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GC 김승기 감독. (사진=KBL 제공)
"사실 그 수비를 하면 안 됐죠."
7월12일 처음 훈련을 시작한 지 한 달도 되지 않았다. 당연히 KGC는 정상 컨디션이 아니었다. 1대1 공격에 허무하게 뚫렸고, 대만 속공은 손도 대지 못했다. 3쿼터까지 54-71로 뒤졌다. 그런데 4쿼터 풀코트 프레스로 상대를 압박해 승부를 마지막까지 끌고갔다. 비록 패했지만, 안양 팬들은 뜨거운 박수를 보냈다.
풀코트 프레스가 성공은 했지만, 사실 도박이었다. 몸 상태가 완벽하지 않은 상태에서 풀코트 프레스는 자칫 부상을 당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김승기 감독이 압박을 선택한 이유는 팬을 위해서였다.
김승기 감독은 5일 대만 다씬 타이거즈에 82-85로 패한 뒤 "사실 4쿼터에 그 수비를 하면 안 됐다. 지금 상황에서는 다칠 염려가 있다"면서 "그래도 홈 관중이 있으니 재미있게 하자는 생각으로 작은 선수들이 나가서 뺏는 수비를 했다. 다칠까봐 안 했는데 마지막에 선수들이 잘 해줘서 팬들에게 덜 미안한 것 같다"고 말했다.
KGC는 주축 선수들이 모두 빠진 채 동아시아 챔피언스컵을 치르고 있다. 오세근은 국가대표에 차출됐고, 양희종은 부상 중이다. 이정현은 KCC로 떠났다. 두 외국인 선수도 합류하지 않았다.
무엇보다 경기를 제대로 뛸 몸이 만들어지지 않았다. 대만전에서 내준 속공만 무려 11개였다.
김승기 감독은 "진짜 체력도 안 되고, 다리도 안 떨어졌다. 1대1 수비를 하는데 다 뚫렸다. 그러다보니 경기가 엉망이 됐다. 후반 그나마 면목이 섰다"면서 "가장 아쉬운 것은 안양에서 1승이라도 해야 하는데 못할 것 같다는 점"이라고 강조했다.
3쿼터까지는 김승기 감독 말대로 엉망이었다. 하지만 4쿼터 강력한 압박 수비로 대만을 흔들었다. 4쿼터 스코어만 보면 28-14 더블 스코어였다. 김철욱이 24점 14리바운드로 골밑을 지켰고, 강병현이 3점 4방, 전성현이 3방을 꽂았다.
이번 대회를 떠나 새 시즌을 준비하는 KGC의 가장 큰 고민거리는 역시 이정현 공백 메우기다. 지난 시즌 평균 15.28점(국내 1위) 3.0리바운드, 5.0어시스트를 기록한 이정현이다. 공백을 메우기 쉽지 않다.
하지만 김승기 감독은 좋은 성적을 자신했다.
김승기 감독은 "준비를 잘 해서 앞으로 재미있는 경기를 할 테니 팬들도 기다려줬으면 좋겠다. 정규리그 시작하면 해야 할 선수들이 나온다"면서 "두 달 남았으니 준비를 잘 하면 큰 문제가 없을 것 같다. 손발을 맞출 시간이 촉박할 수도 있지만, 지난 시즌 좋은 성적을 냈기에 몸은 아니라도 마음은 자신감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