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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외교

    첫 다자무대 데뷔한 '강경화 외교' 어땠나

    백발에 유창한 영어, 매너로 주목···대북정책 공조 이끌어내 평가

    (사진=외교부)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장관 취임이후 처음 나선 다자외교 무대가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이다. 강 장관은 그동안 '다자외교 전문가'로 불려온 만큼 이번 아세안지역안보포럼에서 과연 어떤 활동을 하는지 보는 시선이 많았다.

    최대한 많은 외교 수장들을 만나 문재인 대통령의 베를린 구상에 대한 국제사회의 호응을 이끌어내고 북한이 강변하는 핵미사일 도발의 정당성을 차단하는 것도 강 장관의 책무였다.

    강 장관은 나흘 동안 총 17차례의 양자회담을 갖는 강행군을 소화했다. 지난 5일 오후 필리핀 마닐라에 도착한 강 장관은 이날 싱가포르, 브루나이 등 주요 아세안 국가들과 양자회담을 가졌고 6일에도 미국과 중국 등 주요국들과 회담을 가졌다.

    동아시아정상회의(EAD)와 ARF본회의가 열리는 7일도 오찬을 겸한 한미일 외교장관 회의와 저녁 한일 외교장관 회의를 각각 개최했다.

    한국으로 출국하는 8일도 아세안 50주년 기념행사와 ARF 폐막식에 참석하는 한편 베트남과 양자회담도 가졌다.

    첫 다자외교 무대 데뷔인 만큼 최대한 많은 국가들과 교감하면서 문재인 정부의 대북정책을 설명하고 지지를 얻겠다는 의지의 표명으로 풀이됐다.

    아세안 국가들 역시 한-아세안 관계를 4강(미·중·일·러) 수준으로 격상하겠다는 문재인 정부의 공약을 언급하며 매우 큰 관심을 보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강 장관은 회의 기간 내내 '트레이드 마크'인 백발과 유창한 영어실력, 매너로 참가국들에 호의적인 인상을 심은 것으로 알려졌다. 참가국들은 강 장관의 국제무대에서의 경험 등을 언급하며 따뜻한 취임 축하 인사를 전했다.

    (사진=외교부)

     

    강 장관은 이번 ARF회의를 결산하면서 가장 큰 성과로 우리 정부의 대북정책과 '베를린 구상'에 대한 국제사회의 이해와 지지를 넓혔다는 것을 꼽았다.

    강 장관은 다양한 양자, 다자회담 계기에 우리 정부의 대화와 제재를 두 중심축으로 하는 베를린 구상에 대해 많은 질문을 받고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강 장관은 ARF를 마치고 출국 전에 가진 기자회견에서 "우리가 갖고 있는 대북정책, 보다 더 큰 구상인 베를린 구상에 담긴 한반도 평화 정착 노력에 대해 양자·다자 계기에 적극적 지지와 호응을 얻었다는 것이 가장 큰 성과"라고 말했다.

    실제 핵미사일 개발의 정당성을 주장하는 북한의 시도는 성공하지 못했다.

    아세안 10개국 외교장관들은 공동성명을 통해 북한 도발을 비판하고 한반도 긴장 고조에 엄중한 우려를 표명했다.

    북한은 많은 국가들과 양자회담을 요청했으나 대부분이 거부했고, 그 결과 필리핀 외교장관이 아세안을 대표해 북한 외무상을 만났을 뿐이다.

    여기에다 한미일, 한미, 한일 회담을 통해 대북제재 공조가 거듭 확인되면서 적어도 ARF에서 북한은 설 자리가 없었다.

    강 장관이 지난 6일 환영만찬에서 리용호 북한 외무상과 만나 대화한 점도 주목된다. 비록 본격적인 대화는 아니었지만, 북측에 우리 정부의 대화 의지를 거듭 전달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는 평가이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중국, 일본 등 주요국과의 양자회담에서는 다소 아쉬웠다는 평가도 나온다.

    강 장관은 작심한 듯 사드 배치 결정을 비판하고 나선 왕이 중국 외교부장과의 회담에서 '사드보복'에 대해 제대로 항의하지 못했다. 강 장관은 이를 두고 "한국의 입장을 설명했지만, 시간이 부족해 사드보복에 대한 이야기는 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일본과의 양자회담에서도 양국 간 최대 화두인 한일 위안부 합의 문제와 장관직속 TF 문제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지만 이렇다 할 의견접근은 이루지 못한 채 입장차만 확인했다.

    외교부 당국자는 "시간이 한정돼 있고 이번 회의는 북핵문제가 중점사항임을 감안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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