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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거운 사이다' 첫 방송의 유일한 아쉬움 '로타 초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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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뜨거운 사이다' 첫 방송의 유일한 아쉬움 '로타 초대'

    [노컷 리뷰] 온스타일 '뜨거운 사이다'

    3일 오후 9시 30분 첫 방송된 온스타일 '뜨거운 사이다' (사진='뜨거운 사이다' 캡처)

     

    온스타일 '뜨거운 사이다'는 앵커 박혜진, 코미디언 김숙, 영화 저널리스트 이지혜, CEO 이여영, 변호사 김지예, 배우 이영진 등 6명의 '여성'들이 MC가 되어 그 주의 가장 뜨거운 이슈를 시원하게 말하는 토크쇼다. '시사'를 다루는 프로그램의 출연진과 제작진까지 모두 '여성'이라는 데 방점이 찍혔다. 발에 채일 정도로 많았던 남성 예능 속에서 신선한 시도라고 주목받은 이유다.

    3일 오후 9시 30분 방송된 첫 방송은, 프로그램의 정체성이 잘 드러났다는 점에서 합격점을 줄 만했다. 자기만의 분야를 가지고 있는 여성 6인이 '서열 없이' 평등한 구조에서 자유롭게 이야기를 펼쳤기 때문이다.

    첫 방송 첫 주제였던 '여성예능의 부재'에서 숫자로 확인했듯, 현재 방송되고 있는 지상파·종편·케이블의 주요 예능 가운데 진행자와 고정 출연자가 모두 남성인 경우는 26개였던 반면, 여성인 경우는 3개에 불과했다. 처음부터 끝까지 여성들의 '입'에 의지하는 '뜨거운 사이다'가 낯설면서도 신선했던 이유다.

    '여성예능이 너무 없다', '여성예능인들이 계속해서 배출되기 어려운 시스템'이라는 문제제기조차, 남성 중심 예능에서 짤막하게만 '말해지는' 것이 현실이었다. 반면 '뜨거운 사이다'는 '여성예능 부족 현상'을 그냥 훑고 지나가는 것이 아니라 다각적으로 접근하고자 애쓴 흔적이 보였다.

    이날 방송에서는 '여성예능 부재'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들이 펼쳐졌다. (사진='뜨거운 사이다' 캡처)

     

    여성예능에 대해 최소한의 고민을 하고 캐릭터를 만들려고 했던 바람직한 사례('언니들의 슬램덩크')에서 시작해, 여자예능이 만들어지지 않는 여러 가지 이유(제작진의 노력 부족-그간 만들었던 남성예능의 익숙함에 젖어 새로운 시도하지 않음, 결정권자 대부분이 남성, 남성의 시선으로만 여성을 바라봄), 남성예능에서 느꼈던 불편함, 여성예능이 잘 되기 위해 어떤 노력이 필요한지 등을 두루 살폈기 때문이다.

    사랑받고 있는 같은 계열사(온스타일과 tvN은 모두 CJ E&M 계열사)의 프로그램 '알쓸신잡'(알아두면 쓸데없는 신비한 잡학사전)에 대한 솔직한 비판도 나왔다. 과거 직장생활 당시의 경험을 언급하며 "'내 생각은 이래'가 아니라 거기('알쓸신잡')서 보면 전부 다 강의를 하고 있더라"는 이여영의 지적이 대표적이다.

    속 시원한 직언을 의미하는 '사이다'라는 단어를 제목에도 넣었을 만큼, 기본적으로 언변이 뛰어나고 자신의 생각도 뚜렷한 이들을 캐스팅한 덕에 힘 빠지지 않고 대화가 이어진 점, 하나의 주제에 대해 출연진끼리 꼭 완벽한 합의가 되지 않아도 누구 하나 불편하지 않게 이야기를 끝맺을 수 있는 점, 견해뿐 아니라 유용한 정보까지 전한다는 점.

    그리 특별하지 않은 부분일 수 있으나, '뜨거운 사이다'는 여성 6인을 전면에 내세우면서 이 모든 것들을 당연히 '여성'도 할 수 있다는 것을 자연스레 보여준다.

    물론 아쉬운 점도 존재했다. '이슈가 목 마를 때' 찾는 프로그램을 표방한 만큼 '문제적 인물' 코너로 이슈의 중심에 선 당사자를 초대하는 기획까지는 좋았지만, 왜 '여성예능'임을 강조한 프로그램에서 특히 여성들에게 강도 높은 비판을 받았던 사진작가 로타를 초대 게스트로 모셨는지는 의문이다.

    겉모양새는 MC 6인이 그간 로타에게 제기됐던 수많은 문제들을 날카롭게 꼬집고 다소 공격적으로 긴장감 있는 토크를 진행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결국 그 자리는 로타에게 '해명의 기회'를 주는 것 이상을 이뤄내지 못했다.

    '뜨거운 사이다' 출연 덕에 로타는 자신의 닉네임 뜻을 밝히고, 이미 오래 전 일인 설리, 구하라와의 작업을 다시금 언급했으며, 수동적인 포즈와 노출도 있는 의상 등으로 비판 받았던 자신의 작업에 대해 적극적으로 자기 목소리를 낼 수 있었다.

    예능뿐 아니라 사회 전반에서 잘 포착되지 않는 '여성'의 존재에 좀 더 집중한다는 점에서 차별점을 가졌던 '뜨거운 사이다'의 선택 치고는 고민이 부족한 건 아니었을까. 야심차게 기획된 본격 '여성예능'인 만큼, 더 나아지는 모습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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