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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작', '택시운전사'… 스크린·안방극장에 나타난 기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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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작', '택시운전사'… 스크린·안방극장에 나타난 기자들

    한국언론진흥재단의 '언론산업 종사자 수'(2015)에 따르면 종이신문·방송·인터넷 등 언론사에 다니는 인원은 5만 9797명으로 집계됐다. 언론사 인원에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한다는 것을 감안해, 이 중 절반 정도를 기자라고 가정해도 3만 명에 이른다.

    '저널리스트', '언론인' 혹은 '기레기'(기자와 쓰레기의 합성어로 기자에 대한 대표적인 멸칭). 그 사이 어딘가에 존재하는 '기자'들이 스크린과 안방극장에 속속 등장하고 있다.

    ◇ 7월 : '문제적 기레기' 앞세운 SBS '조작'

    SBS 월화드라마 '조작' (사진=SBS 제공)

     

    가장 먼저 스타트를 끊은 작품은 지난달 24일 첫 방송된 '조작'이다. 남궁민, 유준상, 문성근, 엄지원, 전혜빈 등 호화 캐스팅에, SBS의 주특기로 여겨지는 '사회고발성 드라마'라는 점에서 기대를 모았던 작품이다.

    기자들의 세계를 본격적으로 그리는 만큼 가지각색의 기자 군상이 드러나는 것이 '조작'의 가장 큰 특징이다. 우선 주인공인 한무영(남궁민 분)은 사건을 직접 만드는 플레이어를 자처하며 특종을 만드는 한국판 타블로이드지의 '문제적 기레기'다.

    진실 보도를 위해 애쓴 '사회부의 전설'이었으나 비위 맞추거나 요령 부리는 것을 하지 못해 이른바 한직으로 물러난 이석민(유준상 분), 40대 이후로 급격히 하향곡선을 경험하는 기자세계의 생리를 극복하기 위해 스스로 기득권으로서 발을 내딛는 '독사' 구태원(문성근 분), 선정적인 기사만 추구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언론 정체성을 찾고자 노력하는 양동식(조희봉 분), 우유부단한 면은 있어도 기자로서는 노련미를 가진 살림꾼 이용식(김강현 분), '여자니까'라는 말을 듣지 않기 위해 배로 애썼던 사진기자 오유경(전혜빈 분) 등 우리가 상상할 수 있는 다채로운 기자 캐릭터가 곳곳에 포진해 있다.

    '조작'은 첫 방송부터 '성완종 리스트'와 수영선수 박태환의 '도핑 스캔들'을 떠올리게 하는 사건을 전면에 등장시킴으로써 시선을 끌었다. 동시간대 경쟁작을 따돌리고 홀로 두 자리수 시청률을 기록하며 순항 중이다. 거대언론에 맞서 사회 부조리를 파헤치는 기자들의 삶을 얼마나 실감나게 그릴지가 앞으로의 관전 포인트다.

    ◇ 8월 : 광주의 참상 세계에 알린 위대한 기자… 영화 '택시운전사'

    영화 '택시운전사' (사진=쇼박스 제공)

     

    지난 2일 개봉한 '택시운전사'는 서울의 택시운전사 만섭(송강호 분)이 통금시간 전까지 광주에 다녀오면 큰 돈을 준다는 말에 독일기자 피터(토마스 크레취만 분)를 태우고 광주로 가게 되는 이야기를 그렸다. 이 영화에도 기자가 나온다. 군부독재 상황에서도 오직 진실을 전하기 위해 위험을 무릅썼던 위대한 기자가.

    '택시운전사'의 이야기를 시작하게 만드는 극중 피터는 바로 독일 제1공영방송 ARD-NDR의 일본 특파원 위르겐 힌츠페터 기자다. 그는 5·18 광주 민주화항쟁 당시 상황을 취재해 시민들을 향한 국가폭력을 세계에 알렸다.

    1980년 5월 20일부터 23일까지 촬영한 그의 필름은 과자더미 속에 숨겨진 채 일본으로 반출됐고, 이후 독일을 비롯해 여러 나라에서 보도됐다. 1980년 9월 제작된 '기로에 선 한국'이라는 다큐는 1980년대 대학생들 사이에서 광주의 진실을 알리는 자료로 활용되기도 했다. 힌츠페터는 한국의 민주화에 기여한 공로로 2003년 제2회 송건호 언론상을 수상했다.

    힌츠페터는 생전에 "진실이 얼마나 위험한 것인가도 알 수 있었다. 내 필름에 기록돼 있는 것은 모두 피할 수 없는 진실"이라고 밝힌 바 있다. 또, 그는 가지고 있던 영상자료를 5·18 기록관에 기증해 5·18 기록물이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되는 데 큰 힘을 보탰다.

    "죽으면 광주에 묻어달라"고 했을 만큼 광주와 광주시민들을 향한 애정이 깊고, 폭압적 상황을 알리고자 끈질기게 취재했던 기자를 만나볼 수 있는 영화 '택시운전사'는 개봉 이틀 만에 100만 관객을 돌파했다.

    ◇ 9월 : 가짜뉴스에 맞서는 탐사보도팀, tvN '아르곤'

    tvN 새 월화드라마 '아르곤' (사진=tvN 제공)

     

    9월에도 기자를 주인공으로 하는 드라마가 시작한다. 김주혁, 천우희가 주연을 맡고, '커피프린스 1호점', '트리플', '골든타임', '하트 투 하트', '치즈인더트랩' 등을 만든 이윤정 PD가 연출한 tvN 새 월화드라마 '아르곤'이 그 주인공이다.

    '아르곤'은 가짜뉴스가 넘치는 세상에서 진실을 밝히고자 애쓰는 탐사보도팀 '아르곤'의 치열한 삶을 그려낸 드라마다. 김주혁과 천우희는 각각 개성있는 기자로 분해 시청자들을 만날 예정이다.

    김주혁은 방송사 HBC의 간판앵커 김백진 역을 맡았다. "진실은 사실을 통해서만 얻을 수 있다"는 신념으로 똘똘 뭉친 팩트 신봉주의자이자 정직한 보도를 생명처럼 여기는 인물이다. 수트가 잘 어울리는 젠틀맨처럼 보이지만, 함께 일하는 스태프들에게는 '악마' 취급을 받는 까다로운 기자다.

    천우희는 계약만료 3개월을 앞두고 아르곤에 배정받게 되는 계약직 기자 이연화로 변신한다. 평범해 보이지만 각종 음모론과 세계의 미스터리를 섭렵하는 타고난 호기심을 바탕으로 정규직에 도전하는 인물이다.

    "언론인의 역할이 중요한 시기라 백진이라는 인물이 더 마음에 와닿았다"는 김주혁의 출연 소감처럼, 진실과 관련해서는 타협 없는 언론인의 모습과 그 언론인을 통해 또 다른 기자의 성장을 보여줄 '아르곤'은 오는 9월 4일 오후 11시 첫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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