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따귀를 짜고 쳤다'가 해명이라니…
- 좋은 물건 배급, 오롯이 본사 손에… 거부 힘들었다
- 인테리어 요구 수락에도 동일 지역에 매장 추가 출점
- '너희를 망하게 하는 것도 할 수 있다'
- 과연 사과에 진정성 있는지 의문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1 (18:30~20:00)
■ 방송일 : 2017년 7월 27일 (목) 오후
■ 진 행 : 박재홍 앵커 (정관용 교수 휴가로 대신 진행)
■ 출 연 : 총각네 야채가게 전 점주(익명 연결)
◇ 박재홍> 갑질 문제, 또 터졌습니다. 이번에는 '총각네 야채가게' 이영석 대표의 갑질이 도마 위에 올랐는데요. 행상으로 시작해서 '총각네 야채가게'를 창업해서 성공신화로 불렸던 인물이어서 그 충격이 더 큰 상황입니다. '총각네 야채가게'를 운영했던 점주에게 직접 그간의 얘기를 들어봅니다. 익명의 음성변조로 연결하죠. 선생님, 안녕하십니까?
◆ 000> 안녕하세요.
◇ 박재홍> 총각네 야채가게를 직접 운영하셨던 분이죠?
◆ 000> 네, 꽤 오랜 기간 운영을 했었죠.
◇ 박재홍> 얼마 동안 운영하셨던 겁니까?
◆ 000> 뭐 입사에서부터 시작해서 10년은 족히 넘었던 것 같은데요.
◇ 박재홍> 지금은 운영을 안 하고 계시는데 왜 그런 건가요?
◆ 000> 본사에서는 '인테리어를 (새로) 해라' 그런 요구가 계속 있었고요. 자금 사정도 부족하고 해서 미뤄오다가 본사에서 '인테리어를 하지 않으면 출점을 할 거다' 그렇게 얘기를 해서 '그럼 알았다. 그러면 인테리어를 하겠다', 하겠다고 하고 견적도 받아보고 그랬어요. 그런데 그 와중에 '너희가 인테리어 하는 거랑 상관없이 우리는 본사는 하나 더 매장을 출점하겠다' 이렇게 된 거예요.
◇ 박재홍> 그러니까 인테리어를 하라고 해서 힘들지만 인테리어 하려고 했는데 그 와중에 갑자기 또 출점을 하겠다, 일방적인 통보를 받으신 거네요?
◆ 000> 그렇죠.
◇ 박재홍> 거의 10년 동안 하셨는데 기회도 주지 않고 갑자기 그 지역에 다른 점포를 내겠다, 이런 얘기를 듣게 된 거군요?
◆ 000> 네. 그렇죠. 처음부터 얘기가 '괜찮은 매장이 돼야 되니까 인테리어를 (다시) 하라'고 해 놓고서는 하겠다고 하니까 '그래도 우리는 출점하겠다' 하고. '그게 무슨 소리냐' (했지만) 결국에는 그냥 (본사에서) 출점을 했고요. 저희도 매출에 타격을 입었고요. 마음도 상하고 총각네랑 더 할 마음도 없고. 회의도 많이 들고 해서 간판을 내렸습니다.
◇ 박재홍> 운영하시는 과정에서 또 선생님은 또 어떤 일들이 있었던 겁니까? 지금 언론에 나오는 그 일을 다 겪으셨던 건가요?
◆ 000> 예. 저는 다 봤죠. 지금 따귀 얘기도 나오고 하는데요. (이 대표 측에서) 해명한 것처럼 짜고 치는 플레이다? 그거를 (따귀 때리는 것을) 짜고 친다는 그 생각 자체가 이해가 안 가는 거죠.
◇ 박재홍> 그러니까 뺨을 왜 때리나요?
◆ 000> (한숨) 그게 '똥개교육'이라는 건데. 똥개냐 진돗개냐. 진돗개는 품종이 좋고 우수한 사람이고. 똥개는 우리들, 너희들이, 다 총각들이 다 대부분이 똥개라는 거죠. 출신도 그렇고 마인드도 그렇고. 그런데 진돗개 마인드를 가져야지 되는데 거기서 이제 너가 똥개냐, 진돗개냐고 물어보면 일단 자기 자신에 대해서 너는 똥개니까 시인을 해야 된다는 거죠. 그 시인을 안 하니까 한 대 때린 거고. 또 물어봐서 똥개가 아니고 '진돗개입니다'라고 하니까 또 한 대 때린 거고 그렇게 했는데 그게 짜고 치고 이런 걸 떠나서 저랑 같이 하는 직원들도 아주 그걸 보고 나서 그다음부터는 어쨌든 대표를 쳐다보지도 잘 못하게 됐어요. 그게 너무 싫은 거죠. 그런 연출 자체가. 정말 얼굴을 마주보기도 힘들 정도로 싫다…
(사진='총각네 야채가게' 홈페이지/페이스북 캡처)
◇ 박재홍> 그렇군요. 또 스쿠터 사진을 단톡방에 올려서 '나 이거 사줄 사람' 하면서 요구를 했다고 하는데 정말 있었습니까? 이런 요구가?
◆ 000> 네, 그거는 그냥 사실이니까 말씀드립니다마는. 그런 게 어떤 거냐면, 사진을 올려서 (이 대표가) '이거 사줄 사람' 하면 단톡방에 점장들 중이나, 총각들 중에서도 선착순이라고, 경쟁 다퉈서 먼저 손을 들죠. 그래서 그런 걸 사주고 하면 그게 소위 말하는, 거기서 얘기하는 '진돗개 마인드'라고 볼 수 있는 거죠, 거기서 얘기하는. 너는 참 '된 사람'이다, 이런 거죠.
◇ 박재홍> 그런데 좀 이해가 안 되는 게 본사에서 이렇게 스쿠터 사달라고 하면 사주는 상황도 좀 이해가 안 가는데 만약에 사주지 않으면 어떤 상황이 있길래 이렇게 스쿠터를 사주는 상황까지 가게 되는 건가요?
◆ 000> 이걸 사주면 500만 원짜리든 얼마짜리든 (사서 주는 사람의) 돈이 들어가겠죠. 그러면 (그렇게 사서 주면) 어쨌든 이 애는 참 마인드도 괜찮고 괜찮은 애다, 그러면 키워주자 이렇게 대표가 마음을 먹었다고 하면 저희 이 총각네라는 가게 특성상 1차 식품, 생물을 취급하는 가게잖아요. 그러니까 예를 들어서 복숭아가 가락시장에 이렇게 나오면 그 복숭아가 다 맛있지는 않잖습니까? 맛있는 건 한정돼 있죠. 그 맛있는 걸 한정돼 있는 걸, 총각네가 또 다 살 수는 없는 거거든요. 그러니까 결국은 총각네가 산 것 중에서도 좋은 품질이 있고 조금 떨어지는 품질이 있다는 말이죠. 이거를 누구한테 주고 안 주고는 완전히 본사 마음인 거죠. 싸고 좋은 물건 이런 것들.
◇ 박재홍> 그래서 그 단톡방에 있는 점주들이 뭐랄까요. 소위 그 대표의 눈치를 보면서 어떤 요구가 있으면 이런 요구를 듣지 않을 수없는 이런 상황이 반복됐었던 건가요?
◆ 000> 어떤 지점을 하나 살리고 죽이는 데 있어서 요새 언론에 나온 톡 중에 참 '쓰레기다' 이거 말고도 '너희를 살릴 수도 있지만 죽일 수도 있다. 이런 얘기를 했잖아요. 단톡방에다가. 그런 얘기거든요. 내가 물건 특성상 좋은 게 있고 안 좋은 게 있기 때문에. 대놓고 그런 얘기를 하거든요. (물품) 구매자한테. '야, 너 어느 지점, 무조건 살려' 이런 얘기를 한단 말이죠. 그래서 어느 지점을 무조건 살린다는 거는 다른 지점에 갈 수도 있는 것을 거기다 몰아준다는 거잖아요. 그러면 그 가게는 살겠죠.
◇ 박재홍> 그러니까 좋은 물건을 본사 직권으로 어떤 업체는 공급을 하고 어떤 지점에는 공급을 안 하고 이런 것을 봐왔기 때문에 점주 분들이 어떤 본사 행태에 대해서 따를 수밖에 없었다, 이런 말씀이네요.
◆ 000> 그렇죠. 어디다 좋은 걸 줘라. 그렇게 할 수 있는 권한이 있으니까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거죠. 사람들로 하여금 선택받는 사람이 돼야 한다는 그런 마음을 갖게 하는 여러 가지 말과 행동들이 있었다는 것을 말씀드리고 싶네요.
◇ 박재홍> 네. 이영석 대표가 사과문도 냈거든요. 그 사과문을 보시면서 어떤 생각 드셨습니까, 그동안 본사에서 당했던 여러 가지 사건들 생각나셨을 텐데요. 충분한 사과였다고 보십니까?
◆ 000> 내용상으로 보면 맞는 얘기고 그렇게 해야 된다는 생각이 드는데. 과연 그게 진정성이 있는지는 의문이 갑니다.
◇ 박재홍> 그렇군요. 요즘 이제 프랜차이즈점의 갑질문제, 여러 가지가 도마 위에 오르고 있습니다마는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이런 문제를 바라보시는 소회랄까요, 마지막 한말씀 전해 주신다면요?
◆ 000> 사람들이 몰랐던 그런데 알아야 되는 것들이 드러나게 돼서 저는 이미 피해를 보고 떠났지만 그나마도 다행이라고 생각을 하고 희망을 갖습니다.
◇ 박재홍> 네, 알겠습니다. 선생님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 000> 예. 감사합니다.
◇ 박재홍> 총각네 야채가게를 운영했던 점주 한 분을 익명으로 음성을 변조해서 만나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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