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여자 아이스하키가 세계 톱 클래스의 스웨덴을 상대로 선전하며 다가올 2018 평창 동계올림픽에서의 희망을 안겼다.
새러 머리(29·캐나다)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세계 22위)은 29일 강릉하키센터에서 열린 '2017 P&G 초청 여자 아이스하키 국가대표팀 친선 경기' 2차전에서 스웨덴에 1-4(0-1 0-1 1-2)로 패했다.
한국은 1차전(0-3패)에 이어 2차전에서도 3골 차 패배를 당했으나 박종아의 골이 터져 나오며 기분 좋게 스웨덴과의 2연전을 마쳤다.
기대 이상의 결과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국제아이스하키연맹(IIHF) 세계 랭킹 5위인 스웨덴은 2002년 솔트레이크시티 올림픽부터 2014년 소치 올림픽까지 4개 대회 연속으로 4강에 진출한 세계적인 강팀이다.
이제 갓 세계선수권 3부 리그 진출에 성공한 한국이 국제 아이스하키 흐름을 좌지우지하는 전통 6강(캐나다, 미국, 스웨덴, 러시아, 체코, 핀란드)의 일원인 스웨덴과 대등한 경기를 기대하는 것 자체가 무리에 가깝다.
한국은 힘과 기술, 스피드에서 모두 한 수 위인 스웨덴을 상대로 1차전에서 예상을 넘어서는 분전을 펼쳤고, 2차전에서는 적응력을 키운 듯 골까지 터트리며 1차전보다 훨씬 나은 경기력을 선보였다.
1차전에서 37세이브를 기록한 수문장 신소정은 2차전에서도 골리 마스크를 쓰고 선발 출전해 또 한 번 신들린 선방 쇼를 펼쳤다.
이진규(영어명 그레이스 리)-박종아-김희원-박윤정(영어명 마리사 브랜트)-엄수연으로 구성된 1라인은 위협적인 장면을 수차례 연출하며 평창 올림픽에서 역사적인 첫 골을 기대하게 했다.
한국은 개최국 자격으로 본선 자동 진출권을 획득한 2018 평창 올림픽 본선 B조에서 스웨덴, 스위스(6위), 일본(7위)과 맞붙는다.
스웨덴과 이번 친선경기를 통해 맷집을 키운 한국은 8∼9월 프랑스 알베르빌과 미국 미네소타로 전지훈련을 떠나고 11월에는 헝가리 4개국 친선대회에 참가할 예정이다. 12월에는 뉴욕과 미네소타 전지훈련이 진행된다.
1차전에서 잦은 패스 미스와 퍽 핸들링 실수 등 기본기에서 문제점을 노출한 한국은 2차전에서는 1차전보다 훨씬 안정된 플레이를 이어갔다.
1피리어드 3분 21초에는 박종아가 수비수와의 경합을 이겨내고 왼쪽 페이스오프 서클에서 강력한 샷을 날리는 등 공격의 짜임새가 살아난 모습이었다.
하지만 수비수들이 퍽만 쫓느라 정작 상대 선수를 놓치는 모습은 여전했다.
한국은 1피리어드 16분 26초에 스웨덴의 사비나 쿨레르에게 결국 첫 골을 내줬다.
쿨레르는 골대 근처에서 퍽을 살짝 띄워 골리 신소정의 어깨를 넘겼다.
1피리어드 종료 30여 초를 남기고 박종아가 상대 골문 뒤로 빠르게 침투한 뒤 백패스를 이진규에게 보냈으나 득점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1피리어드에서 유효 슈팅 7-19를 기록하며 선전한 한국은 그러나 2피리어드에서는 일방적으로 밀렸다. 한국의 슈팅 수는 불과 2개로 스웨덴(20개)의 10분의 1에 불과했다.
2분 27초에는 한나 올손에게 추가 골을 내주는 등 한국은 2피리어드 시작 이후 5분여가 넘도록 공격 지역으로 넘어가지 못했다.
스웨덴의 샷이 두 차례나 골대를 맞히는 행운도 따랐다. 한국은 2피리어드 18분 17초에 스웨덴에 오픈 기회를 내줬으나 신소정이 막아냈다.
한국은 3피리어드 11분 10초에 마야 뉠렌-페르손, 15분 29초에 안니 스베딘에게 릴레이 골을 얻어맞고 힘없이 무릎을 꿇는 듯 보였으나 15분 38초에 박종아 상대 수비수의 실수로 인한 단독 기회에서 골망을 흔들며 희망을 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