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난민 지위를 인정받은 한국 프로복싱 슈퍼웰터급 챔피언 이흑산(34, 본명 압둘라예 아싼, 춘천아트복싱체육관)이 세계복싱평의회(WBC) 아시아 타이틀 전초전을 갖는다.
복싱매니지먼트 코리아(이하 '복싱M')은 3일 보도자료를 내고 "이흑산이 오는 5일 오후 7시 춘천 샘토명물닭갈비 야외특설링에서 고성진(34, 원우민복싱짐)과 슈퍼미들급 논타이틀전(10라운드)을 갖는다"고 밝혔다.
원래 이 경기는 이흑산의 한국 슈퍼웰터급 1차 방어전으로 치러질 예정이었지만, 고성진 측에서 무리한 감량에 따른 경기력 저하를 이유로 논타이틀전을 제안했고 이흑산 측이 이를 수용해 슈퍼미들급 경기를 갖는다.
2016년 국내 프로무대에 데뷔한 이흑산은 지난 5월 이규원을 3-0 판정으로 꺾고 한국 챔피언에 등극했다. 통산전적 4전 3승(1KO) 1무. 이에 맞서는 고성진은 11전 7승(7KO) 4패의 전적을 쌓았다.
이흑산은 이번 경기에서 승리하면 아시아 타이틀에 도전할 기회가 주어질 전망이다. '복싱M' 황현철 대표는 "이흑산이 인상적인 경기력을 보여줄 경우 WBC 아시아 타이틀 매치를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카메룬 출신 난민 복서 이흑산은 우여곡절 끝에 지난달 18일 법무부로부터 난민 지위를 인정받았다. 앞으로 대한민국 국민과 같은 수준의 사회보장을 받고, 의료보험 혜택과 기초수급 자격이 주어진다. 향후 해외 원정경기 출전도 가능하다.
이흑산은 카메룬 군인 신분이던 2015년 10월, 경북 문경에서 열린 세계군인선수권대회에 참가했다가 한국으로 망명했다.
지난해 10월 1차 난민인정 신청에서 탈락, 고국으로 강제 소환될 위기에 처했지만 어렵사리 재심사를 통과해 한국에서 복서로 새 인생을 살게 됐다.
세계챔피언을 향한 이흑산의 도전은 이제 시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