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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청의 '이례적' 장면…격식 파괴에 청장 발언 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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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찰청의 '이례적' 장면…격식 파괴에 청장 발언 눈길

    '법치·공권력' 강조하던 경찰, '인권·사회적 약자'강조

    김부겸 행정자치부 장관 (사진=윤창원 기자/자료사진)

     

    3일 서울 서대문 경찰청에서는 두 개의 이례적인 장면이 연출됐다. 문재인 정부 들어 관련 부처 간 파격적 소통행보와 인권 경찰로 거듭나고자 하는 경찰의 의지가 빚어낸 결과물이다.

    그 첫번 째 장면은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이 직접 경찰청을 방문해 경찰 고위직 승진자에게 직접 임명장을 수여한 것이다. 일반적으로 승진자는 행안부 장관을 찾아 임명장을 받지만, 이번에는 반대로 장관이 부처 외청인 경찰청을 방문했다. 행안부 장관이 업무 상 경찰청을 찾는 일은 잦지만, 임명장 수여를 위한 방문은 이번이 처음이다.

    김 장관은 오전 9시 40분쯤 임명장 수여식에 이어 열린 전국 경찰지도부 회의에도 참석해 경찰의 자부심과 명예를 강조하며 연신 "부탁한다"고 겸손한 자세를 취했다. 그는 "안보위기와 양극화, 저출산 등의 어려움 속에 국민의 마음을 지키는 '민중의 지팡이'로서 경찰의 역할에 대한 기대가 그 어느 때보다 크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과거 권위주의 정부시절 몇몇 경찰지휘부의 일탈행위가 국민과 경찰 사이를 멀게 했다"고 지적하고 "최근 촛불집회와 탄핵정국을 거치며 '국민의 편에서 국민을 생각하는 경찰'이라는 인식이 확산되고, 국민과 경찰의 거리가 상당히 좁혀졌다"고 다독였다. 경찰의 숙원사업인 검경수사권 조정 문제를 언급하며 인권경찰로 거듭나라는 주문도 했다.

    또 다른 이례적인 장면은 바로 연출됐다. 김 장관의 발언 뒤 이철성 경찰청장의 모두 발언은 그간 경찰 총수의 입에서 기대하기 어려웠던 단어들로 채워졌다. 일단 '민주, 민생, 인권 경찰'로 거듭나겠다는 다짐과 참여를 독려하는 내용이 대표적이다.

    이철성 경찰청장 (사진=자료사진)

     

    이 청장은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 헌법 규정을 언급하며 "치안활동 전 영역에 국민의 참여를 확대하고 시민사회와 일반 국민의 의견이 치안정책에 적극 반영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인간 삶의 기본이라 할 수 있는 '안전'이 사회적, 경제적 지위에 따라 격차가 발생하는 일이 없도록" 사회적 약자에 특화된 치안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다짐했다.

    앞선 경찰지휘부 회의에서 "무엇보다 법치가 살아있어야 한다"거나 파업이나 집회 시위의 국면에서 '공권력 행사 폄훼'를 지적했던 것과는 대조적이다. 이 청장은 또 안전 이슈와 관련해서도 사회적 약자에 초점을 맞추는 등 안전 자체를 강조했던 과거와도 구별되는 자세를 취했다.

    경찰 관계자는 "새 정부의 국정 철학에 맞게 경찰 역시 변해야 하겠다는 인식이 바탕이 됐지만, 기본적으로 우리의 원죄에 대한 반성을 바탕으로 스스로 바뀌어야 겠다는 공감대가 경찰 전반에 있어 이 청장의 발언은 내부적으로도 지지를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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