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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원 "애라-주만이가 진짜 남사친-여사친이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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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지원 "애라-주만이가 진짜 남사친-여사친이지 않을까요?"

    [노컷 인터뷰] '쌈, 마이웨이' 최애라 역 배우 김지원 ①

    지난 11일 종영한 KBS2 월화드라마 '쌈, 마이웨이'에서 최애라 역을 맡은 배우 김지원 (사진=킹콩 바이 스타쉽 제공)

     

    지난 11일 종영한 KBS2 월화드라마 '쌈, 마이웨이'는 각자의 고단함을 안고 사는 4명의 청춘을 조명한 작품이다. 어릴 적 운동 유망주였다 부상을 입고 그럭저럭 사는 동만(박서준 분), 홈쇼핑 정규직 MD지만 비싼 집값의 압박으로 결혼을 미루는 주만(안재홍 분), 화장품을 샘플까지 모아 아껴쓸 만큼 알뜰하지만 연인에게는 누구보다 헌신적인 설희(송하윤 분)까지 '아 저런 친구가 있었지' 싶은 인물들이 살아 숨쉬었다.

    김지원이 맡은 최애라 역할도 마찬가지다. MBC '뉴스데스크' 최장수 앵커라는 기록을 세운 백지연을 바라보며 아나운서의 꿈을 키웠지만, 현실은 백화점 인포데스크의 '최 양'이 되어버린 청년. 29살이라는 다소 늦은 나이에 아나운서에 도전했다 면접관에게 남들 다 있는 스펙 안 쌓고 뭐했느냐는 소리를 듣는다.

    이때 애라는 "저는 돈 벌었습니다. 유학 가고 해외봉사 가고 그러실 때 저는 돈 벌었습니다"라고 답했다. 남들보다 일찍 일어나고 늦게 자며 열심히 사는데도 잘 나가는 경쟁자들과의 격차를 줄일 수 없었던, 이 땅의 수많은 취업준비생들의 마음을 울리는 대사였으리라.

    27일 오후, 서울 강남구 논현동에 위치한 스타힐 빌딩에서 배우 김지원의 '쌈, 마이웨이' 종영 기념 라운드 인터뷰가 진행됐다. 씩씩하고 할 말 다 하면서도 사실은 여린 구석이 있는 최애라로 3~4개월을 살았던 그는,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으로 아나운서 면접씬을 꼽았다.

    ◇ "애라 형 같아 보이고 싶었다"

    "(아나운서 면접 보는 씬에서) '남들 유학 가고 해외봉사할 때 저는 돈 벌었습니다' 그 대사 하는데 너무 슬프더라. 굉장히 현실적이면서도 저는 그게 스스로를 자책하는 말과도 비슷하다고 생각했다. (다른 사람들은) 돈 벌면서도 (각종 대외활동을) 했었는데 나는 너무 거기(돈벌이)에 치중해 살았구나, 하고 현실을 절감하는 대사였던 것 같다."

    김지원은 최근 다른 인터뷰에서도 '흙수저 청춘 이야기에 이질감을 느끼지 않았느냐'는 질문을 받았다면서 "불과 얼마 전까지도 (애라와 제가) 그렇게 다르지 않다고 생각한다. (연예인이라는) 직업군 때문이지 다르다고 생각 안 한다"고 답했다. 면접 때 가슴을 후벼파는 질문으로 상처 입은 애라는, 숱한 오디션에서 떨어지며 좌절을 겪은 김지원에게 결코 낯선 모습이 아니었다.

    김지원 스스로 최애라에 대해 너무 솔직한 게 장점이자 단점이라고 말했을 정도로, 애라는 '맞는 말 대잔치'를 하는 캐릭터였다. 거기에 약간의 '똘끼'도 겸비했다. 김지원은 자신의 성격과는 다른 '직구' 최애라를 연기하며 속 시원함을 느꼈다고도 고백했다.

    '쌈, 마이웨이' 8회에서 인천 KBC 아나운서 면접을 보러 간 애라는 면접장에서 이렇다 할 스펙이 없는 것을 공개적으로 지적 받는다. (사진='쌈, 마이웨이' 캡처)

     

    김지원은 "너무 솔직해서 자기 감정대로 간다"며 "참고자 노력하지만 질러놓고 후회하고 다 수습하는 모습들이 귀엽고 짠해서 매력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처음에 대본 받았을 때 시청자 분들과 똑같은 부분에서 매력 포인트를 느낀 것 같다. 용감하고 솔직하고 거침없지만 상처받을 건 다 받고 꿋꿋하게 일어나는 캐릭터여서 매력적이었다. (애라가) 완벽하지 않지 않나. 결점이 있는 친구라는 말이에다. 하지만 그 단점을 매력으로 만들 수 있는 사람이라고 봤다. 또, '애라 형' 같은 느낌이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든든하고 누나 같고 어떤 때는 형 같은."

    오랫동안 방송사의 '간판'을 꿈꿨던 최애라는, 방송사 아나운서를 포기하고 격투기 아나운서가 된다. 결말이 다가왔을 때 다소 방향이 급격히 틀어진 모양새여서 아쉽다는 반응도 있었으나, 김지원은 결말에도 만족한다는 반응이었다.

    "처음부터 애라는 마이크를 잡고 싶어 하는 설정이었다고 생각한다. 어떤 걸 꿈이라고 생각했는데 나중에 '다른 게 더 하고 싶었구나' 느낄 때가 있지 않나. 애라 같은 경우는 성향상 링 아나운서가 더 맞는다는 걸 나중에 알게 된 것 같다. 동만이가 '너는 앉아서 (아나운싱) 하는 것보다 마이크 또라이니까 날아다녀야 하는 거야'라고 했을 때 각성하지 않았을까."

    ◇ 새로운 모습 보여줘 더 특별했던 '쌈, 마이웨이'

    '쌈, 마이웨이' 속 최애라도 가벼운 캐릭터는 아니었지만 배우 김지원을 대표할 수 있는 전작 캐릭터와 비교해서는, 꽤 밝은 축에 속했다. 사랑을 갈구하지만 그 방법이 서툴러 다소 쌀쌀맞게 표현됐던 '상속자들'의 유라헬이나, 좀 더 각이 잡혀 있어야 하는 군의관으로 분했던 '태양의 후예'의 윤명주와는 결이 달랐다.

    김지원은 "저는 일단, 새로운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는 작품이어서 너무 좋았던 것 같다. 전에는 이지적이고 딱딱한 연기를 했었다면 (이번엔) 김지원이라는 연기자가 이런 모습을 보여줬다 하는 게 가장 큰 소득"이라고 밝혔다.

    우리네 인생과 크게 다를 바 없는 평범한 청춘들의 삶을 그렸기에, 이른바 '생활 연기'도 많았다. 집에 있을 땐 아버지가 활동하는 조기축구회에서 받아온 주황색 티만 고집한다든지, 남일바에 턱턱 걸터앉아 있는다든지 하는. 생활 연기를 위해 신경 쓴 부분이 있느냐는 질문에 "대본에 충실"했다는 모범생다운 답이 돌아왔다.

    배우 김지원 (사진=킹콩 바이 스타쉽 제공)

     

    "대본에 충실하려고 제일 노력을 많이 했다. (제작진이) 주변 환경을 최대한 생활감 있게 하려고 애써 주셔서 촬영할 때는 거기에서만 잘 움직여도 굉장히 자연스러워 보일 수 있었다. 평상에 앉아 있는 것만으로도 거기 사는 사람처럼 보였으니까."

    물론 최애라 역을 연기하는 배우 김지원과 자연인 김지원을 완벽하게 분리할 수는 없었기에, 자연스레 연기 중에 자연인 김지원의 모습이 배어나올 수밖에 없었다.

    김지원은 "대본이라고 해도 그걸 연기하는 사람은 저이기 때문에 50%는 (평소 모습이) 들어갔을 듯하다. 말투, 누군가를 바라보는 눈빛이라든지 이런 건 (제 모습이) 많이 묻어있을 수밖에 없다"고 부연했다.

    ◇ 드라마 속에서 꼽은 '남사친'은 주만

    '쌈, 마이웨이'는 20년이나 봐 온 동갑내기 이성친구인 동만과 애라가 어느 순간 설렘을 느끼고 우정에서 사랑으로 발전해 가는 이야기를 그린다. 하지만 드라마 초반부터 '둘만 모르는 썸'이 아니냐는 반응이 나올 정도로, 두 사람은 허물없는 남자사람친구-여자사람친구의 느낌은 아니었다.

    이에 김지원은 "저희 드라마가 우정에서 사랑으로 넘어가는 과정을 보여줬는데, 마땅한 말을 찾지 못해 '친구'라고 표현했다고 생각한다"며 "우리 드라마에서는 주만이랑 애라가 진짜 남사친-여사친이다. 서로 관심 없고 밥만 같이 먹고 개 같다느니 그런 얘기 하는 게…"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어떻게 하면 더 아슬아슬하게, 설렘설렘하게 보여드릴 수 있을까 생각했다. 그게 연기자들한테는 가장 큰 미션이었다"고 덧붙였다.

    시청자들을 두근거리게 하는 것이 목표였다면, 동만-애라는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 극중에서 사귀기 시작하면서 부쩍 늘어난 스킨십과 뽀뽀, 키스씬 등은 열광적인 반응을 이끌어냈다.

    동만 역을 맡은 박서준과 썸 타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김지원은 "아, 진짜요? 아하하"라며 웃었다. 이어, "저도 그런 댓글을 봤다. 너무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우리가 잘했나보다 해서. 친구에서 사랑으로 넘어가는 과정에서 (시청자 분들이) 같이 설레 주시고 예쁘게 봐 주시는구나 해서 다행이었다"고 덧붙였다.

    (노컷 인터뷰 ② 첫 주연작 성공리에 마친 김지원 "주연이란 말 아직 어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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