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카카오뱅크 홈페이지 캡처)
카카오뱅크가 제대로 된 공지 없이 마이너스 통장 대출 한도를 줄인 것으로 3일 확인됐다. 파격적인 한도 조건으로 영업 시작 1주일 만에 151만명의 고객을 끌어 모았지만, 대출을 감당하기 어려워 속도 조절에 나선 것이 아니냐는 평가가 나온다.
카카오뱅크의 마이너스 통장 대출은 한도가 최대 1억 5천만원에 최저 금리 2.86%로 업계에선 파격적인 수준이다. 대출하기 간편할 뿐 아니라 가격 경쟁력까지 갖췄다는 입소문을 타고 대출 수요가 몰렸다. 이 때문에 영업 시작 1주일이 지난 지금도 한도 조회는 지연되고 있는 상태다.
하지만 카카오뱅크의 인기상품인 마이너스 통장 대출은 제대로 된 공지도 없이 내부 방침에 따라 한도가 축소된 것으로 확인됐다. 최대 장점으로 홍보해 고객들을 모집해 놓고는 막상 대출을 해줄 때가 되자 리스크 관리 차원이라며 한도를 축소해 버린 것이다.
카카오뱅크 측은 "내부 데이터를 분석해보니, 마이너스 통장 이용자들 가운데 호기심에 받아두기만 하고 실제로 사용하지 않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며 "당장 필요한 고객이 대출을 받지 못하는 일이 생기지 않게 마이너스통장 상품에 한해서만 한도를 축소했다"고 밝혔다.
최대 한도와 최저금리는 그대로 유지하지만, 내부 방침에 따라 개인 신용등급별로 적용하는 한도를 낮춘다는 설명이다. 나머지 대출 상품은 현행 기준을 그대로 유지한다.
카카오뱅크 측은 이어 "빠른 한도 대출 약정 증가와 리스크를 사전에 방지하기 위해 선제적으로 한도 대출에 한해 리스크 관리를 강화하기로 한 것"이라며 "제대로 된 서비스를 드리기 위한 조치"라고 덧붙였다.
카카오뱅크는 이날 오전 7시 기준으로 신규 계좌 151만 9천건이 개설됐다고 밝혔다. 여신 규모는 4970억원, 수신은 6530억원이다. 예대율(예금 잔액에 대한 대출금 잔액 비율)은 76%다. 예대율은 통상 80% 정도 선에서 억제해야하지만 한국의 경우 높은 편이다.
카카오뱅크 마이너스통장 대출을 받으려고 했던 A(34)씨는 "그저께 한도를 조회했을 때보다 어제 조회했을 때 한도가 대폭 낮아져 어떤 영문인지 당황스러웠다"며 "고객센터에 전화를 해봐도 받지를 않으니 답답한데, 제대로 된 공지도 없이 자기네 마음대로 한도를 낮추는 것은 이해할 수 없는 처사"라고 말했다.
이용우·윤호영 카카오뱅크 공동대표는 "대고객 서비스 이후 폭발적인 이용으로 원활한 이용 및 상담에 불편을 드려 진심으로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안정적인 서비스 이용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