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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첩은 필요없었다…기업인들 민원에 文 대통령은 경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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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첩은 필요없었다…기업인들 민원에 文 대통령은 경청

    • 2017-07-28 00:03

    청와대 간담회, 격의없는 분위기 속에 文 대통령 일일이 답변

    (사진=청와대 제공)

     

    새정부 출범이후 처음으로 27일 저녁 청와대에서 이뤄진 문재인 대통령과 기업인들과의 만남은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격의없는 대화가 이어졌다.

    이날 초청된 기업인은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과 구본준 LG 부회장, 권오준 포스코 회장, 금춘수 한화 부회장,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 박정원 두산 회장, 손경식 CJ 회장, 함영준 오뚜기 회장 등이다.

    청와대 녹지원에서 대통령과 수제맥주잔을 부딪친 기업 총수들은 이어진 상춘재에서의 간담회에서는 새정부의 최우선 정책과제인 일자리 창출에 공감하고 선물보따리를 풀어놓으면서도 기업의 애로와 민원도 가감없이 쏟아냈다.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은 일자리 창출과 서비스산업 육성의 중요성에 공감을 표시한 뒤 "골목상권과 상생할 수 있는 일자리 창출은 물론 경력 단절 여성을 위한 양질의 일자리를 만드는데도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다짐했다.

    손경식 CJ 회장은 "일자리 창출과 서비스 산업의 중요성을 잘 안다"며 "정부가 서비스산업을 육성해 주었으면 좋겠다"는 희망사항을 전달했다.

    구본준 LG 부회장은 "LCD 국산장비 개발을 위한 중소 장비업체와 재료업체 지원이 중요하다. 참여정부 당시 파주 공장에 대한 노무현 대통령의 과감한 지원이 큰 도움이 됐고, 이는 결국 일자리 창출과 지역발전으로 이어졌다"면서 "앞으로 해외진출시 중소 장비업체와 공동 진출해 상생협력에 힘쓰겠다"고 약속했다.

    구 부회장은 "LG 디스플레이에서 1000억원 상생펀드를 조성해 이 중 50%는 2, 3차 협력업체를 직접 지원할 예정"이라며 "LG가 1차 협력 업체와 계약시 1차 협력업체와 2, 3차 협력업체의 공정거래를 담보하도록 하는 조항을 포함시키겠다."는 구체적인 상생협력 방안을 제시했다.

    (사진=청와대 제공)

     

    앞서 호프미팅에서 구본준 부회장은 "중국이 일본은 와도 된다면서도 한국업체는 안된다는 규정 비슷한 것을 만들어놨다"며 중국 정부의 한국산 배터리 규제로 인한 경영상의 어려움도 토로했다.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은 "중국에서 사드의 영향으로 매출이 줄어들면서 협력업체들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면서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의 협력업체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한 "제4차 산업혁명과 관련해 전기차, 자율주행차, 수소연료차를 적극 개발하고 국내외 스타트업체와의 상생협력을 위해 적극 노력하겠다"고 강조한 뒤 4차 산업혁명과 관련된 규제를 완화해 달라고 건의했다.

    박정원 두산 회장은 "만약 신고리 5, 6호기 공사를 중단하는 것으로 결정된다면 기계를 공급하는 두산중공업의 매출 타격이 불가피해질 것"이라며 원전 중단에 대한 우려사항을 전달하고 "하지만 해외에서 사업기회를 많이 가질 수 있도록 해외 진출을 적극 모색하겠다."고 말했다.

    금춘수 한화 부회장은 "태양광 사업과 진천.음성 클러스터를 통해 일자리 창출에 기여하고 있다"면서 "상시 업무종사자가 850명인데 정규직으로 전환하겠다"는 선물보따리를 즉석에서 안겼다.

    다만 "태양광의 국내 입지가 부족함에 따라 신재생 에너지 보급을 확대하기 위해 입지 규제를 완화하고 신재생 에너지 공급 의무화 비율을 상향 조정해 달라"는 건의사항도 빠뜨리지 않았다.

    권오준 포스코 회장은 "제너럴일레트릭(GE)이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결합해 어떻게 새로운 기업으로 변신했는 지 주목해야 한다"면서 "포스코도 소재 에너지 분야를 바탕으로 융합 솔루션 기업으로 전환해 일자리 창출에 기여하겠다."고 다짐했다.

    함영준 오뚜기 회장은 "중소기업과의 협력 관계를 30년 이상 유지하면서 서로 성장해왔다"며 "앞으로도 중소기업들과의 협력을 계속 늘려 나가겠다."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기업인들의 의견을 깊이 경청하고 공감을 표시하면서 일일이 빠짐없이 답변을 했다고 청와대 박수현 대변인은 전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동네사랑방 좌담회인가 할 정도로 화기애애하게 간담회가 진행됐다"며 "대통령께서 기업인들의 말을 진지하게 경청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이날 오후 6시부터 시작된 간담회는 오후 8시 35분쯤 끝났다. 당초 청와대는 간담회 소요시간을 75분 정도로 예상했지만, 간담회가 별도의 발표 준비나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진행된 만큼 예상 시간을 50여분이나 훌쩍 넘겼다.

    문 대통령은 먼저 상춘재 앞 녹지원에서 기업인들과 만나 20여 분간 맥주잔을 기울이는 '호프미팅'을 갖고 편안한 분위기 속에서 대화를 나눴다.

    이날 회동에는 소상공인 수제맥주 업체인 '세븐브로이' 맥주가 제공됐고, '방랑식객'으로 유명한 임지호 셰프가 채소·소고기·치즈 등을 안주로 내놨다.

    문 대통령은 각 기업인들에게 야구와 피자, 태양광에너지 등 각 기업에 해당하는 '맞춤형' 질문을 던지면서 경제계 동향에 각별한 관심을 표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특히, 관심을 모았던 함영준 오뚜기 회장에게는 "젊은 사람들이 오뚜기를 갓뚜기라고 부른다면서요"라며 관심을 표시하기도 했다.

    이틀에 나눠 열리는 기업인과의 간담회 둘째날인 28일에는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과 최태원 SK 회장, 신동빈 롯데 회장, 허창수 GS 회장, 최길선 현대중공업 회장, 황창규 KT 회장,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 등이 참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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