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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유럽여행·입찰정보유출 의혹…중부발전·군산바이오 수사 선상에

국회/정당

    골프·유럽여행·입찰정보유출 의혹…중부발전·군산바이오 수사 선상에

    6천억원대 발전소 수주 사업에 중부발전-업체 검은 유착 고리 개연성

    에너지공기업 한국중부발전과 자회사격인 군산바이오에너지 임직원들이 6천억 원 대의 발전소 시공 업체를 선정하면서 입찰평가 관련 정보를 유출하고 평가 기준을 바꾼 의혹 등과 관련해 검찰 수사를 받게 됐다.

    이들은 업체선정을 위한 평기기간 중이었음에도 특정업체와 골프회동을 하는가 하면 평가가 끝난 뒤에는 외유성 해외 실사를 다녀온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 수사를 통해 '발전 적폐'의 민낯이 드러날지 주목된다.

    ◇ 산업부 … 중부발전 임직원-업체 유착관계, 입찰부당 개입 여부 수사 의뢰

    CBS가 산업자원부와 국회 산업자원위원회 소속 이훈 의원실, 검찰 등을 취재한 결과를 종합하면 산업부는 지난 4일 중부발전 정 모 사장과 곽 모 부사장, 고 모 에너지신사업부장 등을 검찰에 수사 의뢰했다. 또 중부발전을 통해 민간기업인 군산바이오에너지 양 모 사장 등에 대해서도 수사를 의뢰할 방침인 것으로 확인됐다.

    산업부 자체 감사 결과 제기된 의혹이 사실일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중부발전·군산바이오 임직원과 업체의 유착관계 ▷우선협상대상자 선정대가 지급 여부 ▷입찰 평가과정에서 중부발전·군산바이오 임직원 공모관계 ▷자료유출, 조작, 평가기준 변경 여부, 금품 또는 향응 수수 여부 등에 대해 수사를 요청한 것이다.

    중부발전 정 사장은 의혹을 최초로 제기했던 민주당 이훈 의원실에는 입찰평가기간(3.6~5.15)에 민간기업인 군산바이오 양 사장과 접촉사실이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산업부 조사결과 자신의 집무실과 음식점 등 4 곳에서 만난 사실이 드러났다. 정 사장은 자신의 핸드폰 기록도 삭제해 의혹이 일고 있다.

    곽 부사장은 의혹의 중심에 있는 인물이다. 그는 부하 직원들에게 군산바이오 입찰 진행상황 등 세부적인 내용을 정기적으로 보고하게 했다. 군산바이오 입찰관련 내부비밀 자료인 기술성평가 적용기준에 대한 보고를 받은 사실도 확인됐다. 특히 롯데건설 P모 상무와 평가기간 중에 4차례나 통화한 사실이 드러났다.

    곽 부사장은 입찰평가 기간 중에 롯데측과 접촉한 사실이 없다고 거짓말을 했다. 4차례의 통화도 본인의 발신기록을 통해서 확인돼 P상무의 핸드폰 통화내역, 문자·카카오톡 수신 내역 등이 중부발전 임직원과 건설업체의 유착 여부를 밝히는 '스모킹 건'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 중부발전 직원-특정업체 상무, 평가기간 중에 골프 회동

    곽 부사장의 지시를 받는 고 모 에너지신사업부장은 군산바이오의 내부 비밀자료와 입찰평가 관련정보 등을 수시로 받아 임원진에게 보고하는 역할을 했다. 그런데 그가 평가기간 중에 롯데건설 P상무와 함께 골프를 친 사실이 밝혀졌다. 골프 라운딩에는 중부발전건설사업처장 K씨와 롯데건설사 직원 1명 등 함께 했다.

    롯데건설이 발전소 시공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는 과정도 의심스럽다. 산업부는 "평가위와 실무팀이 중부발전 파견직원으로 구성돼 군산바이오 입찰평가, 의사결정에 중부발전의 영향력이 클 수 밖에 없는 구조"라고 지적했다. 중부발전 곽 부사장이 군산바이오 입착관련 내부 자료를 보고 받은 것과 궤를 같이 한다.

    산업부는 군산바이오가 기술회의 결과와 업체별 기술경제성 평가금액 등을 중부발전에 보고했을 것으로 판단했다. 특히 골프회동 등으로 미뤄볼 때 중부발전이나 군산바이오가 이 자료를 특정업체(롯데건설)에 제공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의심하고 있다.

    군산바이오는 입찰평가가 종료된 후에 평가기준을 변경하기도 했다.(2017.6.26. 노컷뉴스 꼴찌를 1등으로, 1등을 꼴찌로…수상한 중부발전 기사 참조) 변경 전 기준에 따르면 롯데건설은 꼴찌인 4위였지만 변경후 기준을 적용받아 1위가 됐다. 경기가 끝난 뒤에 규칙을 바꿔 경기를 재개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로 형법상 입찰방해죄에 해당될 수 있다.

    ◇ 자회사는 평가기준 바꿔 특정업체를 1위로, 평가끝난 뒤엔 유럽동반여행

    평가기준 변경을 지시한 사람은 군산바이오 양 사장이다. 양 사장은 변경 후 기준에 따라 우선협상자로 롯데건설이 선정된 직후 롯데건설 P상무와 유럽출장에 나선다. 유럽출장은 우선협상대상자가 제안서에 제출한 실적을 '현장 실사'를 통해 확인하기 위한 것이다.

    중부발전 측은 출장보고서에 이 사진을 첨부했지만, 이 사진은 해당 발전소 홈페이지에 게시된 사진이었다.

     

    6박 8일에 걸친 현장 실사에서 실사단은 당초 예정에 없던 노르웨이에서 2박 3일을 머문다. 독일, 스웨덴 출장보고서에는 실사단의 모습이 나온 발전소 사진이 첨부됐지만 노르웨이에서 둘러봤다는 수력발전소는 해당 발전소 홈페이지에 실린 사진을 그대로 퍼날랐다. 실사단에는 평가기준 변경을 지시한 군산바이오 양 사장이 포함됐다.

    검찰 수사를 통해서 중부발전과 군산바이오의 특정업체 밀어주기나 특정업체와의 유착의혹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시공사 선정 자체가 무효가 될 수도 있다. 군산바이오가 입찰참여업체와 맺은 '청렴계약이행각서'를 보면 입찰계약 체결 및 계약이행과 관련해 금품, 향응 등을 제공한 사실이 드러날 경우 계약을 취소할 수 있고, 민.형사상 이의를 제기하지 않기로 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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