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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난 시청자 잡으려는 '개그콘서트'의 절치부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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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떠난 시청자 잡으려는 '개그콘서트'의 절치부심

    [기자간담회 현장]

    KBS2 '개그콘서트' 출연진이 2일 오후 리허설을 마치고 사진을 찍기 위해 포즈를 취하고 있는 모습 (사진=이한형 기자)

     

    7.7%, 8.8%, 8.2%, 7.5%, 7.6%. 최근 5주 간 KBS2 '개그콘서트'의 시청률이다. N스크린 시대가 본격화되면서 본방 사수를 통한 시청률 자체가 떨어지고 있다고 해도, 한때 일요 예능 프로그램 시청률 1, 2위를 다투던 과거와 비교하면 초라한 수치다.

    올해로 방송 19년이 되었고 지난 5월 900회를 맞은 '개그콘서트'가 '아프다'. 이렇다 할 유행어가 없고, 새로운 스타가 나오지 않는다. 시청자들이 많이 떠났고, 여간 해선 화제에 오르지 못한다. 그래서 '개그콘서트'는 지금 어느 때보다 절박하다. 출연진도, 제작진도.

    2일 오후, 서울 여의도 KBS 신관에서 '개그콘서트'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개그맨 서태훈이 진행한 기자간담회에는 '개그콘서트' 파일럿 때부터 출연했던 대선배 김대희를 비롯해 신봉선, 안상태, 강유미, 박휘순, 김지민, 박성광이 참석했다.

    다음은 기자간담회 내용을 일문일답으로 정리한 것이다.

    ▶ 지상파에 유일하게 남은 공개 개그 프로그램이기에 출연진도 안타까운 마음이 있을 것 같은데 심경이 어떤지. 각오도 궁금하다.

    김대희 : 공중파에서 유일하게 남아있는 코미디이고, 종편과 케이블을 다 합쳐도 정통 코미디는 2개밖에 남지 않았다. 저희들뿐 아니라 무대에 서고 있는 개콘 후배들까지 모두 배수의 진을 치고 이게 아니면 안 된다는 결연한 마음으로 임하고 있는 게 사실이다. 조만간 좋은 결과로 좋은 모습 여러분들께 보여드리고 싶다. 개인적인 바람이 있다면 개콘 부활과 더불어 타 방송사 코미디 프로그램까지도 다 같이 부활했으면 한다.

    ▶ '대화가 필요해 1987'은 스핀오프(인기를 끌었던 기존 작품을 근거로 새로 만든 것) 첫 작품인 것 같다. 누구의 아이디어이고, 어떤 의미를 갖고 있다고 보는지.

    김대희 : 제 아이디어라고 말하고 싶은데 솔직히 말하면 유민상 씨가 줬다. 그런데 유민상 씨가 줬다고 하기에도 참 아까운 게, '대화가 필요해'를 많이 사랑해 주셔서 똑같이는 아니지만 형식을 바꿔서 했으면 하는 마음으로 다른 버전으로 짠 게 있었다. 그걸 유민상 씨가 듣고 "대화가 필요해 프리퀄(시간상으로 본편보다 앞선 과거의 이야기) 어때, 형?" 이 열두 자를 던지고 갔다. 그때 뒤통수를 딱 맞은 느낌이 들었다. 신봉선 씨와 함께 열심히 짰다. (대희-봉선 커플의) 첫 만남부터 봤으면 좋겠다는 아이디어는 제작진이, 드라마타이즈로 연속성 있게 갔으면 좋겠다는 아이디어는 제 아내 지경선 씨가 줬다. 주변 모든 분들이 함께 만들어 주신 코너다.

    신봉선 : 예전에 그런 얘기를 들었다. 자기 아버지가 '대화가 필요해' 코너를 하면 부르라고 하셨다는. 다른 코너들은 어린 친구들에게 초점이 맞춰져 있지만, ('대화가 필요해'는) 어른들도 편안하게 이해할 수 있게끔 하고, 어르신들이 연애했던 시절의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매력이 있지 않나 싶다.

    ▶ 출연진 내부에서 개그콘서트 부활의 1차적 목표를 정한 게 있나.

    김지민 : 저도 복귀하면서 '개콘' 기사에 달린 댓글에 관심이 가더라. 재밌어졌다는 얘기가 많은데 저희의 목표는 '개콘'에 대한 인식을 바꾸는 것인 것 같다. 어느 순간부터 개그를 현실과 접목해 무겁게 보시는 것 같다.

    박성광 : '개콘'이 더 잘 되려면 새로운 스타가 나와야 될 것 같다. 신인이 자리를 더 잘 놀고 개그를 더 잘할 수 있게끔 터를 만들어주는 게, 저희 목표 중 하나가 아닌가 생각한다.

    2일 오후, '개그콘서트' 출연진이 '봉숭아 학당' 코너 리허설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박휘순, 김대희, 박성광, 강유미 (사진=이한형 기자)

     

    ▶ '미운 우리 새끼', '효리네 민박' 등 경쟁 프로그램들이 강세다. 이에 대항할 '개콘'만의 강점이 있다면.

    신봉선 : 사실 '미우새'가 재미있지 않나. 스타들의 삶도 볼 수 있고. 그렇지만 저희 코너('대화가 필요해 1987')도 얘기가 이어져서 어머님들이 드라마에 몰입했을 때 밥주걱도 놓고 보듯이, 그렇게 끌어왔으면 하는 마음이 있다.

    박휘순 : '효리네 민박' 사실 성수기다. 곧 비수기 온다. (좌중 폭소, 다른 출연진 "박휘순 씨 혼자만의 생각이다" 강조) '미우새' 상민이 형 빨리 빚 다 갚았으면 좋겠다. 저희는 묵묵하게 버티겠다. 끝까지 버티겠다. 19년 했는데 19년 더할 수 있을 것 같다.

    강유미 : '미우새' 지금 선두주자인 이상민 씨가 궁상으로 인기인데, 제 코너에서 저는 더 궁상맞은 게 돈을 벌어본 적도 없기 때문에 ('개콘'에서는) 그런 사람의 리얼스러운 코미디도 볼 수 있고 드라마적인 것도 볼 수 있다. 종합선물세트처럼.

    장동민 : 난세가 영웅을 만들고 시청률 저조가 스타를 만들지 않나 생각한다. 가을 정도 되면 정말 걸출한 스타가 나오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 저희도 많이 조력해서 (후배들이) 끼를 마음껏 뿜을 수 있게끔 노력하겠다.

    ▶ 공개 코미디 형식을 유지하는 이유는.

    김대희 : 사실 공개 코미디, '개콘'이라는 형식을 처음에 만들 때도 짧은 순간에 만든 건 아니다. 상당히 오랜 시간이 걸렸다. 지금 공개 코미디 포맷 자체가 생명이 다했다고들 하는데 저희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아직까지 시도할 수 있는 것들이 많이 남아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 못 보여드린 것도 많다. '힘을 내요 슈퍼뚱맨'이라는 코너에서는 CG(컴퓨터그래픽)를 쓴다. 상상도 못했다. 지난 줄거리도 처음 시도한 것들이고. 야외에서 ENG 찍은 걸 스튜디오에서 하는 내용과 붙여서 코너를 만들 수도 있고, 시도해 보지 않은 게 많다. 하는 데까지 해 보고 더 이상 시도할 게 없다고 느껴지면 포맷도 방송사와 같이 고민하겠다. 일단 해 볼 건 다 해 보고 싶다.

    신봉선 : 공개 코미디가 식상하니까 없애야 하는 건 아닌가 하는 얘기가 나오지만 드라마도 재미없고 볼 거 없다고 드라마를 다 없앨 순 없지 않나. 이런 말들이 나올 때 힘을 합쳐서 볼 만한 코너를 만드는 것도 저희의 일이다.

    박휘순 : '개콘'이 19년 됐다. '개콘' 때문에 많이 웃었고, 제게는 꿈과 열정을 불태웠던 무대인데 지금 잠깐 아픈 거다. 호전될 거다. 중환자가 아니기 때문에 조금만 기다려주시면 다시 건강한 상태로 돌아올 것이다.

    안상태 : '개콘'이 정말 웃음을 오랫동안 의미있게 전달했다고 생각한다. 저 신인 때도 그랬고 위기가 항상 있었다. 잠깐 아픈 그런 상황이지만 김대희 선배님께서 이끌어주셔서 잘 재밌게 될 것 같다. 기대 많이 해 달라.

    ▶ 마지막으로 한 마디.

    김대희 : 과거 멤버들이 복귀한다고 해서 바로 시청률이 오르진 않을 거다. 제가 19년 동안 몸을 담아 보니, 힘들 때 새로운 변화를 시도해도 시청률이 바로 그 다음주에 반영되진 않더라. 최소한 3개월 정도는 걸린다. 조금만 지켜봐 주시고 응원해 달라. 아프리카 속담에 그런 말이 있다. 빨리 가려면 혼자 가고 멀리 가려면 함께 가라. 저희는 빨리 가지 않겠다. 저희 후배들과 함께 멀리 가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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