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자료사진)
버스나 화물차량 같은 사업용 차량의 졸음운전을 막기 위해 노동시간 상한선이 마련되고 자동비상제동장치·차로이탈경고장치 장착이 의무화된다.
국토교통부는 28일 관계부처 합동으로 마련해, 당정협의를 거쳐 확정한 '사업용 차량 졸음운전 방지대책'을 발표했다.
대책은 ▲운전자 노동여건 개선 ▲첨단안전장치 장착 확대 ▲안전한 운행환경 조성 ▲안전 중심의 제도기반 마련 등 크게 4가지에 초점을 맞췄다.
◇ 운수업, 특례업종 규정에서 제외… 안전장치 장착도 확대먼저 시간 제한 없이 연장 근무를 허용하고 있는 노동시간 특례업종 규정 대상에서 운수업을 제외하도록 고용노동부가 관계기관 및 운수업계, 전문가 등과 논의를 거쳐 대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그동안 사업주가 상호 합의라는 명목으로 운전자에게 과도한 연장 근무·휴게 시간 변경 등을 강요하면서 특례업종 규정이 졸음 운전을 유발한 구조적 원인으로 작용했다는 지적이 제기돼왔다.
아울러 국토부는 광역버스 운전자의 연속 휴식시간(전일 운행 종료 후 익일 운행 시까지의 시간)을 현행 8시간에서 최소 10시간 이상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정부는 위와 같은 조치로 기존 1일 16~18시간 근무나 2일 연속근무 후 1일 휴식(복격일제) 등 무리한 근무형태를 방지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또 휴식시간 미준수 등 주요 위반행위에 대해서는 행정처분 기준을 상향 조정해 운전자의 무리한 운행을 사전에 방지할 계획이다.
이처럼 운전자 노동시간을 줄인 데 따른 운수업체의 추가 고용부담에 대해서는 고용창출지원금을 지원하고, 경기도 수도권 광역버스에는 버스 준공영제를 도입해 업체의 손실을 보전할 방침이다.
운전자의 위험운전을 방지하기 위한 첨단안전장치로는 우선 올해 안에 현재 운행 중인 수도권 광역버스 3000여대에 '전방충돌경고기능(FCWS)'을 포함한 '차로이탈경고장치(LDWS)' 장착할 예정이다.
또 FCWS 및 LDWS를 의무적으로 장착해야 하는 사업용 차량 대상을 기존 11m 초과 승합차량에서 고속도로를 운행하는 길이 9m 이상 사업용 승합차량으로 2019년까지 확대하고, 조기 장착을 위해 장착비용의 일부를 지원한다.
새로 제작되는 차량도 국제기준에 따라 모든 승합차와 3.5톤 초과 화물·특수차량에 비상자동제동장치(AEBS)와 LDWS를 단계적으로 의무 장착하도록 하되, 다만 시내·마을·농어촌 버스는 제외하기로 했다.
이처럼 첨단안전장치를 장착한 신규 제작차량을 빠르게 보급하도록 사업용 버스차량을 대·폐차할 때 장치 장착비용의 일부를 재정으로 지원하고, 고속도로 통행료 할인도 추진한다.
◇ 장시간 연속 운행 예방책 마련… 교통안전 종합조정 기구 신설 검토이 외에도 올해 안에 수도권 광역버스 주요 회차지 및 서울역, 강남역, 양재역, 잠실역, 사당역 등 환승거점에 휴게시설을 설치하고, 회차지에서 운전자 교대가 가능하도록 유도하기로 했다.
터미널에서 휴식이 가능한 시외버스와 달리 광역버스는 회차지에 휴게시설이 없어 장시간 운전이 불가피했다는 지적에 따른 조치다.
또 올해 안에 상습정체 구간·터널 진입부 등 졸음운전 위험지점 130개소(고속도로 64개소, 국도 66개소)에 대해 졸음운전 방지시설(횡그루빙, 돌출차선 등)을 설치하고, 2020년까지 민자도로를 포함한 고속도로에 졸음쉼터를 70개소 확충하기로 했다.
운수 사업의 인‧면허요건도 기존 시설 중심에서 운전자수, 휴식시간 준수 등 노동여건도 심사하도록 강화한다.
M-버스의 경우 사업자를 선정할 때 안전분야 및 노동자 처우개선 등의 평가항목 비중을 현행 20%에서 40%로 상향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다음달까지 안전관리 취약 운수업체 약 200개사에 대해 관계기관 합동으로 실태점검을 실시하고, 노선버스의 경우 운행기록을 주기적으로 제출하도록 제도를 개선해 휴게시간 보장 등 업체의 안전관리 실태를 상시 점검할 계획이다.
또 각 기관에 분산 운용됐던 교통안전정책을 체계적으로 추진하도록 교통안전 정책을 종합 조정할 수 있는 논의 기구를 마련하고, 대중교통 안전시설 확충, 노후 SOC 개량 등 교통안전 투자를 강화하기 위한 재원 확보방안도 검토하기로 했다.
앞서 봉평터널에서는 지난해 7월 전세버스 추돌사고와 지난 5월 시외버스 추돌사고로 각각 4명씩 숨졌고, 지난 9일에는 경부고속도로에서 광역버스 7중 추돌사고가 일어나는 등 사업용 버스 운전자의 졸음운전으로 인한 인명피해가 잇따라 발생한 바 있다.
국토부 김현미 장관은 "다시는 졸음운전으로 인해 안타까운 인명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대책 추진에 만전을 기할 것"이라며 "앞으로도 안전을 최우선의 가치로 정책을 추진해 사회 전반에 사람 우선의 교통안전문화가 정착되도록 모든 역량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