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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 속 6명 사망 "어질어질할 때가 아찔한 순간"

사회 일반

    폭염 속 6명 사망 "어질어질할 때가 아찔한 순간"

    - 39.4˚C 여주 이장 "숨 턱턱 막혀"
    - 매일 소금 먹으며 땡볕 농사
    - 그늘에서도 온열질환 주의해야
    - "의식없고 구토하면, 물 주지 마세요"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변상욱 대기자(김현정 앵커 대신 진행)
    ■ 대담 : 정해정(여주 흥천면 상백리 이장), 강재헌(인제대 가정의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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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주말 역시 폭염이 대단했습니다. 주말 동안에 온열질환 환자가 1000명을 넘어섰다고 합니다. 사망자도 지금까지 6명이나 나왔다고 하는데 이쯤되면 '침묵의 살인자'라는 별칭이 붙을 만도 하겠다 생각이 듭니다. 엊그제인가 기온이 40도에 육박한 마을이 있습니다. 경기도 여주 상백리라는 곳의 정해정 이장을 전화로 연결해 보겠습니다. 정 이장님, 안녕하십니까.



    ◆ 정해정> 안녕하세요.

    ◇ 변상욱> 이렇게 뜨거운데 안녕하시냐고 여쭈려니까 좀 이상합니다마는. 39.4도까지 올랐다고 소식을 들었습니다. 39.4도까지 올랐다는 거 알고 계셨습니까,그때?

    ◆ 정해정> 네네. 저도 그렇게까지 많이 오른 줄 몰랐는데 날이 무진장 많이 더웠고요. 뉴스를 보고 저도 알았는데 정말 날이 엄청 덥지만... 진짜 많이 덥더라고요. 더운 게 그냥 더운 게 아니고요. 그냥 숨이 턱턱 멈출 정도로다가 더워가지고. 그리고 일을 하다가 이렇게 앉았다가 일어나고 그러면 어질어질하고.

    ◇ 변상욱> 어질어질하고?

    ◆ 정해정> 그 정도였거든요. 그래서 저희 마을도 노령화돼서 어르신들이 많이 계신데 어르신들도 많이 더워서 위험해서 저도 동네 마을회관에 에어컨을 틀어놓고 마을회관에 오셔서 쉬게 하고 그럴 정도로 많이 더웠어요. 하여튼 어마어마했어요. 그리고 여주에는 한 20일 정도 폭염주의보가 계속 내렸거든요. 하루도 멈추지 않고 폭염주의보가 내리고 그럴 정도인데 결국은 그렇게 기록적인 온도가 되네요.

    (사진=자료사진)

     

    ◇ 변상욱> 에어컨이 있는 곳은 마을에서 딱 주민회관, 마을회관 한 곳입니까?

    ◆ 정해정> 네, 가정집에도 있는데 어르신들이 많이 있지만 한 군데에서 이렇게 모여서 있는 게 오히려 더 나을 것 같아서 집집마다 하지 않고 전기 절전도 하고 하기 위해서 한 군데에서 이렇게 하고 있었습니다.

    ◇ 변상욱> 또 혹시 쓰러지거나 아프신 분 안 계신가 한 군데 다 모여계셔야 확인하기도 좋고 잘하셨네요.

    ◆ 정해정> 네, 그것도 그렇지만 너무 위험하니까 있으면 누가 쓰러지고 누가 있는지도 모르잖아요. 그래서 저희 마을은 그렇게 하고 있어요. 그리고 하루에 한 번씩 소금물, 소금까지 이렇게 해서 어르신들 소금도 잡수시게 하고.

    ◇ 변상욱> 그런데 어르신들 걱정을 자꾸 하셨지만 막상 또 이장님이나 약간 그래도 나이가 아래에 계신 분들은 일하러 나가야 되실 거 아니에요. 또 농사일이라는 게 때를 맞춰야 되니까.

    ◆ 정해정> 일하러 나가시는데 너무 더울 때 일을 하지 않게 제가 아침, 저녁으로 방송도 하고 그렇게 해요.

    ◇ 변상욱> 혹시 뭐 일하다 쓰러지시거나 한 분도 계시긴 계세요?

    ◆ 정해정> 아직은 없습니다. 저희 마을은 아직은 없고. 저희 여주에서는 아직 그런 건 못 봤는데. 아직은 여주에서는 시책을 잘해서 그러는지 그런 거는 아직 못 들었고요. 하여튼 어질어질하고 그래요, 저도.

    ◇ 변상욱> 아이고. 대개 일 다 끝내시면 몇 시면 쉬실 수 있나요?

    ◆ 정해정> 아침에 5시 경에 나가서 10시, 11시까지 일들을 하시고 그리고 들어오셔서 씻고 식사하시고 마을회관으로 오시고.

    ◇ 변상욱> 그렇게.

    ◆ 정해정> 그래서 한 저녁에 5시경 되면 또 집에들 가셔서 집안일들 하시고 그래요. 일이 끝나면 뭐... 저녁 8시까지도 일을 해요.

    ◇ 변상욱> 이렇게 더웠던 건 처음인 것 같습니까, 진짜?

    ◆ 정해정> 저도 나이는 한 오십 조금 넘었는데 이렇게 기록적인 더위는 처음 접해 보네요.

    ◇ 변상욱> 그러면 일하러 나가실 때 무장을 어떻게 하세요? 모자는 당연히 쓰실 거고 뭐 시원한 물 갖고 나가실 거고.

    ◆ 정해정> 일단은 무장은 최일단은 시원한 물부터 챙기고요. 물 챙기고 모자 쓰고 토시하고 완전무장을 하고 그러고 나가죠.

    ◇ 변상욱> 토시까지 다 하시고 소금도 간간이 드셔가면서.

    ◆ 정해정> 소금은 하루에 한 번씩은 꼭 먹어요.

    ◇ 변상욱> 알겠습니다. 아이고, 고생 많으시네요. 그래도 이렇게 다들 신경을 쓰시고 마을 전체를 위해서 애써주시니까 아직까지 쓰러지신 분이 없어서 다행입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 정해정> 감사합니다. 수고하세요.

    ◇ 변상욱> 경기도 여주 상백리의 정해정 이장이었습니다. 정말 가볍게 봐서는 큰일나겠습니다. 잠깐 밖에 있어도 쓰러진다고 하는 그런 얘기도 듣습니다마는 좀 자세한 얘기를 들어보려고합니다. 인제대학교 가정의학과의 강재헌 교수께서 지금 연결돼 있습니다. 교수님, 안녕하십니까?

    ◆ 강재헌> 안녕하십니까?

    ◇ 변상욱> 온열질환자가 지난해에 비해서 많이 늘어난 건가요?

    ◆ 강재헌> 질병관리본부에서 발표한 바에 따르면 지난 5월 29일부터 8월 4일까지 온열질환자가 1091명 그리고 여섯 분이 아깝게도 생명을 잃으셨다고 하는데요. 이 숫자는 예년에 비해서는 작년 이후로 급증하고 있는 추세입니다.

    ◇ 변상욱> 열사병, 일사병. 이건 뜨거운 데 오래 나가 있으면 걸린다고 했는데 그게 아닌가요? 잠깐 나가 있어도 걸리나요?

    ◆ 강재헌> 열사병, 일사병은 모두 온열질환이라고 얘기를 하죠. 극심한 고온에 노출되었는데 신체가 제대로 이 열을 식히지 못할 때 발생을 합니다. 그 대표적인 질환이 일사병과 열사병인데요. 일사병은 고온 환경에 노출돼서 신체 내부온도가 평소 체온보다 올라갑니다. 그래서 37도에서 40도 사이로 상승을 하게 되는데요. 그러면서 수분이 부족하거나 전해질 이상이 생겨서 두통, 정신혼란, 실신이 일어나기도 하는데요. 반면에 열사병은 좀 더 심각합니다. 몸 안에 온도가 위험할 수도 있는 40도 이상으로 올라가게 되고 중추신경계, 즉 뇌의 기능에도 문제를 일으킬 수 있기 때문에 의식을 잃거나 생명을 잃을 수도 있는 거죠.

    ◇ 변상욱> 열사병은 사망율이 훨씬 더 높은 거군요.

    ◆ 강재헌> 그렇습니다. 사실 열사병은 40도가 넘는 체온 상승과 함께 혼수상태가 온다든지 경련까지도 올 수도 있고요. 또 출혈이나 황달, 소변량 감소 같은 일도 나타날 수 있기 때문에 생명을 위협하는 그런 문제가 됩니다.

    (사진=자료사진)

     

    ◇ 변상욱> 햇볕이 그냥 직접 내리쬐는 바깥이 아니라 혹시 그늘에서 있어도 또는 실내에 있을 때에도 찜통이 계속되면 걸릴 수 있는 건가요?

    ◆ 강재헌> 그렇습니다. 그래서 더욱더 주의가 필요한데요. 실내에 있다든가 그늘에 있더라도 그 안에, 실내의 온도가 높을 경우 또 장시간 머무를 경우 또 온도가 높으면서 습도가 높게 될 경우에는, 특히 일을 할 때는 온열질환이 나타날 수가 있습니다.

    ◇ 변상욱> 지난번에 뭐 한 60대 남성은 실신을 했는데 시민들이 옆에서 도와주셔서 목숨을 구하기도 했습니다마는 발생하면 응급조치는 일단 어떻게 해야 됩니까?

    ◆ 강재헌> 가장 중요한 것은 신속하게 서늘한 곳으로 이동을 시키게 되고요. 그다음에 다리를 머리보다 좀 높게 하는 것이 좋고. 또 의식이 뚜렷하고 토하지 않는다면 안정을 취하면서 물이나 이온음료를 마시게 하는 게 도움이 되는데요. 이때 주의할 것은 의식이 없거나 구토가 동반될 경우는 물을 드려서는 안 되고요. 바로 119를 불러서 응급실로 빠르게 이송을 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 변상욱> 일단 서늘한 곳으로 빨리 대피시켜드러야 되고 다리 쪽을 약간 높게 해야 된다고 말씀하셨죠?

    ◆ 강재헌> 네, 그렇습니다.

    ◇ 변상욱> 그다음에 물이나 이온음료를 섭취하게 하셔야 되는데 이건 상황에 따라서는 다르군요, 상태에 따라서는.

    ◆ 강재헌> 그렇습니다.

    ◇ 변상욱> 뭔가 개인적으로 느낄 수 느낄 수 있는 자각증상 같은 게 있는 건가요?

    ◆ 강재헌> 우선은 땀을 많이 흘리고 기운이 없고 어지럽고 의식이 혼탁해지는 느낌. 쓰러질 것 같은 느낌이 오는 게 전에 대부분 있거든요. 그런데 일을 해야 된다는 것 때문에 또는 조금 더 하자라는 욕심에 너무 노출을 장시간할 때 일사병이나 열사병이 발생할 수 있는 거죠. 그래서 예방을 하기 위해서는 항상 물을 충분히 마시고 작업을 하시고 또 무더운 여름철에는 해가 좀 뜨기 전에. 그러니까 아주 더울 때를 피해서 아침 일찍이나 해 질 녘에 작업이나 운동을 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 변상욱> 알겠습니다. 논에 밭에 나갔다고 기왕 나온 김에 조금만, 이것까지만 조금만 더 하고 가지 이런 생각 좀 하지 마시고 뜨거울 때는 일단 피하셨다가. 알겠습니다. 아까 인터뷰한 이장님께서는 '소금을 하루에 한 번 꼭 먹습니다' 하는데 이거는 잘한 거죠?

    ◆ 강재헌> 그렇긴 한데요. 사실 일사병은 고온에 노출이 됐을 때 체온조절기능에 문제가 생겨서 나타나는데요. 지금 우리 한국인들은 평소에도 음식으로 소금을 좀 많이 먹는 편이라서 소금을 일부러 보충할 필요는 없고 그보다는 작업 전에 또 작업 중에 충분히 수분을 섭취하는 것이 더 중요할 수가 있겠습니다.

    ◇ 변상욱> 수분을 충분히 섭취하는 것이 더 중요할 수도 있다. 알겠습니다. 그런데 일사병, 열사병도 문제지만 요즘 콧물 흘리면서 다니시는 분들, 훌쩍이시는 분들 많으신 거 보니까 에어컨 냉방병도 참 대단한 것 같습니다.

    ◆ 강재헌> 또 하나의 문제인데요. 그래서 주의를 위해서는 더울 때는 무조건 시원하게 해 놓고 싶지만 실내외 온도가 너무 커지면 문제가 되거든요. 한 5도 이내 차이로만 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예를 들어 밖이 30도라면 에어컨은 25도 이상으로 유지하는 게 좋고요. 그 이상 차이가 나면 온도조절기능에 혼란이 오기 때문에 두통, 피로감 등의 냉방병이 나타날 수가 있고요. 또 냉방을 오래 하게 되면 습도가 낮아지는 건 좋은데 이 때문에 호흡기 감염에 취약해집니다. 그래서 요새 감기가 많은데요. 냉방을 할 때에도 환기를 가끔 시켜주는 게 도움이 되겠습니다. 특히 가정 에어컨은 안에 필터가 있는데 이 필터에 먼지가 끼고 오염이 되면 또 세균이 자라기 쉽거든요. 그래서 필터를 한 이주일에 한 번 정도는 세척을 해 주시는 게 좋겠습니다.

    ◇ 변상욱> 그런데 이거 마을버스나 지하철 안에서는 어디 도망갈 데도 없고 말이죠. 그러다 보니까 이럴 때는 그냥 좀 흉하더라도 보온마스크를 해 버리는 게 나은가요?

    ◆ 강재헌> 물론 이제 마스크를 하면 좀 도움이 되고요. 그런데 사실 지하철이나 이런 곳에서는 오랫동안 타지는 않기 때문에 대개 냉방병이 많이 생기는 곳은 가정이나 또는 냉방이 아주 잘되는 직장에서 일하시는 직장인들이 많이 문제가 됩니다.

    ◇ 변상욱> 알겠습니다. 그냥 에어컨 온도는 한 22도, 23도면 적정 온도겠지라고 했지만 나름대로 바깥온도하고의 적정한 차이를 두는 것이 낫군요. 아까 5도 정도라고 얘기하셨나요?

    ◆ 강재헌> 그렇습니다.

    ◇ 변상욱> 알겠습니다. 오늘 도움말씀 고맙습니다.

    ◆ 강재헌> 감사합니다.

    ◇ 변상욱> 인제대학교의 강재헌 교수였습니다. {RELNEWS:righ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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