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청와대 제공)
취임 후 첫 여름휴가를 끝내고 돌아온 문재인 대통령의 청와대 집무실에는 굵직한 대내외 과제들이 쌓여있다.
중소기업벤처부 장관 등 공석인 인사와 부동산 대책, 세제 개편안, 대북 정책 등이 당면한 과제인데 문 대통령의 국정운영 능력이 비로소 시험대에 올랐다는 전망이 나온다.
◇ 조만간 중소벤처장관 후보자 지명…주변 4강 대사 인선도 속도어느 것 하나 시급하지 않은 과제가 없지만 오는 17일 정부 출범 100일 전까지 공석인 장관은 물론 주변 4강(미국‧중국‧일본‧러시아) 대사, 차관급 청장 등 인사가 마무리돼야 한다.
정부 조직 개편 과정에서 신설된 중소벤처기업부의 초대 장관은 문 대통령의 주요 국정방향과 직결되는 인사여서인지 청와대가 공을 들여왔다. 청와대는 조만간 장관 후보자를 발표할 계획이다.
노영민 전 의원. (사진=자료사진)
4강 대사 인선도 속도를 내고 있다. 주중대사는 문 대통령의 측근인 노영민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일찌감치 내정된 가운데 미국과 일본, 러시아 대사는 북한의 연이은 도발로 엄중해진 외교‧안보 상황을 감안해 고심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6일 "공관장 인사에 대한 검증이 진행되고 있다"며 "국무위원 인선을 마친 뒤 공관장 인사를 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다만 "주요 공관장의 경우는 상대국의 입장도 조율해야 하는 측면이 있다"고 덧붙였다.
(사진=청와대 제공)
◇ 트럼프 대통령‧아베 총리와 조만간 통화해 '코리아패싱' 일축…대북 정책 기조 고심도문 대통령의 휴가기간 중에도 시시각각 상황이 전개된 외교안보 이슈도 문 대통령이 즉각적으로 풀어야할 과제다.
문 대통령은 조만간 트럼프 대통령과 통화를 하고 북한 도발 대응책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문 대통령과 트럼트 대통령 간에 통화가 이뤄지면 보수야권을 중심으로 제기되는 이른바 '코리아패싱(한국 배제 현상)' 논란도 잠잠해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 28일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미사일 도발 직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전화 통화로 북 미사일 대응방안을 논의하며 야권을 중심으로 코리아패싱 주장이 제기됐다.
청와대는 북한의 도발 직후 '한미 미사일 공동 발사' 등 양국이 즉각적인 대응 조치와 지속적인 의견교환을 하고 있는만큼 양국 정상의 통화는 '급할 것이 없다'는 입장이었다.
그러나 북한의 도발 이후 6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새로운 대북제재 결의안이 통과되는 등 한반도를 둘러싼 상황 변화가 이어지고 있는 만큼 양국 정상이 상황인식을 공유할 필요가 있다는 판단에 따라 트럼프 대통령과의 통과가 추진되는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조만간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도 통화를 하고 현재 한반도 상황에 대한 평가를 공유하고 향후 대응방향에 대한 의견 교환을 할 예정이다.
대북 화해기조를 명확히 한 '신(新)베를린 선언' 후속 조치에 대한 고민도 예상된다.
문 대통령은 지난달 6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 쾨르버 재단 연설을 통해 남북대화를 통한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기조를 분명히 하며 남북 군사회담과 이산가족상봉을 위한 적십자회담을 제안했지만 북한은 이에 대한 답변 대신 미사일 도발로 응수하는 모양새다.
문 대통령이 당장 이런 대북 정책 기조를 뒤집을 가능성은 크지 않지만, 당분간은 유화적인 메시지나 제안을 자제할 가능성도 있다.
(사진=자료사진)
◇ 부동산 대책‧세제 개편안 후속 조치도…靑 정무라인 동원해 野설득초고소득층·초대기업 증세 등을 골자로 한 세법 개정안과 집값 상승을 막기 위한 '8·2 부동산 대책' 등 새 정부의 경제 정책에 대한 후속 조치도 준비 중이다.
세제개편안과 부동산 대책이 시행되려면 소득세법, 법인세법, 도시·주거환경정비법 등 17개의 법률 개정이 필요한 만큼 청와대는 후속 조치를 일단 당‧정에 위임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청와대는 정무라인을 동원해 야당 설득 작업에 착수한다는 계획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일자리 추가경정예산안 처리 때처럼 국회를 상대로 세제개편안과 부동산대책의 필요성을 설명하고 협조를 구하는 노력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휴가 직전 이틀에 걸쳐 대기업 대표들과 만찬 회동을 가진 문 대통령은 중소기업과 노동계 관계자들도 만나 고충을 듣고 새 정부의 경제 정책에 대한 의견도 나눌 예정이다.
조각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든 만큼 이제는 문 대통령이 국정운영 능력을 제대로 발휘해야 한다는 요구가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어서 이들 현안들에 대해 문 대통령이 어떤 답을 내놓는지가 향후 국정운영의 가늠자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