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주요 국가들조차 아직 개발에 성공하지 못한 내시경 수술로봇 장비 분야에 우리나라 토종 기업이 도전장을 내밀었다.
지난 3일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허가를 받은 미래컴퍼니의 수술로봇 '레보아이'(Revo-i)가 그 주인공이다.
환자들의 관심은 레보아이가 믿을만 하냐는 것으로, 레보아이는 현재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미국 인튜이티브사의 제품과 비슷한 정도의 안전성과 유효성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로봇수술은 아직 일반 수술에 비해 진료비가 비싸다. 건강보험 적용여부가 로봇수술 활성화는 물론 수술로봇 산업 활성화에 중요한 변수다.
◇ 미국 인튜이티브사 '다빈치'와 작동원리 비슷 레보아이는 미래컴퍼니가 지난 2007년부터 개발을 시작해 10년 만에 상용화에 성공한 장비다.
이 장비는 의사가 조종 시스템(컨트롤 콘솔)에서 로봇 팔을 이용해 수술 부위를 절개·절단·봉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인튜이티브서지컬의 수술로봇 '다빈치'와 작동원리가 유사하다.
다빈치는 3차원 영상을 통해 수술 부위를 뚜렷하게 볼 수 있고, 환자의 절개 부위를 최소화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갖고 있는데 레보아이 역시 동일한 특징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다빈치는 올해 6월 기준 국내 49개 병원에 65대가 설치돼 있다.
현재 미래컴퍼니 측은 레보아이의 임상시험 결과를 대외비라는 이유로 공개하고 있지 않다. 다만, 식약처의 최종 허가를 취득한 만큼 안전성과 유효성 측면에서 레보아이가 다빈치에 못지 않은 성능을 가졌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 '수술로봇', 최첨단 기술 융합된 의료기기 현재 수술로봇은 기계공학·광학·전기공학 등 다양한 학문이 융합한 분야로 자기공명영상촬영(MRI)과 더불어 개발이 가장 어려운 의료기기로 손꼽히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매년 12.1%씩 커지고 있는 수술로봇 시장의 성장세를 고려해 독일, 일본, 중국 등에서도 수술로봇 개발에 관심을 보이지만, 미국을 제외하면 아직 상용화에 성공한 나라는 없다.
이에 따라 세계에서 두 번째로 상용화에 성공한 레보아이는 앞으로 국내뿐 아니라 해외시장에서도 수출 경쟁력을 갖출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김준홍 미래컴퍼니 대표는 "아직 기분이 얼떨떨해 특별히 할 말은 없다"며 "10년간 노력 끝에 상용화에 성공해 기쁘다. 회사 내부적으로 이번 상용화를 계기로 향후 어떤 계획을 추진해나갈 더 논의해보겠다"고 전했다.
◇ 일반 수술보다 4~5배 비싼 진료비 극복 여부가 관건 인튜이티브서지컬 측에서는 '새로운 경쟁자'가 나타났다는 점에 오히려 환영의 뜻을 밝혔다. 회사 관계자는 "레보아이가 상용화됨으로써 앞으로 수술로봇 시장이 확대되고, 환자 치료에 로봇수술이 더 많이 이용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레보아이의 국내 시장 확대에 '비싼 로봇수술 비용'이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현재 로봇수술은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아 개복수술, 복강경 수술보다 진료비를 약 4∼5배 더 부담해야 한다.
레보아이의 임상시험을 주도했던 나군호 세브란스병원 비뇨기과 교수는 "로봇수술 급여 적용 여부는 정부의 보장성 강화 정책이 어디까지 확대될지가 관건"이라며 "레보아이가 환자의 빠른 회복과 안전한 시술을 돕는데 앞으로 충분한 역할을 해낼 것으로 기대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