    이어, "방송심의규정에서 '직접적인' 이해당사자로 범위를 한정하고 있으며 '일방적 주장을 전달하면 안 된다'는 조건을 붙인 이유도 PD의 전문성을 최대한 보장하려는 취지가 깔려있기 때문이다. 단지 노동자라서 노동 문제를 다루지 말라는 것은 경영진과 해당 보직자들이 언론과 방송의 본질에 얼마나 무지한지, 또한 PD들의 양심과 전문성을 얼마나 무시하고 있는지 확인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PD협회는 "'PD수첩'은 그 동안 각종 폐단을 쌓아 온 경영진에 의해 무력화됐다. 마땅히 해야 할 아이템을 할 수 없었고 조금이라도 예민한 이슈를 다루려 하면 지원받기는커녕 극렬한 방해에 위협을 느꼈다. 그 사이 시청자들은 이미 프로그램을 떠났고 이제 다시 쳐다보지도 않고 있다"고 밝혔다.

    25일 오전,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 사옥 1층 로비에서 'PD수첩' PD들이 피케팅을 하고 있는 모습 (사진=송일준 PD 제공)

     

    PD협회는 "'PD수첩' 입에 재갈을 물리면서 MBC는 몰락했다. 시청률, 영향력, 신뢰도 모두 바닥을 기는 이유가 바로 PD들의 입에 쑤셔 넣어진 재갈 때문이다. 'PD수첩' 제작진의 '제작중단'은 그 재갈을 온 몸을 던져 풀어내겠다는 PD들의 결의다. MBC PD협회는 'PD수첩' PD들의 참담한 심정에 깊이 공감하며 이들이 싸워 나아갈 길에 동참할 것"이라며 김도인 본부장과 조창호 국장의 자진사퇴를 촉구했다.

    ◇ 최승호 PD "MBC 경영진 주장, 언론자유와 언론인 자율성 부정"

    MBC 'PD수첩'에서 '4대강 수심 6m의 비밀', '검사와 스폰서' 등 굵직한 특종을 보도했던 최승호 해직PD도 25일 오전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조창호 시사제작국장을 비판했다.

    최 PD는 조 국장이 기자 시절 했던 노동 관련 리포트(링크)를 공개하며 "조 국장은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 문제 등 노동문제를 다루겠다는 피디수첩 제작진에게 '민주노총 산하 언론노조 조합원이 다루는 것은 제척대상'이라며 제작을 막았는데, 자기가 과거에 한 리포트도 하면 안되는 것이었는지 묻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언론노조 조합원은 노동문제를 다룰 수 없다'는 조창호 씨와 MBC 경영진의 주장은 언론자유와 언론인의 자율성을 부정하는 망발입니다. 헌법과 방송법 편성규약 등 언론과 관련해 존재하는 모든 규범을 부정하는 주장"이라며 "따라서 저는 이처럼 모든 형태의 언론규범을 부정하는 김장겸과 그 일당이 국민의 공기인 공영방송에 대한 지휘권을 행사하도록 더 이상 놔둬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PD수첩' 제작진은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 이야기를 비롯해 장시간 노동, 사회적 멸시 등 부당한 처우에 시달리는 노동문제를 다뤄 오는 8월 1일 방송하려 했다. 그러나 MBC 시사제작국 조창호 국장을 비롯한 간부들은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 소속인 PD들이 언론노조 상급단체인 민주노총 위원장을 다룰 경우 공정성 문제가 발생한다며 제작을 불허했다.

    21일 오후 시작('PD수첩' 제작 PD 11명 중 10명 참여)된 제작중단은 4일째 이어지고 있다. PD들은 출근길, 점심 시간 피케팅을 벌이며 일상화된 제작자율성 침해를 중단할 것을 요구 중이다. 어제(24일)는 기자회견을 열어 2013년부터 현재까지 지속된 'PD수첩' 제작자율성 침해 사례를 발표하기도 했다. (관련기사 CBS노컷뉴스 17. 7. 24. 일상적인 제작자율성 침해, 'PD수첩'을 멈추게 하다)

    1명을 제외하고 PD들이 모두 제작중단 중이기에, 'PD수첩'은 당장 오늘(25일) 방송부터 결방된다. 빈 자리에는 MBC '100분 토론'이 한 시간 앞당겨져 방송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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