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지난 4월 열병식에 공개했던 ICBM급 추정 미사일. 발사관에 들어있어 실물이 보이지는 않았다. (사진=SNS 캡처)
우리 정부의 군사회담과 적십자회담 제안을 외면하고 있는 북한이 이번 주 미사일 발사시험을 할 가능성이 높다는 외신 보도가 잇따르면서 북한의 미사일 도발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미국 CNN 방송은 탄도미사일 발사 장비를 실은 수송 차량이 지난 21일 북한의 미사일 발사 시험이 자주 이뤄지는 평북 구성에 도착했다고 미국 국방부 관리를 인용해 25일 보도했다.
이 관리는 발사 장비가 포착되면 통상 그로부터 6일 안에 실제 발사로 이어진다고 설명했다.
미사일 발사 장비차량이 지난 21일에 평북 구성에 도착했다면 이로부터 6일 뒤인 27일이 유력한데, 공교롭게도 27일은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중시하는 정전협정 체결 64주년에 해당되는 만큼 실제 시험 발사가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CNN은 지난 19일에도 미 정보당국이 첩보위성을 통해 북한에서 또 다른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또는 중장거리탄도미사일(IRBM) 발사 시험을 준비한다는 정황을 포착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이와 관련해 국방부와 통일부, 외교부 등 정부 당국도 북한 동향을 예의주시하며 동향 파악에 나서고 있는 가운데 이미 지난 4일 화성-14형 발사로 사실상 대륙간탄도미사일 발사시험 성공을 주장한 북한이 이번에는 어떤 미사일을 발사할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지난 4월 북한이 열병식에서 공개한 ICBM 추정 미사일 가운데 하나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당시 북한은 한 축 바퀴가 8개인 차량에 실린 것과 한 축 바퀴가 7개인 차량에 실린 미사일을 공개했다.
미사일은 발사관 안에 들어 있어 실물이 보이지는 않았다. 이 가운데 한 축 바퀴가 8개인 차량에 실린 것이 바로 화성-14형으로 추정된다.
지난 4일 고각으로 발사돼 고도 2800㎞로 날아 930㎞를 비행해 실제 사거리는 8천㎞가 넘을 것으로 평가된 미사일이다.
이제 남은 것은 한 축 바퀴가 7개였던 차량에 실린 미사일이다. 일각에선 이 미사일이 화성-14형과 다른 고체 연료 엔진을 장착했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북한이 그동안 액체 연료 기반의 화성 계열과 고체 연료 기반의 북극성 계열로 나누어 탄도미사일을 개발해 왔기 때문이다.
고체연료 기반의 미사일은 연료 주입시간이 짧고 차량 이동도 용이해 기습 발사가 가능하다.
김동엽 경남대학교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화성-12와 화성-14형을 한 번씩 발사했으나 미국이 기술을 저평가하고 있어 이 미사일들을 또 시험발사 할 수도 있고 열병식에서 발사관만 공개된 미사일을 발사할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했다.
김동엽 교수는 "바퀴 한 축이 7개였던 미사일의 경우 당시 끝에서 두번째로 공개돼 사거리는 화성-14형 보다 짧지만 엔진이 다른 즉 고체연료 기반의 ICBM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