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Aliya Shagieva 인스타그램
키르키즈스탄 대통령의 막내딸이 속옷 차림으로 모유 수유하는 사진을 소셜미디어에 올렸다가 스스로를 성적 대상화 했다는 논란이 일자 삭제했다. 이를 계기로 누리꾼 사이에서 공공장소 모유 수유에 대한 논쟁에 불이 붙었다.
30일(현지시간) BBC 등 외신에 따르면, 키르키즈스탄 대통령 알마즈벡 아탐바예프의 막내딸 알리야 샤기에바는 지난 4월 인스타그램에 속옷만 입은 채 생후 한 달 된 아들 타지르에게 모유 수유하는 사진을 게재했다.
사진 밑에는 "아기가 배가 고파하면 나는 언제 어디에서라도 모유 수유를 할 것"이라는 글을 덧붙였다. 성적으로 부도덕한 행동이라는 비난이 일자 알리야는 사진을 삭제했지만, 이 같은 반응에 동의하지 않았다.
알리야는 BBC와 인터뷰에서 "스스로를 성적 대상화하려 했던 게 아니라 아기의 생리적 욕구를 충족시켜줬을 뿐"이라며 "모유 수유할 때면 아기에게 내가 줄 수 있는 최선의 것을 준다는 느낌이 든다. 타인의 시선 보다 아기를 잘 돌보는 게 더 중요하다"고 했다.
이슬람 인구가 대다수인 키르키즈스탄은 공공장소에서 모유 수유가 용인되지만, 수유할 때 옷으로 가슴을 가리는 게 불문율이다.
공공장소 모유 수유는 자주 되풀이 되는 논쟁거리다. 때문에 알리야의 모유 수유 사진은 다른 나라 누리꾼 사이에서도 화제가 됐다.
이란 테헤란 지하철에 마련된 모유 수유방. 사진=BBC 화면 캡처
이란 테헤란에 거주하는 한 여성은 "공공장소에서 수유할 때면 사람들의 시선이 느껴진다. 가슴 부위를 뭔가로 덮거나 그렇지 않으면 아기가 배고프게 놔둬야 한다"고 했다. 또다른 이란 여성은 "최근 테헤란 지하철에 수유방이 만들어졌다"며 수유방 사진을 찍어 공개하기도 했다.
아프간 카불에 사는 한 여성은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모유 수유하는 건 금물이다. 집에서라면 가족의 연장자로부터 꾸중을 들을 것이다. 큰 문제가 아닐 수 없다. 하지만 아프칸의 모유 수유 문화도 조금씩 변화하고 있다"고 적었다.
터키의 한 페이스북 유저는 "여성의 가슴을 성적 대상화 하는 사람이 여전히 많다. 부득이하게 공공장소에서 모유 수유를 해야 할 때면, 반드시 가슴 부위를 뭔가로 가린다"고 했다.
인디펜던트는 "불과 3년 전까지만 해도 영국은 공공장소 모유 수유가 용인되지 않았다. 지금은 용인되지만, 영국의 공공장소 모유 수유율은 전 세계에서 가장 낮은 수준에 속한다"고 했다.
사진=Aliya Shagieva 인스타그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