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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복구작업 한창인 인천..."횡단보도를 바다 건너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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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르포]복구작업 한창인 인천..."횡단보도를 바다 건너듯"

    주민들 "이런 비는 난생 처음", 상인들 "망연자실"

    집중호우로 수해를 입은 지 1주일이 지난 인천시. 막바지 복구 작업이 한창 진행 중이다. (사진=황영찬 기자)

     

    시간 당 50mm가 넘는 기록적 폭우의 흔적은 일주일이 흐른 29일에도 여전히 남아 있었다. 지난 23일 마을 전체가 잠기다시피 했던 인천 남동구 구월 3동에서는 이 날까지 막바지 복구 작업이 한창이었다. 상인들은 큰 양동이를 내놓고 진흙이 묻은 기자재를 씻어내고 있었다. 인부들은 구슬땀을 흘리며 잡동사니들을 옮기고 있었다.

    ◇ "조금만 늦게 일어났으면 사고 당할 뻔"

    주민들 중 일부는 아직도 집에 돌아가지 못하고 주민센터에 머무르고 있다. 주민센터에 머물고 있는 이모(23) 씨는 폭우 당시만 생각하면 아찔하다. 이 씨는 "아침 8시반쯤 화장실에 가려고 일어났는데 배수구에서 물이 역류하고 있고, 이미 마루에 물이 차고 있었다"고 기억을 더듬었다. 특히 "순식간에 집 안으로 물이 들어찼는데, 조금만 늦게 일어났으면 큰 사고를 당할 뻔 했다"고 가슴을 쓸어내렸다.

    17년째 인근에서 소규모 설비업체를 운영하는 박병철(60) 씨는 "60cm이상 물이 들어찼다. 자동차들이 떠내려 다닐 정도로 어마어마했다"고 말했다. 인근에 거주하고 있는 주부 이모(58) 씨는 "횡단보도를 건너가는데 바다를 건너는 것 같았다. 조금만 더 물이 찼으면 사람 여러 명이 다쳤을 것"이라며 당시 상황을 묘사했다. 주민들 사이에서는 또 다시 이런 수해가 반복되지 않을까 걱정하며 밤잠을 설치는 경우가 허다하다고 한다.

    폭우로 침수된 지하 매장과 가구를 정리하고 있는 상인. (사진=황영찬 기자)

     

    ◇"10분 만에 150평짜리 지하매장이 허리까지 잠겨"

    상인들은 복구가 불가능할 정도의 심대한 피해를 입었다. 상인들은 가뜩이나 경기가 안좋은데 물폭탄까지 맞았다며 망연자실해 했다. 10년째 가구매장을 운영해 온 이종화(41) 씨는 "10분 만에 150평짜리 지하매장이 허리까지 잠겨버려 1억원어치 가구를 전량 폐기했다"며 한숨을 쉬었다. 그는 "일일이 진열하고 가꾼 자식같은 가구들인데 다 버려야 했다"며 더 이상 가게를 운영할 여력이 없어 폐업할 생각이라고 한다.

    역시 침수피해를 입었던 남동구 간석역 인근에서 꽃집을 운영하는 오모(56) 씨는 "꽃 냉장고는 아예 수리도 안되고, 생화꽃, 난초, 분재 등이 엉망진창이 돼 모두 버렸다"고 말했다. 오 씨는 "지금 이 어려운 경기에 물난리가 났으니 더 힘들다. 5~6년에 한번 꼴로 비가 쏟아지면 이 난리가 반복되는데, 무슨 대책을 세워야 하는 것 아니냐"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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