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군함도'에서 종로 주먹 최칠성 역을 연기한 배우 소지섭. (사진=피프티원케이 제공)
'미안하다 사랑한다'는 지금까지도 회자되는 소지섭의 대표작이다. 최근에 일본 드라마로 리메이크까지 됐으니 그 견고한 인기를 알 만하다. 사실 이제 국내에서는 더 이상 소지섭을 '미안하다 사랑한다'의 차무혁으로 기억하는 이들이 많지 않다. 소지섭이 출연하는 콘텐츠를 향유하는 세대가 많이 어려졌기 때문이다.
"초등학생들은 제가 '무한도전'에 나와 가지고 그냥 '무한도전'에 나온 아저씨라고 불러요. 전 그 단어 마음에 들어요. '미안하다 사랑한다'가 저를 알려준 작품인건 맞는데 뭘해도 '미안하다 사랑한다'로 귀결되는 지점이 있었거든요. 지금은 그게 많이 옅어져서 더 편한 거 같기도 하고 그러네요."
그가 연기에 본격적인 재미를 느끼기 시작한 것은 드라마 '발리에서 생긴 일'부터였다. 그렇지만 이상하게 영화 쪽으로는 정이 가지 않았다고 한다.
"워낙 내성적이고 낯가림이 심해서 현장에서 어울릴 수 있을지 걱정을 많이 했어요. 엄청나게 망한 영화는 없지만 그렇다고 해서 제가 유명 감독님이 캐스팅하거나 그렇게 신뢰도가 높은 배우는 아닐 거 같거든요. 조금 더 있으면 영화에 치중하지 않을까
싶어요. 영화에 사랑을 느끼게 된 건 '영화는 영화다' 덕분이었죠. ('택시운전사'의) 장훈 감독과는 서로 응원하면서 열심히 하고 있어요. 어제도 잘돼서 소주 한 잔 하자고 메시지도 나눴고요. 한국 영화는 다 잘 돼야죠. 개봉하면 작품에 대해 서로 살벌하게 이야기해 주려고 합니다."
영화 '군함도'에서 종로 주먹 최칠성 역을 연기한 배우 소지섭. (사진=피프티원케이 제공)
공식적인 자리에 나설 때와 다른, 소지섭의 일상적인 모습은 '스타'의 모습과는 거리가 멀다. 꾸준히 힙합 앨범을 내는가 하면, 깜짝 놀랄 만한 독특한 패션으로 대중들 앞에 나타나기도 한다. 잘생긴 이 배우의 엉뚱한 일면을 사람들은 즐거워한다.
"멋있고 잘생긴 거 내려 놓은지는 꽤 됐죠. 그 동안 행보들과 맞지도 않고요. 그런 거 원하면 힙합을 왜 하겠으며 입금 전과 후가 왜 있겠어요. 힙합 앨범도 말린다고 안 하는 것도 아니니 네가 좋으면 하라는 거거든요. 행복하고 즐겁게 살려고 부단히 노력해요. 제가 그래야 보는 분들도 즐거우니까요. 어느 순간 연기에 대한 고민이 너무 많아졌을 때, 힘들기만 했었어요. 이렇게 힘들게 연기하는 걸 보고 사람들이 좋아하거나 행복하지는 못할 거 같더라고요."
20대부터 40대까지 쉼없이 달려 온 소지섭이지만 그에게도 힘든 시간은 있었다.
"배우 생활을 오래하다보니 어딘가로 깊이 빠지더라고요. 거기에서 조금 벗어나자고 생각했어요. 예전에는 그냥 멀리하려고 했었는데 요즘에는 그걸 해소하고 벗어나려는 노력이 조금씩 생기는 거 같아요. 아직 영화에서는 역할을 못한 게 많아요. 누구나 신뢰하는 배우가 됐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