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인과 '칵테일 타임' 중인 문재인 대통령 (사진=청와대 제공)
문재인 대통령은 28일 청와대 본관에서 진행된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 최태원 SK 회장 등 주요 기업인 7명과 이틀째 간담회에서도 '맞춤형 질문'으로 기업인들을 맞았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 본관 로비에서 약 20분간 가진 '칵테일 타임'에서 전날에 이은 맞춤형 질문으로 분위기를 이끌었다.
이날 간담회에는 권 부회장과 최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허창수 GS그룹 회장, 최길선 현대중공업 회장, 황창규 KT 회장,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 등이 참석했다.
◇ 허창수에게 "걷기가 건강비결?"…신동빈에게 "스키협회 회장인데 평창올림픽 전망은?"문 대통령은 허창수 GS그룹 회장에게 "지난 번에 뵀을때 '걷기'가 취미라고 하셨는데 어디를 주로 걸으시냐"고 대화를 꺼냈다.
이에 허 회장은 "차타고 갈 수 있는 거리로 1~2정거장을 걸어가곤 한다"며 "예를 들면 저희 사무실이 역삼동인데 코엑스로 가는 케이스 같으면 자동차로 가는 것 보다 지하철로 가는 것이 더 빠르다. 점심시간에 바쁘지 않고 사람들이 안 붐빌때는 걸어다니는데 운동도 되고 괜찮다"고 답했다.
이에 문 대통령은 "걷기가 우리 회장님의 건강 비결이냐"고 되물었고 허 회장은 "그렇다"고 말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을 향해서는 "이 회장님은 스키협회 회장도 맡고 계시죠. 평창 동계올림픽에 스키 대표단 전망이 괜찮습니까"라고 물었고 신 회장은 "메달은 색깔로 관계 없이 2개 정도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답했다.
◇ 황창규에게 "5G 준비는? 우리나라 세계최초로 상용화?"문 대통령은 황창규 KT회장에게도 "KT가 평창 동계올림픽 공식 주관사이시죠"라며 "이번에 세계 최초로 올림픽 기간 동안에 오쥐(5G) 통신을 이용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준비가 잘 되십니까"라고 물었다.
이에 황 회장은 "대통령께서 G-200일 오셔서 정말 평창 올림픽이 잘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이번에 올림픽은 5G를 상용화 하는 IT올림픽으로 기대하고 있다. 전세계 70억명이 보는 올림픽인데, 저희들이 완벽하게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황 회장은 이어 "무엇보다 5G라고 하는 것 자체가 표준을 주도하고 있고 전세계 서비스 기술을 주도하고 있는데, 이것이 저희들이 하려고 하는 4차 산업혁명의 기본이자 아주 핵심이 되는 기술"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문 대통령은 "우리가 세계최초로 (5G를) 상용화하는 것이냐"고 되물으며 관심을 표했고 황 회장은 "기술을 다시 갖고 와서 2019년에 상용화를 시작하게 된다. 아마 이 기간에 우리나라 IT가 퀀텀 점프하는 결정적인 계기가 될 것"이라고 답했다.
기업인 '칵테일 타임' 메뉴 (사진=청와대 제공)
◇ 최태원에게 "사회적 경제, 성과 어떠냐?"…투자‧성과 설명에 탄성 지르기도 최태원 SK그룹 회장에게도 문 대통령은 "최 회장님은 '사회적 기업'이라는 책도 직접 쓰시고 투자도 많이 하시는데 성과가 어떻냐"고 물었고 최 회장은 "저희도 일자리를 만드는데 나름대로 하고는 있습니다만 나중에 자세히 말씀드릴 수 있는 시간이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이어 "일자리 창출의 또 다른 대안이 되지 않을까 싶은데 기업쪽만으로 말고 정부가 하는 것처럼 사회에 일자리를 해결하는 목적을 갖고 기업이 효율성을 갖고 투자를 하는 목적을 갖고 해 나가면 미래에 상당히 각광받고 새로운 창업들이 많이 일어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저희는 창업을 북돋는 쪽으로 많이 노력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에 문 대통령은 "그룹 차원에서 투자를 많이 하냐"고 관심을 표했고 "내년도면 최소한 500억원 이상씩은 계속한다"는 최 회장의 말에 "오!"라고 탄성을 지르기도 했다.
문 대통령의 호응에 최 회장은 "얼마전에 성공한 케이스인데 '전주비빔빵'이라는 것이 있다"며 "공모를 해서 아이디어를 받은 것인데 노인분들이 '비빔밥'이 아니라 '비빔빵'을 만들어서 지금은 월 매출이 2천만원까지 올라왔다. 꽤 괜찮은 성공사례가 되는 것으로 안다"고 웃었다.
이에 문 대통령은 "유럽에서는 사회적경제 일자리가 전체 고용의 한 7%까지 차지하는데 우리나라는 아직 까마득하다"고 말했고 최 회장은 "2조원 정도까지 와서 (전체 고용 중 사회적경제 일자리가 차지하는 비중이)0.4%정도인데 (문 대통령 임기인) 5년 안에는 3%까지 가봤으면 어떨까한다"고 화답하자 웃음이 터지기도 했다.
◇ 권오현에게 "삼성, 경제성장 이끌어줘 감사"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에게는 "항상 삼성이 우리 경제의 성장을 이끌어주셔서 감사드린다"며 "기쁘시겠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삼성전자가 사상 최대의 실적을 내기도 하고 반도체 라인이나 디스플레이에서 대규모 투자를 하고 계신다"며 이같이 밝혔고, 권 회장은 "기쁨이라기보다 더 잘 돼야되니깐 열심히 노력하겠다"고 화답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반도체는 하이닉스도 앞으로 좀 호황이 계속될 것 같은데 어떠냐"고 물었고 권 회장은 "열심히 계속 잘 되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문 대통령은 "삼성은 워낙 독보적인 기술을 갖고 있으니 잘 되시리라 생각한다"고 격려했다.
◇ 최길선에게 "조선경기 안 좋아 고생 많았다"…"조선 산업 힘내라" 박수 유도도문 대통령은 최길선 현대중공업 회장에게는 "최 회장님은 조선 경기가 워낙 오랫동안 안 좋아서 고생을 많이 하셨다"고 위로를 건넸다.
최 회장은 "2000년대 (조선업) 경기가 괜찮을 때는 모임에 가면 자랑스럽게 이야기를 했는데 요즘은 조선소에 근무하는 사람들이 많이 위축돼 있다"며 "조선소는 최근 3~4년 간 굉장히 어려운 시기 지나갔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이어 "2011년~2012년에는 기름 값이 많이 올라 오일맨이 발주를 많이 했다"며 "장비를 공급하는 업체와 엔지니어링, 우리 같은 업체들이 수주를 몽땅 했는데 소화능력은 안 되는데 수주는 많이 해서 그것을 하는 과정에서 많은 문제가 생기고, 공기가 늦어지니 적자도 생기는 상황이 됐다"고 설명했다.
최 회장은 또 "2014년부터 기 름값이 내려가니 발주가 안 되고 끊겼는데 공교롭게 옵쇼어 계통에 조선은 괜찮을 줄 알았는데 동시에 경기가 나빠지고 수주도 안 됐다"며 "한 때 경기가 좋고 일자리가 많을 때 우리가 고용을 굉장히 많이 했는데 (현재는) 그 사람들이 일자리를 잃었다. 작년에는 제일 많이 발주될 때의 8분의 1밖에 발주가 안 된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이에 문 대통령은 "요즘 경기가 살아나 수주가 많이 늘었다던데"라고 물었고 최 회장은 "통계의 착시현상이 있는데 수주가 많이 된 것은 좋게 이야기할 수 있겠지만 (조선업 상황이 좋지 않았던) 작년보다 몇 퍼센트를 더 했다는 식이어서 그렇게 많이 한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일거리를 갖고 있으니 일거리를 소화를 하면 (역설적으로) 일거리가 점점 떨어지고 구조조정에 바쁘게 됐다"며 "우리 같은 경우도 3개 회사가 어려운 시기에 5조 이상의 적자를 냈는데 캐시플로워(자금흐름)상 문제를 이기기 위해 갖고 있던 주식과 부동산, 임원숙소, 주차장, 호텔 등 온갖 것을 다 팔았다"고 덧붙였다.
그는 "예측하기로는 내년까지는 어려운 사정이 계속될 것 같고 2019년이 되면 (조선업 경기 상황이) 조금 올라갈 것 같다고 보고 있다"며 "걱정하는 군산조선소도 좀 어려움을 참고 견디다가 2019년부터 일할 수 있도록 모든 준비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문 대통령은 "조선 산업 힘내라고 박수를 한 번 치자"며 좌중의 박수를 유도하기도 했다.
◇ 조원태 "대한항공이 프로배구 강자"…"대통령‧화합과 소통‧새 정부의 만사형통을 위하여"
문 대통령은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이 배구연맹 총제에 취임한 것을 언급하며 "원래 대한한공이 프로배구 강자 아니냐"고 대화를 건넸고 조 사장은 "그런데 우승은 못 해봤다"며 대화를 이어갔다.
문 대통령은 "아직 우승을 한 번도 못 해봤냐"고 되물었고 조 사장은 "올해 투자를 많이 해서 저희 선수들의 사기가 많이 올라가 있다"며 "올해는 한 번 (우승을) 해보려고 최선을 다 하고 있다"고 답했다.
문 대통령은 "조 사장이 배구연맹 총재도 맡아서 선수들의 사기도 높아 졌읖 것 같다"고 맞장구를 치기도 했다.
전날에 이어 이날 간담회에도 참여한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은 "건배사는 '3통을 위하여'로 하겠다. 첫 번째는 문재인 대통령을 위하여, 두 번째는 화합과 소통을 위하여, 세 번째는 새 정부와 대한민국 경제의 만사형통을 위해서"라고 건배사를 외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